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권기범_김상진_김수영_김은주_박기원 이기봉_카입(이우준)+김정현_하지훈_홍범
아티스트 토크 6월6일(토)_김상진 / 6월7일(일)_홍범 6월13일(토)_권기범 / 6월14일(일)_하지훈 6월20일(토)_이기봉 / 6월21일(일)_김은주 6월27일(토)_박기원 / 6월28일(일)_김수영 7월11일(토)_카입(이우준) 시간_03:00pm~04:00pm 장소_금호미술관 세미나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금호미술관 KUMHO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삼청로 18(사간동 78번지) Tel. +82.2.720.5114 www.kumhomuseum.com
금호미술관은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반영하여 다양한 물성과 매체로 전시 공간 전체에 공감각적 감상을 제시하는 전시들을 기획해왔다. 2012년 개최된 「당신의 불확실한 그림자 Your Invisible Shadow」는 빛과 그림자, 사운드 등 비물질적인 소재들이 새로운 차원의 가시성으로 전환되는 작품들로 구성된 전시였으며, 2013년 「아트피스 Art Peace」 전시는 공간에 펼쳐진 영상, 설치, 인터렉티브 아트 작업 등을 통해 예술의 기능 중 하나인 명상과 치유의 가능성을 타진해보고자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 「INTO THIN AIR 옅은 공기속으로」는 '흑과 백'이라는 조형의 기본적인 색상을 전제로, 작업과 공간과의 유기적인 상호 관계를 보여주며 관객에게 공감각적인 환영을 제공하는 드로잉, 영상, 설치, 사운드 작업 등으로 구성된다. 흑과 백색, 무채색의 향연 ● 전시는 시각의 큰 영역 중에 하나인 색채를 '흑과 백'으로 제한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 전제는 즉각적인 인지와 통념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무채색을 바탕으로 중성적인 미감을 통해 작품의 조형성에 보다 집중해 보고자 기획된 것이다. 하얀 종이나 벽면에 각 검정 연필과 페인트로 드로잉한 작업부터 자연이나 기억 속 공간의 이미지를 영상으로 구현하고, 안개나 사운드라는 촉각적이고 청각적인 감각을 이용한 작업 등 다양한 매체와 형식의 작업으로 구성된 본 전시는 무채색이 주는 중성적인 감성으로 전시장에 몽환적인 감각을 더하고, 관람객이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명상적인 상태를 연출한다. 공간에 대한 해석 ● 색채에 대한 제안과 함께 전시는 미술, 음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작가들이 전시 공간을 탐구하고 전형적인 화이트 큐브의 속성을 지닌 금호미술관 공간에 대한 작가들의 해석을 담아내고자 했다. 미술관 외관의 파사드의 유닛과 패턴을 이용하여 입구 유리와 내부 로비 벽면으로 연결시킨 김수영 작가, 미술관의 높은 천고의 긴장감을 역동적인 벽면 페인팅과 스트링(고무줄) 설치작업으로 표현한 권기범 작가, 1층 전시장의 밝은 자연광을 그대로 투사하여 비닐커튼 너머로 빛의 이미지를 표현한 박기원 작가, 지하 전시실로 내려가는 공간 이동이 주는 심리적인 흐름과 기억을 더듬어가는 공간에 대한 홍범 작가의 영상 작업 등 9명의 작가는 설치, 영상, 사운드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공간에 대한 해석을 담아냈다. 다중적 감각 체험 ● 이번 전시는 시각뿐만 아니라 촉각이나 청각 등 작품이 가지는 다중적인 감각을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밝은 빛의 시각적인 자극과 동시에 에어튜브의 촉각성을 경험하게 되는 박기원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98개 스피커를 가로지르며 사운드의 레이어가 청각적 공간감을 이끌어내는 김상진 작가의 작업, 그리고 솔라필름과 특수페인트를 이용하여 보는 이의 신체를 반영하는 김수영 작가의 설치작업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작품들은 공감각적인 방식으로 공간에 대한 관람객의 인식을 이끌어낸다. ● 이번 전시는 대형 드로잉의 평면 작업부터 사운드와 같은 비물적인 소재를 이용한 작업들을 통하여 전시 공간 전체에 공감각적인 일루전을 전달하고 있다. 