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1898 GALLERY 1898 서울 중구 명동길 74 명동성당 신관 B107호 제2전시실 Tel. +82.2.727.2336,7 gallery.catholic.or.kr
꽃의 몽타주 (montage) 와 삶의 미장센 (Mise-en-Scene) ● 미장센은 꽃의 이미지를 선택한 몽타주와 마찬가지로 영화에서 사용된 기술적이고 수사학적인 용어지만 내용은 작가의 세계관의 반영과 세상의 모순에 대한 표상이다. 작가는 장미, 카네이션, 연꽃이라는 각기 다른 의미의 꽃을 조합하여 일상의 패러다임을 규합한다. 꽃은 생명이며, 모든 시작의 근원이다. 그는 창조의 에너지이자 영감의 원천인 꽃의 아름다움으로 크고 작은 번민의 상처와 고통을 위로하는 힘을 표현하였다. 그의 장미 연작에는 평생 장미를 사랑하였고 사랑하는 여인 루 살로메에게 바칠 장미를 꺾다가 그 가시에 찔려 결국 죽음을 맞이한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의 삶이 있다.
'신의 패랭이꽃'이라는 별명을 지닌 카네이션에는 모든 어버이들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희생으로 점철된 고단한 일상이 있다. 그리고 연꽃에는 진흙과도 같은 부조리한 환경에 물들지 않고 고고하게 자라서 아름답게 꽃피우며 필히 열매를 맺는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번 전시의 장미, 카네이션, 연꽃 중에「뿌리」는 묵선으로 묘사된 연꽃의 수술과 연방, 연잎에 이르는 면의 구성이 배경을 이루는 공간과 대칭비례의 조화를 이루는 시지각적 균형감을 준다. 선의 두께와 색 변화는 긴장감을 줄 뿐 아니라 색의 중량감으로 그의 꽃은 에너지가 넘치고 생기발랄해진다.
작가는 획일화되고 규격화된 일상에 각기 다른 색을 부여함으로서 다른 느낌의 다른 존재로 보이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 반복된 꽃은 마치 워홀의 먼로초상이나 모노톤의 판화처럼 색상별로 그 느낌을 달리 하지만 궁극에는 꽃이다. 틀림이 아닌 다름의 미학을 보이고 싶은 자신의 의지를 피력한다. 오랜 기다림 끝에 이뤄내는 대나무의 폭발적 서장, 퀀텀리프(quantum leap)를 기대하게 하는 첫 개인전의 시작과 앞으로의 행보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 홍희기
Vol.20150606i | 이선희展 / LEESUNHEE / 李善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