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정원으로 Wilderness into a Garden

잉카 쇼니바레 MBE展 / Yinka Shonibare MBE / mixed media   2015_0530 ▶ 2015_1018 / 월요일 휴관

잉카 쇼니바레 MBE_The Crowning_ 실물사이즈 마네킹, 더치왁스, 신발, 코이어 매팅, 인조 실크 플라워_160×280×210cm_2007 Commissioned by the Musée du Quai Branly for the exhibition 'Jardin d'Amour' 2007. Courtesy of the artist and Stephen Friedman Gallery, London. Photo_Patrick Gries for the Musee du Quai Branly ⓒ The Artist

초대일시 / 2015_0601_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대구미술관 DAEGUARTMUSEUM 대구시 수성구 미술관로 40(삼덕동 374번지) 1전시실, 어미홀 Tel. +82.53.790.3000 www.daeguartmuseum.org

대구미술관은 탁월한 작품성으로 세계 미술계의 각광을 받고 있는 나이지리아계 영국 작가 잉카 쇼니바레 MBE의 아시아 최초 미술관 개인전을 기획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본", "놀이", "제국", "분쟁", "환경" 그리고 "사랑"을 주제로 한 작가의 대표작 90여 점이 소개되고 있다. 아프리카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쇼니바레의 조각들은 장식적이고 유희적인 장면들을 연출하고 있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지난 수세기에 걸쳐 생물학적 '다름'을 이유로 야만적 침탈을 서슴지 않았던 강자들에 대한 비판이 숨어있다.

잉카 쇼니바레 MBE_Cake Man Ⅱ_실물사이즈 마네킹, 더치왁스, 석고, 폴리스티렌, 회중시계, 지구본, 가죽, 스틸 바닥판_315×88×120cm_2014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arl Lam Galleries, Hong Kong, Singapore and Shanghai. ⓒ The Artist
잉카 쇼니바레 MBE_High Tea Ⅰ_섬유유리 마네킹, 더치왁스, 에드워디안 파인 본차이나 티컵&소서, 나무 죽마, 지구본, 가죽, 스틸 바닥판_ 410×122×80cm_2015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arl Lam Galleries, Hong Kong, Singapore and Shanghai. Photo_Jonathan Bassett ⓒ The Artist

더치왁스(Dutch Wax) ● 화려한 색상과 추상적인 무늬의 옷감 더치왁스는 잉카 쇼니바레의 작품을 특징짓는 재료이다. 아프리카 천(African fabric)이라고도 불리는 더치왁스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즐겨 입어 아프리카의 전통 옷감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옷감의 원산지는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이고, 아프리카에 많은 식민지를 가졌던 영국을 통해 아프리카로 유통되었다. 가장 아프리카적인 것을 상징하는 더치왁스가 오늘날의 아프리카를 가장 비극적인 대륙으로 만들어버린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결과라는 것은 역사적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쇼니바레는 역사가 가지는 이중성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왜곡된 문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더치왁스를 작품의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잉카 쇼니바레 MBE_The Victorian Philanthropist's Parlour_ 복제 가구, 난로 철망, 카펫, 소품, 더치왁스_259×487×508cm, 가변크기_1996~7 Courtesy of the artist, Stephen Friedman Gallery, London, James Cohan Gallery, New York and Shanghai, Edward Tyler Nahem. ⓒ The Artist
잉카 쇼니바레 MBE_Fire_실물사이즈 마네킹, 더치왁스, 가죽, 나무, 황동 램프스탠드, 유리 전등갓, 전자회로판, LED_184×110×70cm_2010 Courtesy of the artist and Stephen Friedman Gallery, London. Photo_Stephen White ⓒ The Artist

쇼니바레의 작품세계 ● 쇼니바레의 작품들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정치, 사회적 상황과 동시대성을 가진다. 아시아의 수많은 국가들 역시 아프리카 대륙과 유사한 방식으로 제국주의적 침략에 희생되었다. 표면적인 침탈은 오래 전에 종식되었지만, 역사 단절은 본래의 정신적 토양을 전혀 다른 성질의 것으로 오염시켰고, 폭력과 수탈이 남긴 상처들은 사회구조와 구성원들의 집단 무의식 속에 여전히 트라우마처럼 잔존해 있다. 침략과 약탈을 통한 역사적 단절, 이러한 정신적 약탈 현상은 쇼니바레가 아프리카의 정치적, 문화적 상황을 서구열강과의 관계성 속에서 비판하고 있는 바로 그 맥락과 정확하게 연결되어 있다.

잉카 쇼니바레 MBE_Addio Del Passato_영상_00:16:52_2011 Courtesy of the artist, Stephen Friedman Gallery, London and James Cohan Gallery, New York and Shanghai. ⓒ The Artist
잉카 쇼니바레 MBE_Adam and Eve_실물사이즈 마네킹, 더치왁스, 유리섬유, 와이어, 스틸 바닥판_285×230×115cm_2013 Courtesy of the artist and Blain | Southern, London and Berlin. Photo_Christian Glaeser ⓒ The Artist

잉카 쇼니바레 MBE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결코 직설적으로 던지는 법이 없다. 그 대신 '은유'와 '상징'을 통해 넌지시 암시한다. 미술사, 음악사, 역사 그리고 문학사 등 인문학의 다양한 분야를 깊고 넓게 넘나드는 쇼니바레는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한데 버무려 전혀 새로운 문맥들을 만들어 낸다. 검은 피부를 가지고 영국에서 태어났고, 나이지리아로 돌아가서는 영국식 교육을 받았던 잉카 쇼니바레, 영국 국적을 가지고 런던에서 작업하면서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그에게서 발견되는 중심개념은 '문화적 혼성'(Cultural Hybridity)이다. 쇼니바레는 가장 아프리카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더치왁스(Dutch Wax)라는 천을 작품에 사용함으로 이 같은 문화적 혼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잉카 쇼니바레 MBE_Diary of a Victorian Dandy (19.00 Hours)_ edtion 1 of 5 + 1AP_C 프린트_183×229cm_1998 Courtesy of the artist and Stephen Friedman Gallery, London and James Cohan Gallery, New York and Shanghai. Photo_Stephen White ⓒ The Artist

전시제목 "찬란한 정원으로"는 잉카 쇼니바레의 MBE 작품에 드러나는 다층적인 내러티브를 반영한 것이다. 사적인 공간으로 고요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주는 공간 "정원" 그리고 웅장하고 장엄한 느낌의 수식어 "찬란한", 이 두 단어의 어울리지 않는 결합은 의도된 것이다. 그는 무겁고 어두운 역사적 소재를 작품에서 다루고 있지만, 더치 왁스의 색상과 문양처럼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 잉카 쇼니바레 MBE가 초대하는 '찬란한 정원'은 모두에게 열려있다. ■ 대구미술관

Vol.20150530b | 잉카 쇼니바레 MBE展 / Yinka Shonibare MBE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