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동화 Tamla Fairy-tale

나의 예술 작업은 자연으로부터 상상이다. 계속 되는 작업의 연속. 그리고 화면 가득 나타난 나의 섬에는 초록의 향기가 화면 가득 앉아 있었다. 작품 소재가 된 자연 풍경을 시각 예술로 표현하는 것은 나의 자연에 대한 연모이기도 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한가득 눈 안으로 들어오는 나의 섬, 제주의 초록의 풍경. 그것을 작품의 소재로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섬에서 자생하는 남국적인 야자수와 나무들 그리고 그 안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생명체들, 섬의 특유한 공간은 나의 작업에 소재가 되었고 화면 안에 녹색 빛으로 자리 잡았다.

허정숙_탐라동화_장지, 먹, 분채_30×65cm

허정숙_탐라동화_장지, 먹, 분채_46×53cm

허정숙_탐라동화_장지, 먹, 분채_53×65cm

나의 작품은 니체의 '디오니소스'와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적 세계관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모든 속박으로 부터 자유로운 인간, 자연과의 합일을 통한 자아의 발견, 초현실적 세계와 자유에 대한 갈망이 만들어낸 탈 세속적 반영이다. 이러한 사유의 본질은 삶과 현실에 대한 긍정에 있다. 그것은 곧 내게 자연의 숲에서 자신을 고찰하는 사색의 시간을 마련하고픈 의지의 표현이며 또한 현대인의 고독한 감성에 자연이 주는 즐거운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기도 하다.

허정숙_탐라동화_장지, 잉크펜, 색연필, 호분_40×40cm

허정숙_탐라동화_장지, 먹, 분채_73×60cm

허정숙_탐라동화_장지, 콘테_90×117cm

나의 이런 사유는 '탐라 동화'라는 주제를 끌어 낼 수 있었으며 이는 다분히 몽환적이고 동화적인 가상적 스토리인 이상적(理想的) 자연을 화면위에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이러한 탐구는 나의 작업의 방향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 허정숙

Vol.20150523c | 허정숙展 / HEOJUNGSUK / 許正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