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1231a | 김은옥展으로 갑니다.
김시현 블로그_blog.naver.com/art765280 김시현 페이스북_www.facebook.com/sihyun.kim1914
초대일시 / 2015_0610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_12:00pm~06:00pm
갤러리 일호 GALLERY ILHO 서울 종로구 와룡동 68번지 1층 Tel. +82.2.6014.6677 www.galleryilho.com
The Precious Message ● 작가 김시현은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찾아가는 과정을 지금까지의 작업에서 보여주어 왔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적이고 여성적인 상징물로서 보자기라는 모티브를 발견하고 이 보자기에 담긴 상징적 요소 위에 작가 자신의 내면적인 것들을 담아내면서 이를 소통도구로 삼아 자신의 작업 담론을 드러내고자 하는 일관된 조형작업을 해왔다. ● 보자기는 본래 물건을 전달하거나 보관하기 위한 실용적인 도구였다. 그러나 보자기는 단순한 도구에 그치지 않고 종교적 염원과 바램을 위한 주술적 도구이자 예절과 격식을 갖추기 위한 의례용 도구 이기도 했다. 보자기에는 그 천 위에 '福'이나'壽'와 같은 글을 넣어 행복과 장수를 비는 주술적인 소망을 담기도 하고 십장생, 용, 봉황 등과 같은 품위와 격 그리고 멋을 위한 소재로 여러 가지 색채와 문양으로 넣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보자기 그 자체가 기호와 상징 그리고 색채와 장식으로 구성된 예술품이자 주술적 도구이며 예를 갖춘 특별한 커뮤니케이션의 도구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 작가 김시현은 이 도구를 다시 자신의 조형적 언어를 전달하는 매개체의 하나로 선택하여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 하고자 한다. 보자기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한국의 전통문양이 새겨진 보자기를 보면 한국인의 핏줄을 타고 내려오는 그 어떤 전통적인 것들을 환기시키는 듯한 상징들을 읽을 수 있게 되기도 하고 다른 한편 어머니가 자식에게 전해주었던 보자기처럼 장식적이지 않은 보자기에서도 글이나 말로는 전달할 수 없는 그 어떤 무언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듯 한 느낌을 받게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기는 하나의 사물이 아니라 언어와는 다른 차원의 이미지적 소통 도구이며 예(禮) 와 혼(魂) 그리고 정(情)과 같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지극히 한국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특별한 매개적 이미지로 보여진다.
그러므로 김시현의 작업에서 보여지는 화려하게 장식되거나 정성스럽게 매듭지어 감싸져 있는 보자기에는 보자기라는 도구에 싸여 있음으로 인해 사물들이 감추어져 그 보자기 속의 사물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The Precious Message"라는 작품 명제에서 말하듯 포장된 도구의 특별한 장식성으로 인해 이미 소중한 메시지들이며 특별한 전언일 것으로 읽혀지게 만들고 있다. ● 그리고 작가는 자신이 표현하는 보자기에 담겨있는 메시지에 대한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극사실적인 표현으로 보자기 자체가 갖고 있는 문양에 시선을 가져가게 하기도 하고 여타 장신구와의 컴퍼지션을 조절하고 작품 속의 사물에 대한 시선을 다양한 위치로 변화시키는 것을 통해 작가의 시각 방식을 제시하면서 관조적 거리 두기를 하거나 혹은 다른 시선으로 이 전통적인 사물에 대해 바라볼 수 있도록 관점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것은 그의 작업에서 배경공간을 화려하게 빛나게 하거나 어두운 공간 속에 두어 보자기에 주목시키고 그 이미지 읽기의 문맥을 바뀌도록 하여 보자기 자체 이미지가 담고 있는 네러티브 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담겨있는 