상업성을 배제하고, 완성된 작품 뿐 만이 아니라 작품의 처음 구상 단계부터 제작의 전 과정을 작품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최근 현대미술의 주역으로 떠오른 개념미술을 회화에 접목하여 새로운 회화로 확장한 작품발표회 입니다. 그 동안의 회화는 완결된 작품 즉, 창작의 결과물만을 작품으로 인정 하였고 페인팅을 위한 기초 스케치인 드로잉은 작품의 부수적인 일부분으로 치부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전시의 이름 『그리지 않은 그림』은 정말 손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제까지 전통적 의미의 회화작업과는 맥락을 달리하는 그림이라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부수적인 회화영역으로 치부 되었던 기초 스케치로서의 드로잉을 주목하여 회화작품의 주역으로 영역을 확장하였다는 의미 입니다. 연필과 목탄으로 전반적인 평면작업을 진행을 하고 채색은 붓의 갈필(渴筆), 파필(破筆)효과를 이용하여 부분적으로 약간 들어갈 뿐 입니다. 결과적으로 포연(砲煙)을 뒤집어쓴 것 같은 회화작업이 되어버렸지만 이는 지리산이라는 대상 소재의 정체성을 드러낸 것이어서 결과물은 다중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풍경화가 되었습니다.

공기평_그리지 않은 그림1- 지리산 노루목 근처_ 캔버스에 연필, 파스텔, 목탄, 아크릴채색_72.7×90.9cm_2015

공기평_그리지 않은 그림1- 지리산 임걸령에서_ 캔버스에 연필, 파스텔, 목탄, 아크릴채색_91×116.8cm_2015

공기평_그리지 않은 그림1- 지리산 황금능선을 바라보며_ 캔버스에 연필, 파스텔, 목탄, 아크릴채색_61×122cm_2015

더욱이, 그 동안 회화작업에 반영을 하지 못했던 시간성을 회화작업에 반영을 하여 동일 공간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연속적으로 한 화면에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빛의 진행방향은 평행이어서 광원(光源)인 태양이나 발광체의 반대방향에 일관되게 그늘이 지게 되어있으나 한 화면의 그늘진 곳의 방향을 다양하게 설정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 화면 내에서 여러개의 광원을 설정한 상황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빛과 그늘의 관계를 동시에 표현을 한 것입니다. 이와같은 개념페인팅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2012년 프랑스 CAMAC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몇 달간 참여하며 미국의 참가작가들과 토론, 교류하면서 이루어졌고, 결정적인 계기는 카셀도큐멘타 전시를 보면서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드로잉이 주가 되고 채색이 보조적인 수단으로 전락하는 이 같은 역전 현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민권이 신장되어 왕권을 침식하고 제한하는 현재의 시대적 상황과 다르지 않습니다. 즉, 개념미술은 미술의 민중시대를 활짝 연 것입니다. 이 전시회는 개념페인팅을 선보이는 전시회 입니다. ■ 공기평

공기평_그리지 않은 그림1- 지리산 칠선계곡_ 캔버스에 연필, 파스텔, 목탄, 아크릴채색_61×122cm_2015

공기평_그리지 않은 그림1- 지리산 토끼봉 가는길_ 캔버스에 연필, 파스텔, 목탄, 아크릴채색_72.7×90.9cm_2015

공기평_그리지 않은 그림1- 지리산 피아골 계곡_ 캔버스에 연필, 파스텔, 목탄, 아크릴채색_72.7×90.9cm_2015

This exhibition is designed to adjust concept art, which is currently one of the main trends, to drawings by including every step of art working from the first idea stage to the completion stage. Until now, only completed drawings or results of creation have been recognized as art works. On the other hand, the basic sketches or drawings of first working stage have been underestimated as subordinate parts. The title of this solo exhibition, 『unpainted paintings』 does not mean the arts which are not done by hand, but in fact means the paintings which do not correspond with the traditional style of art production. In other words, I paid new attention to the drawings of founding sketch and reinforced their position as to the main stage of painting. On the flat canvas, I worked with pencils and charcoal and then colored a little with the effect of kebi. Consequently, the works came to look covered with artillery smoke but they successfully represent the identity of the main object of works, Mt. Jiri. The final landscape paintings imply multiple meanings. Moreover, for this exhibition, I newly applied the 'temporality' to drawing production, showing the serial changing aspects along with the flow of time in one place on one canvas. Generally light has the straight direction so the sun or other luminous bodies can have the shades in the opposite directions. However I set the shadowy directions in many different ways to show simultaneously the relation of a variety of lights and their shades on one picture. The momentum of such concept paintings originated from the memories of The France CAMAC Residence Program which I participated in for a few months. During those days, I learned a lot from many talks and discussions with American artists and especially I got an idea from KASSEL Documenta Exhibition. The reverse phenomenon with the main role of founding drawings and the supporting role of coloring can be likened to the current period when enforced public rights limit and dominate over royal power. In other words, Concept art is said to open the door wide to the grass-roots' era of art. In this exhibition I represent one way of conceptual paintings. ■ KONGKIPYUNG

Vol.20150616a | 공기평展 / KONGKIPYUNG / 孔基枰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