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ting Pot

이대희展 / LEEDHEHEE / 李大熙 / painting   2015_0609 ▶ 2015_0620 / 일요일 휴관

이대희_Melting Po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30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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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609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세인 GALLERY SEIN 서울 강남구 청담동 76-6번지 한성빌딩 2층 204호 Tel. +82.2.3474.7290 www.gallerysein.com

갤러리세인 신진작가 발굴 프로젝트, 2014년 『열 + 정』에 초대된 10명은 실험정신과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제시하는 작가들로 주목을 받았고 그 중 최우수작가로 선정된 이대희 작가에게 올 해 초대전 기회를 드립니다. 이대희작가의 작품은 지난해 대학원 실기실에서 첫 감상하고 작업실에서 작업 진행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작업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뚜렷한 작가정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올해 다시 작업실을 방문해서 본 『Melting Pot』주제의 작업은 한결 밀도 있게 다가왔습니다. 해외에서 공부한 환경과 문화의 차이, 타전공과 순수미술을 전공한 이력 등이 작품의 자양분 되어 융합된 작품으로 고스란히 전개되는 듯합니다. 부드럽고 거친 붓 터치와 수십 차례 반복되는 붓질과 지우기를 거듭한 층을 오히려 팽팽한 화면으로 마무리하는 기법도 색다릅니다. 매끄러운 화면 안에 스며든 다양한 색상과 재질을 구별하며 들여다보는 재미까지 선사합니다. 이대희 작가의 열정적인 작가정신으로 발표되는 이번 전시에 관심과 격려를 주시기 바랍니다. ■ 정영숙

이대희_Melting Po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15
이대희_Melting Po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15
이대희_Melting Po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15

최근에 '현대 예술의 이해'와 같은 수업을 수강한 대학생에게 이대희의 『멜팅 팟(Melting Pot)』은 수수께끼일지도 모른다. 교수는 예술에서 현대 이전의 숭고는 주로 히말라야 산맥, 그랜드 캐니언, 그리고 아마존 강과 같은 대자연의 걸작에 대한 것이었다면, 현대 숭고 담론은 부르즈 할리파, 나사(NASA)의 우주왕복선, 그리고 당신의 주머니 속에 있는 모바일 기기와 같은 인간의 첨단 기술에 의한 작업들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가르쳤을 것이다. 영상 예술의 경우, 이 두 초점의 관계가 생동감 있게 연출된 작품으로 론 프리크(Ron Fricke)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바라카(Baraka)』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자연과 문명의 모습들을 각각 담은 화면들의 병치는 충돌과 융합의 몽타주들인데, 이들은 대자연의 법칙들이 인간에 의해 어떻게 도전 받고, 부서지고, 재정의되는가를 보여준다. 문명화된 관객은 비록 자연의 가장 담대한 자손들일지언정 결국 말 그대로 자손일 뿐이며, 따라서 영화에 등장하는 지구의 가장 순수한 요소들과 가장 인위적인 발전의 요소들 모두에 대해 '자연스럽게' 숭고함을 체험하게 된다. ● 나는 미술에서 『바라카』의 이런 속성과 유사한 작업을 찾고 싶은 사람에게 『멜팅 팟』을 추천한다. 『바라카』에서 하나의 몽타주 내에 존재하는 (자연과 문명으로 구별되어) 상이한 화면들의 연결처럼, 「멜팅 팟」의 붓질, 마스킹(masking), 그리고 다중 레이어(layer) 작업은 캔버스들의 한 연속에서 공존하는 상이한 원소들과 영역들의 전체집합을 형성한다. 가장 지배적인 것처럼 보이는 부분집합의 기하학적 속성은 선형성과 준(準) 수직성인데, 그 원소들의 경계는 비선형적인 물결 모양을 띄고 있다. 따라서 이 길다란 원소들은 동적 상태에 있으며, 그 운동력은 탄생과 생존을 위한 정력적인 힘일 수 있다. 생존이라, 삶과 환경의 갈등과 교합이라. 진동하며 상승하는 생명은 그 환경과 상호작용하는데, 환경의 상당 부분은 이대희의 큰 붓들과 어두운 아크릴 물감들에 의해 구현되었다. 환경의 나머지는 다른 수직적 원소들, 그들의 타원형 기원들, 그리고 타원형 목표들이다.

이대희_Melting Po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0×50cm_2015
이대희_Melting Po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0×50cm_2015
이대희_Melting Po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0×110cm_2015
이대희_Melting Po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0×110cm_2015

타원들은 고유적 존재들인 동시에 융합적 존재들이다. 동일한 타원은 단 한 쌍도 없고, 따라서 모두가 고유적이다. 그런데 색상과 붓질의 형태적 측면에서 그들 가운데 단 하나도 완벽히 독립적이지 않다: 마스킹 작업이 행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타원은 그들의 경계 밖에서도 볼 수 있는 색상과 붓질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앞서 논한 선형적 생명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즉 그들은 모두 서로 다른 동시에 모두 서로 의존적이다. ● 루돌프 아른하임(Rudolph Arnheim)의 미학 이론을 접해본 사람은 『멜팅 팟』의 (아른하임 이론에서 '주로 보편화된 의미를 지니는 모양의') '형태'가 열대 우림의 광활한 식물상을 뜻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멜팅 팟』은 그러한 주제에 대한 추상주의적 접근이라고, 즉 고전적 주제에 대한 현대적 숭고함의 감상을 위한 창작물로 여겨질 것이다. 그리고 그 고전적 주제는, 적어도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자연의 최고 걸작들이다. 따라서 '현대 예술 입문'과 같은 과목에서 나름 부지런히 공부한 학생은 이중적 수수께기를 상대하게 된다. 첫째, 숭고에 대한 논의에 있어서 디지털 시대 내 자연적 숲을 표현하는 작품이 갖는 특별성은 무엇인가? 둘째, 이대희의 추상주의가 이러한 '문지방 위에서의 작업,' 또는 어쩌면 '(문지방 사이의) 두 방의 영역을 초월하는 작업'의 창의성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가? ● 예술을 계속하여 즐기는 동시에 고민하는 내게, 이 다층적 수수께끼는 『멜팅 팟』의 다층적 구조와 동형적이다. 『멜팅 팟』은 붓으로 표현된 원소들을 녹여서 융합시킬 뿐만 아니라 감상자도 융해시켜 작품 내로 포섭시킨다. 그 결과 작품과 감상자 사이에 상호실천적 작품이 제련되는데, 그 주제는 고대의 식물상과 현대의 인물상이다. ■ 안재우

Vol.20150609e | 이대희展 / LEEDHEHEE / 李大熙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