메시지와도 마주치도록 유도한 시각적 장치를 만들어 내는 방식과도 유사하다. ● 작가는 이러한 시각적 장치들을 통하여 극사실적 묘사로 인해 보자기가 그려진 화폭의 표면에만 머무를 수 있는 시선들이 보자기 이미지 이면에 감추어진 의미의 세계에까지 확장되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며 이미지 너머 사유의 영역까지를 작업 속에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사물의 재현에서 오는 감성적인 부분으로부터 시작하여 사색의 공간까지 관객의 시선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조형적 전략으로 일상언어로는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는 곳에서 언어가 아닌 다른 채널을 통해 보자기라는 이미지를 기호적인 구조로 만들어 내고 바로 이지점에서 작가의 내적인 시각을 담아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통 하고자 하는 것이다. ■ 이승훈
본인의 회화 작업에 관하여... ● 회화는 예술가가 직접 체험한 세계, 또는 간접적으로 체험한 기억들과 관련하여 현실과 이상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표현되는 예술이라고 할 때, 본인이 연작으로 다루고 있는 작업의 테마인 'The Precious Message'라는 명제를 선택하게 된 것은 한국인으로서 한국적 정서를 배경으로 한 사물을 주목하고 이를 접하게 된 것과 관련이 있는데 특별히 보자기를 만나게 되는 과정에서 보자기에 담긴 의미를 상상하게 되면서 이 명제를 사용하게 된다. 이 시대는 글로벌라이제이션화 되어있고 빠른 현대문명의 사회에서 동서양 문화의 경계가 희미해져 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 작업의 근간은 오리엔탈적이고 한국적인 요소에 그 뿌리가 있다. 옛 선인들의 공예품, 도예, 자수, 민화 등 동양미의 탐구를 통해 우리의 아름다운 우리문화를 사랑하고 발전 시켜왔다. 세계적인 것을 따라 가는 것보다는 우리 고유의 것이 세계적일 수 있기에 본인은 이러한 소재로 작품의 조형언어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디지털 기반의 현대사회에서 옛 우리 물건의 아날로그적인 생활의 도구들이 지금은 오히려 소수화 되었지만 다른 한편 그렇게 소수화 되었기에 귀한 것이 되고 명품으로 남는 것 같기도 하다. 산업문명이 발달하면서 대량생산 체제가 되고, 1회용이 난무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인간은 자연에 가해자가 되고 있는 시대이다. 손으로 직접 만들어 정성으로 빚어내던 시절의 것들은 이제 추억의 물건으로만 남게 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물건들은 여전히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한다. 본인의 작품 소재로 등장하는 보자기 또한 그러한 감성을 일깨우는 중요한 소재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어령은 이 보자기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해준 바 있다.
"자본주의는 물건의 소유형태에서부터 시작된다. 상자, 장롱, 창고 등은 자본주의가 낳은 알들이다. 소유할수록 그 상자는 커진다. 집도 커다란 상자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자본주의의 발달은 움직이는 상자를 만들려는 꿈으로부터 시작된다. 단순한 소유의 축적이 아니라 그것을 안으로 끌어들이거나 밖으로 운반하려는 욕망으로부터 시장의 원리가 생겨난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가방을 만들었고 한국인(동양인)들은 보자기를 탄생시켰다. 가방의 원형은 상자다. 그러니까 들고 다닐 수 있는 상자가 곧 가방인 것이다. 즉 가방의 원형은 궤짝을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손잡이를 단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물건을 많이 넣었을 때나 적게 넣었을 때나 혹은 아예 물건을 넣지 않았을 때라 할지라도 가방 자체의 크기와 형태는 변하지 않는다. 들어있는 것과 관계없이 가방은 어디까지나 가방인 것이다. 