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시선 – 첫 번째 이야기 : 도시

구본석_김승택_김진우_이대일_이선화_이종석展   2015_0605 ▶ 2015_0704 / 일,공휴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주)코리아센터닷컴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Makeshop Art Space 경기도 파주시 광인사길 209(문발동 500-14번지) Tel. +070.7596.2500 blog.naver.com/makeartspace

예술가의 시선展 - Perspective of the artist 예술가의 시선 응시하기 ● 『예술가의 시선』展은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대중의 부담스런 입장과 자신의 세계를 추구하는 예술가 사이에서 가교 架橋 역할을 수행하고자 기획된 전시이다.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기만 한 전시장 문턱 뿐만 아니라 어렵게 용기 내어 입장한 관람객들이 작품 앞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하지?'라고 자문 自問 하는 것은 더 이상 예술이 향유가 아닌 학습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바쁘고 치열한 일상 속에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대중의 입장에서 가슴에 와 닿지 않는 비현실적 주제와 난해한 표현기법은 공허한 독백처럼 전시장을 울릴 뿐이다. ● 예술은 거창하게 세상의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들만을 그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예술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모든 사소함에서 시작된다. 조금 더 자유로운 사고를 지닌 예술가들의 시각으로 주변과 사회를 새롭게 조망하고 이를 조형적 미 美로 표현하여 효과적으로 전시장에 구현될 때 관람자는 예술을 학습의 대상이 아닌 향유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때론 그 아름다움에 감동하여 눈물 흘리고, 때론 감추고 싶은 치부가 드러나 눈살을 찌푸리게도 하지만, 허를 찌르는 재치로 웃음짓게 만들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몇 해 전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던 쿠바 출신의 작가 팰릭스 곤잘레스-토레스 Felix Gonzales-Torres 'Double'展에서 많은 사람들이 작가의 절절한 사랑의 이야기로 가득한 작품들을 감상하고 가슴 한 켠에 먹먹함을 느꼈다는 일반인들의 평은 관람자와 예술가 사이의 심적 교감-관계미학으로 보았을 때-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비록 흔한 유행가에서 다룰 법한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누구나 가슴 속 깊은 곳에 간직한 애잔한 사랑의 기억에 미세한 파장을 일으키며 작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하였다. 이렇듯 예술은 일상 속에서 흔하게 접하는 사물이나 현상 혹은 감정 따위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는 예술가들의 시선이 작품으로 구현된 것으로, 작품을 감상한다는 행위는 바로 작품을 바라보며 예술가의 시선을 응시하고, 더 나아가 그들의 심상과 뒤섞이는 공감의 체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따라서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는 '예술가의 시선'이란 전시 타이틀로 머리가 아닌 각자의 기억과 감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평범한, 그래서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고 이것들과 관련된 기억이 있을 법한 주제-도시, 자연, 인간-를 매년 하나씩 선보일 예정이다. 올 해는 그 첫 번째 주제인 '도시 city'에 대한 여섯 작가들의 이야기이다. 소소한 삶의 이야기가 묻어 있는 도시를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을 응시하며 관람객과 예술가 사이의 거리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구본석_City of illusion_LED 라이트 박스, 아크릴 패널_90×180cm_2013
김승택_골목탐험_디지털 프린트_100×150cm_2012
김진우_U-016_한지에 오일 콘테_133×384cm_2013
이대일_The sound of simplified color1_단채널 영상_00:05:44_2012
이선화_Cityscape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7×162cm_2012
이종석_urbantree-reed vessel_2채널 HD 영상_00:03:35_2010

첫 번째 이야기 : 도시 The 1st Story: City 여섯 가지 도시 이야기 ● 예술작품에서 현실이 하나의 이미지적 상징으로 나타나는 것은 베르그송의 사유에서 중요시 되는 '이미지' 개념, 즉 이미지에 대한 사유가 지각과 기억의 상호관계 속에서 사유적 과정을 거치며 실제적 존재로 이해된다는 점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따라서 예술은 근본적으로 예술을 생산하는 예술가들의 삶의 경험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거창한 내러티브가 아닌 소소한 삶의 기억들이 예술의 양태 樣態로 치환되고 있는 것이다. ● '예술가의 시선 - 첫 번째 이야기: 도시'에서는 수 세기를 거치며 인류의 흔적-문화와 역사-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인위적 거주형태인 '도시'를 바라보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참여하고 있는 여섯 작가들-구본석, 김승택, 김진우, 이대일, 이선화, 이종석-은 그들의 방식에 따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 본 도시에 대한 기억과 감정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수집한 도시 이미지 또는 경험의 단편들을 변형과 조합의 과정을 거쳐 구성하는 방식을 취하는가 하면, 도시 자체를 의인화하거나 무생물인 도시에 생명을 부여하여 마치 살아 숨쉬는 생명체로 표현하기도 한다. 우선 '본다는 것'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 김승택의 작업은 '사실성'을 대표하는 매체인 사진을 이용하여 도시의 숨겨진 그리고 사라져가는 곳곳을 담아 사실과 허구가 대립하는 콜라주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비슷한 방식의 회화버전이라 할 수 있는 이선화의 작업 「Cityscape」는 예술가로서 겪게 되는 불안정한 생활로 인한 불안과 두려움의 심리가 파편화되어 어지럽게 조합된 도시의 모습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화려한 도시의 야경을 연상시키는 구본석의 작품 「City of illusion_2013」은 화려함 속에 숨어 있는 자본주의의 내재적 모순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3D 시뮬레이션과도 같은 초현실적 착시효과는 화려함으로 우리를 현혹시키는 도시의 허상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반면 무생물인 도시에 인간의 모습을 투영한 작가 김진우는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거칠게 담겨 있는 도시의 모습을 사람의 얼굴로 인식하고 도심 속에서 유행처럼 반복되는 철거와 재건축 과정을 성형시술에 빗대어 바라보며 사람의 인상처럼 도시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매력이 사라져 그 정체성마저 잃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런 마음을 작품 속에 담고 있다. 또한 도시인으로서 자연에 대한 막연한 동경에서 시작된 이종석의 작품 「urbantree-reed vessel_2010」은 도시 생태계를 구성하는 사물 중 하나인 가로등에 생명을 부여하며 갈대처럼 나부끼는 모습으로 스스로의 심리상태를 몽환적 영상과 사운드로 표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대일은 자신의 신체적 결함으로 시작된 사물의 인지방식에 대한 탐구과정에서 일반적인 시각적 인지방식이 아닌 청각적 방식을 모색하게 되었는데, 화려한 도시의 야경을 모티브로 한 영상작업 「The sound of simplified color_2012」에서 이미지를 확대하여 얻어지는 색면들의 조합에서 각각의 색에 고유 코드번호를 대입하여 악보로 구성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 이처럼 도시에 대한 여섯 작가들의 다양한 경험과 기억이 작품으로 표출된 이번 전시는 윤택한 삶을 위해 끊임없이 변형과 발전의 과정을 거쳐온 도시와 편의주의에 빠져 점점 더 비인간화 되어가고 있는 현대인의 생활상을 타인의 시선으로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감추어진 도시의 이면과 잊고 있었던 도시에 대한 각자의 기억, 그리고 추억을 되새겨 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 김동섭

Vol.20150605c | 예술가의 시선 – 첫 번째 이야기 : 도시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