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팔레 드 서울 gallery palais de seoul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통의동 6번지) 이룸빌딩 Tel. +82.2.730.7707 palaisdeseoul.com blog.naver.com/palaisdes
삶이란 멈춤이 없는 과정이다.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며 흐르는 물결도 이와 같다. 물결은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의 결(질서)을 보여준다. 물의 흐름에서 내용물은 단 한번도 같지 않다. 쏟아지는 빗물이나 파도치는 바다의 물결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지 않는다. 오히려 흐름에서 딸려나온 이들은 전체 과정에서 생기고 사라진다. 이렇게 스쳐가는 형태는 어느 정도만 따로 움직일 뿐 독립된 궁극적 실체(實體)가 아니다. ● 무수히 많은 빗방울 속에 하나의 섬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내 사라지고 또 다른 섬이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의 지각은 하나의 고정된 실체로 인지하지만, 이 둘은 오직 흐름 속에 일시적 응집일 뿐, 결코 고정되거나 완결되는 일이 없다.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 또한 이러한 흐름 속에 일시적 드러남이다. 그러나 우리가 세계를 조각내어 바라보는 까닭에 조각난 세계를 경험하고 만다. 살갗으로 바다를 경험하는 것과 풍경으로 바라보는 바다가 다르듯, '경험함'과 동시에 '경험하는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지각되는 '흐름' 속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다.
흐름은 '음(陰)과 양(陽), 색(色)과 공(空), 위와 아래, 안과 밖'과 같은 실재의 양면성이 서로 공존하면서 연속적인 협력관계 속에 생겨난다. 외부세계는 우리 내면의 반영이며,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의 지배를 받기 마련이다. 물질의 양면성은 끊임없는 줄다리기로 서로 모습을 바꾼다. 이렇듯 세계의 양면성이 변화를 만들어내고, 이 연속적인 변화가 곧 흐름인 것이다. 삶에서의 고통은 이러한 흐름을 이해하지 못할 때 온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은 사실상 하나인데 어디에 초점을 고정시키느냐에 따라 희비(悲喜)가 갈린다. ● 무궁무진하게 모습을 바꾸는 물결은 오직 변화만이 세계(世界)의 유일한 질서임을 상기시켜 준다. 무수한 선으로 물결을 그려내는 행위는 일종의 명상과 같고, 변화를 거부하고 형상에 집착하는 마음을 씻어준다. ■ 에이림
Vol.20150612i | 에이림展 / Arim / 娥林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