또한 전시장 전체에 흐르는 '흑과 백'이 주는 독특한 시각적 미감과 조형성 그리고 전시 공간에 대한 작가들의 다양한 해석과 실험을 확인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 1F 홀 김수영 작가는 다양한 근대 건축물 파사드(정면) 유닛의 반복과 균질한 비례감, 빛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리듬을 회화에 담아왔다. 이후 그는 평소 평면회화에서 다루던 공간에 대한 문제를 설치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김수영 작가는 금호미술관 외관 특유의 벽돌 무늬를 반복시킨 패턴으로 건축물 파사드와 1층 홀 내부를 연결시키는 시도를 한다. 작가는 입구 통유리에 벽돌 무늬의 솔라필름을 붙여 리듬을 만들고, 내부 벽면 회화까지 이 패턴을 끌어와 내부와 외부의 만남과 연결, 공간의 일루전을 선사한다. 음악적 반복과 확장을 뜻하는 용어 '인벤션'에서 차용한 제목처럼, 작가는 공간 속에 나타난 시각적 환영을 통해 공간의 확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 1F 전시실 박기원 작가는 1990년대 중반부터 공간설치작업을 통해 공간과 물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해왔다. 이번 전시 출품작 「낙하」는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내려오는 여러 겹의 얇은 비닐 커튼 뒤에 밝은 조명을 설치하여 마치 밝은 폭포처럼 떨어지는 빛의 형상을 구현한 설치 작업이다. 비닐 막을 투과해 퍼져 나오는 빛은 그 자체로 전시장을 하나의 거대한 비물질 공간으로 만들어낸다. 관람객은 바닥에 놓인 에어튜브에 올라가 그 위를 걷거나 누워 빛이 은은하게 퍼지는 공간에 몸을 맡길 수 있다. 이를 통해 작가의 작업은 따뜻한 빛과 에어튜브와의 신체적인 접촉을 통한 촉각성을 드러내고, 공감각적인 방식으로 공간에 대한 인식을 이끌어낸다.
□ 2F 전시실 카입(Kayip) 이우준 작가는 음악으로 공간을 창출하는 작곡가이자 작가이다. 2013년 금호미술관 기획전 「아트피스(Art Peace)」 참여를 시작으로 작가는 본격적으로 사운드의 시각화를 통해 공간을 재해석하는 영상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여행을 다니며 받은 영감과 기억들을 바탕으로 작가는 사운드를 제작하고, 그 소리가 존재할 만한 자연환경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In the Land of Nowhere」에서 전시장 벽면 전체를 파노라마로 에워싼 망망대해의 파도, 넓게 펼쳐진 사막의 풍경 같은 모호한 이미지는 웅장한 음향과 더불어 그 장엄한 스케일로 좌중을 압도한다. 이 가상의 자연 풍경을 마주한 관람객은 대지와 바다, 하늘의 거대함이 주는 숭고함을 경험한다. ● 하지훈 작가의 「Jari」는 장소를 의미하는 '자리(place)'를 뜻하는 것으로, 플라스틱의 일종인 abs를 성형 가공해 만든 유기적 형태의 의자 작품이다. 마치 바닥으로부터 솟아나와 멈춘 듯한 짙은 회색 빛 의자 형태는 전시장 공간에 비현실적인 느낌을 부여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신을 둘러싼 공간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2층 전시장 중앙에 놓인 이 설치작품은 특유의 곡면 형태를 통해 카입 작가의 영상 속 자연의 형상과 조응하며 묘한 울림을 자아낸다. 또한 실제로 반쯤 누운 상태로 앉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형태와 작업의 기능성으로 인하여 관람객은 편한 상태로 영상과 사운드에 집중하여 감상할 수 있다.
