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GANA ART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관훈동 119번지) Tel. +82.2.734.1333 www.ganaartspace.com
나에게 있어 그리는 행위는 "나는 생각하는 삶을 영위 한다는 의지의 징표"이다. 즉, 그림이란 표현양식을 통해 삶의 궤적을 축적하고 이것으로 현실을 바라보고 소통하고자 한다. 하나 하나의 작품은 주어진 시간과 나를 작동 시키는 무한한 생각과 다채롭게 변주되는 느낌의 만남이다. 그 만남의 과정은 낯설고 고통스럽고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대체로 담담하고 부드럽게 관조적인 침묵으로 용해된다. 결국은 침묵으로 말을 건네고 침묵으로 이해 받으려 한다.
나의 작품의도는 현대의 산만한 환경으로부터 한발 물러서 본질을 흐리는 변화하는 것들을 단순화하고 정면을 직시하는 담대한 시선으로 여유를 끌어들이는데 있다. 그렇기에 화면구성은 생략적이고 비기교적이다. 표현되는 대상은 자연과 시간에 순응하는 변화의 추출물로서 나의 삶과 병행한다. 나는 자연과 내 삶의 변화에 "그러려니"라는 담담하고 건조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싶다. 붓 자국은 생각과 시간이 교차되는 공간을 음미하듯이 서로 서로가 한점 한점을 확인하고 조응한다. 매 순간 의미 없이 흘러 보내는 만남이 있을까 봐 염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은 불가항력적으로 모순이 필수적이다. 그 모순은 나의 캔버스에서 드문드문 우연적인 색채효과로 드러나서 의도적인 색채와 만나 내밀한 슬픔을 자아낸다. 삶이 그러하듯이 내 작품 또한 모순의 산물이다. 그러기에 나는 끊임없이 나를 찾으며(self-searching)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은 나의 체험과 깨달음을 침묵으로 들춰낸다. 그리고 결국은 그 모순을 받아들인다. ■ 권혁희
Vol.20150610a | 권혁희展 / KWONHYUCKHEE / 權赫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