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0608e | 박화영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토요일_11:00am~06:00pm
아트스페이스 J_CUBE 1 ART SPACE J_CUBE 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59-3번지 SPG Dream 빌딩 1층 로비 Tel. +82.31.712.7528 www.artspacej.com
작업에 대하여 ● 다소 내성적인 성격의 나는 간단하게 말해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이어서 낯선 사람을 만나거나 생소한 환경이거나 뜻밖의 사건 등을 마주할 때 무거운 긴장감을 갖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건 당당하고 활력이 넘치는 사람이 부럽고 여러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사람을 동경한다. 사회인으로서의 화가라면 응당 감당해야 하는 자신의 그림을 소개하는 일도 쑥스럽고 나의 생각을 말로, 글로 옮기는 일도 조금 힘이 든다. 이제는 완전히 혼자 있는 것이 가장 좋고 편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무언가 바뀌고 변하는 상황이 늘 불편하고 소위 분위기라고 하는 것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몸에 습관처럼 배어있다. 나는 조금씩 혹은 갑자기 움직이는 분위기를 그리고 싶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나의 생각과 말, 선택과 행동, 몸과 마음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것.
점묘 ● 원색의 미세한 점의 조합으로 형과 색을 만들어냈던 신인상파가 보여 주었듯이 점은 가장 작은 단위의 조형 요소입니다. 역사속의 그들의 점묘가 빛의 부서짐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애 비해 나의 점묘는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로서의 점입니다. 그 점들이 어떻게 뭉치고 흩어지는가에 따라 우리에게 어떻게 감각되는 지가 결정됩니다. 실제로 모든 형태가 있는 것들은 아주 조금씩 때로는 재빨리 움직여 변하고 없어지고,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감각세계에 작용하여 너무 어리석은 나로서는 도저히 감지할 수 없는 우주를 형성합니다. 그것은 어쩌면 인간의 원죄로도 회자되는 불안의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점 회화를 통해 세계를 구성하는 원리가 이렇게 비결정적인 특성을 갖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불안을 극복하고 세계의 일부로서 존재하기 위해 인간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아무것도 결정되어있지 않음으로 해서 주어지는 가능성에 희망이 있음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점을 찍는 행위 ● 프랑스 철학자 메를로 퐁티가 세계의 일부이며 세계를 파악하는 주체로서의 신체를 말한 것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점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것을 그 행위로만 보았을 때, 꽤 오랜 시간동안 반복된 운동이 동반되어야 함으로 일면 매우 힘이 듭니다. 이런 신체의 고통은 점을 찍고자 했던 그 곳에 찍히지 않게 방해를 합니다. 점을 찍는 순간에 신체의 물리적 떨림, 긴장은 나에게 비결정적인 세계에 대한 불안이 있고 그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 발현되는 것입니다. 반복적으로 찍히는 점들은 신체의 반복된 움직임을 통한 것으로, 그것이 움직임의 결과라기보다는 신체와 화면의 팽팽한 긴장감이 불러오는 상황의 역동성을 신체가 지각하여 그 지각을 반복된 몸짓으로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화면은 바로 그 경험의 증거가 되어 다시 상황의 역동성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점을 찍는 행위에 동원되는 신체는 단순히 매개체로서 기재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신체가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 혹은 영혼과 같은 수준에 있는 것입니다. 어디에 어떻게 찍히든 그럴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런 방해하는 힘의 작용이 제가 그리는 점묘화의 또 다른 의미입니다.
자연의 뉘앙스 ● 세상의 모든 것은 움직입니다. 굳이 자연 이미지를 끌어 들이는 것은 자연이 눈에 보이는 움직임, 변화를 보여주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나무, 숲, 구름과 같은 자연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화면과 타이틀은 감상자가 움직임의 테마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기대한 선택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꼭 그것들이 아닐 수도 있음으로 뚜렷하거나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뭉쳐진 점 덩어리로 표현됩니다. ● 또 자연이미지를 매우 단순한 형태나 색 선으로 풀어서 표현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에너지와 분위기는 너무 거대하여 평화의 알레고리를 표상하는 순간에도 짐작할 수 없는 무엇을 품고 있을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됩니다. 익숙한 풍경으로 되기전 어떤 찰나에 이런 모습으로 있었던 적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하면서 색채가 가지는 무궁무진함에 그 의미를 담습니다. ● 그림은 말처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보편적 소통의 수단이 될 수는 없겠지만 말보다 훨씬 섬세하고 긴밀하고 구체적인 소통의 가능성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점과 선을 따라 관객의 마음이 나의 상상, 그 곳으로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 박화영
Vol.20150517d | 박화영展 / PARKHOWAYOUNG / 朴花英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