이기봉 작가는 회화와 설치작품을 통해 존재의 본질과 정신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그는 특히 물, 안개, 먼지 등 물질의 속성에 주목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의 인식 문제와 정신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2008년에 국제갤러리에서 첫 선을 보인 바 있는 이번 출품작 「There is No Place-The Shallow Cuts」은 수묵화의 농담처럼 보이는 안개 혹은 습기로 채워진 공간 안에 나무 한 그루를 놓아 마치 흑백영화 속 풍경 내지는 동양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설치작업이다. 희뿌연 대기가 주는 물과 안개의 이미지는 존재가 나타나고 다시 사라지는 모습을 형상화함과 동시에 인간의 정신이 논리적이거나 단순 명료하기보다는 애매모호하고 감각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명상적인 공간을 마주한 관객들은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듯 무한한 공간감과 몽환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 3F 전시실 김은주 작가는 종이 위에 연필을 반복적으로 마찰시켜 흑연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인체, 파도, 식물 형상을 화면 전체에 만들어낸다. 연필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되는 흑연의 질감과 검은색은 빛에 의해 반사되면서 표면에 무수한 레이어를 만들어 낸다. 따라서 그의 작업은 면들이 모여 무한 증식하는 에너지를 보여준다. 「가만히 꽃을 그려보다」를 포함한 이번 전시 출품작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한 파도와 식물 형상 등 자연의 이미지를 담은 대형 드로잉으로, 검은 파도와 나뭇잎의 수많은 레이어가 주는 시각적 깊이감, 그리고 선을 반복하는 작가의 구도적 자세가 보는 이에게 숭고함과 웅장함을 선사한다.
권기범 작가는 동양화의 특성과 소재를 기반으로 영상, 사진, 월 페인팅(wall painting),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실험들을 해오고 있다. 공간설치작업 「JUMBLE PAINTING」 시리즈는 수묵화의 지필묵이 가지는 본질적인 성질-중력을 받아 아래로 향하는 물성-을 확장시킨 작업이다. 본 작품은 동양화의 먹색이 주는 명료함과 선적인 요소가 돋보이는데, 검은색의 고무줄이 바닥에 떨어지며 만들어지는 다양한 이미지를 촬영하고 재구성해 선적인 드로잉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벽면에 위아래로 휘몰아치는 물결 형상은 공간의 시각적 확장을 이루어내며, 벽과 벽을 잇는 스트링 작업으로 공간감은 한층 극대화된다.
□ B1 전시실 홍범 작가는 영상과 사운드를 통해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는 공간의 원형들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5개의 방」은 5채널 영상작업으로, 3D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드로잉을 입체화한 후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기법으로 제작되었다. 작품 속에서 5개의 방을 떠도는 빛의 움직임이 생성하는 그림자와 실체 없는 대상들은 모두 공간과 연결된 기억들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빛으로 상징되는 인식에 의해 그림자가 만들어지듯 공간에 잠들어있는 기억들이 되살아나도록 한다. 그러나 잠시 살아나있는 듯한 공간은 다시 빛이 사라지며 없어지고 기억도 어둠 속에 다시 묻히기를 반복한다.
김상진 작가의 사운드 조각 「고지로 간다」는 다원적 음향 재현을 이용하여 공간에 입체감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어두운 전시장에 1미터 간격으로 98개의 소형 스피커가 배치되고, 소리 크기에 따라 각 스피커에 붙어있는 전구의 빛 밝기도 변화한다. 스피커에서 재생되는 컨텐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극작가 사뮈엘 베케트(Samuel Beckett)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의 한 부분으로, 실제 위치에서 녹음된 음성을 동일한 위치에서 다시 재생시키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청취 메커니즘을 실험한다. 두번째는 애국가를 부르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채집해 재생한 것으로, 동일한 이념적 주제에 대한 참여자들의 각자 다른 해석을 보여줌과 동시에 기괴한 하모니 속에 흐릿하게 숨겨져 있는 공동의 지향점을 드러낸다. ■
Vol.20150528e | INTO THIN AIR 옅은 공기 속으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