하지만 보자기는 그 싸는 물건의 부피에 따라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고 또 물건의 성질에 따라 그 형태도 달라진다. 때로는 보자기 밖으로 북어 대가리 같은 것이 삐져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사주단자처럼 반듯하고 단정하게 아름다운 균형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풀어버리면, 그리고 쌀 것이 없으면 3차원의 형태가 2차원의 평면으로 돌아간다. 가방과는 달리 싸는 물건에 따라 모습이 달라진다. 네모난 것을 싸면 네모꼴이 되고 둥근것을 싸면 둥글어진다. 가방과 보자기의 차이는 단일성과 다의성(多義性)이라는 기능면에서도 드러난다. 가방에 걸리는 동사(전문용어로는 촉매작용이라고 한다)는 '넣다'이지만 보자기는 '싸다', '쓰다', '두르다', '덮다', '씌우다', '가리다'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도둑이 '쓰고' 들어와서 '싸 가지고' 가는 것이 보자기이다. 그러다가 철조망에 긁혀 피가 흐르면 이번에는 그것을 끌러 '매'면 되는 것이다. 복면도 되고 가방도 되고 붕대도 된다. 이 융통성과 다기능. 만약에 모든 인간의 도구가 보자기와 같은 신축자재의 기능과 컨셉으로 변하게 된다면 현대의 문명은 좀더 융통성 있게 달라졌을 것이다. 모든 도구, 모든 시설들이 가방이 아니라 보자기처럼 디자인되어 유무상통(有無相通)의 그 철학을 담게 된다면 앞으로의 인류 문명은 좀더 인간적이고 좀더 편하지 않겠는가. 보자기에는 탈큰대화의 발상이 숨어 있다."
본인은 작업에서 화면에 등장하는 소재의 리얼리티를 살리면서 형태의 안정성, 시각적 집중성, 그리고 주제의 의도를 잘 전달 할 수 있는 색채의 혼합이 어우러져 나타날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다. 빛과 어둠의 묘사는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며 화면을 눈부시게 장악한 빛의 느낌은 그만큼 대상이 가진 색상을 밝고 화려하게 만들기에 이에 집중하여 표현하였다. ● 본인의 회화작업 중에서 일부 비정형 캔버스를 사용하여 작업하게 된 것은 사각의 틀을 벗어나 본인의 의도에 따라 새로이 작품의 경계를 임의적으로 편집함으로써 고정된 프레임에서 벗어나 보려 했다. 규정지어 지지 않은 대상형태의 실루엣을 그대로 사용하여 작품을 배경화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제작 기법을 통해 작품의 다양성을 주고자 하였으며 명료하게 묘사되는 보자기라는 재현적 주제가 전시공간과 교감하며 더 큰 화면으로 융화되도록 만든 것이다. ● 본인이 선택한 "The Precious Message" 라는 주제는 전시 공간 속에 던져진 하나의 메시지일 수 있으며 보자기로 덮여서 직접 볼 수 없으나 눈앞에 제시된 관객과 대화를 위해 준비된 메시지인 것이다. 이렇게 표현된 작업은 한국적 감성과 극사실적인 표현의 조합을 통하여 서양적 회화 재료 위에 동양의 정신적 신비로움을 표출하고자 한 것이며 작가의 내적, 외적 상황을 동시대 미술의 형식과 조화시키고자 한 것이다. 조형적인 면에서 보면 정신적 내면의 세계가 작업에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가를 표현방법에서도 나타나도록 한 것이다. 본인은 진정한 한국적 조형미를 찾기 위해 다양한 표현방법을 끊임없는 연구하고 작업해 나가면서 그 과정을 통해 한국 고유의 회화적 조형성을 찾아나가고 이를 견고하게 키워나가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 ● 이것은 작가로서 자기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며 동시대 미술 흐름에 민감하면서도 시류에 휩쓸리지 않도록 거리두기를 하며 본인의 고유한 창작 이념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노력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회화를 하는 작가로서 동시에 한국의 예술가로서 회화에 대한 본질적 문제에 진지하게 응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2007년. 작가노트 중) ■ 김시현
Vol.20150610b | 김시현(은옥)展 / KIMSIHYUN / 金始炫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