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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희 홈페이지_www.kimchohui.blog.me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아산병원 아산갤러리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43길 88(풍납2동 388-1번지) 로비1층 Tel. +82.(0)2.3010.6492 www.amc.seoul.kr
회화, 입체 그리고 드로잉 ● 김초희는 지속적으로 실험을 거듭하는 작가다. 꽃잎으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면, 이제는 드로잉으로 자아의 내적 세계에 침잠한다. 지금까지의 비평과 언론보도가 꽃잎에 시선을 모았다면, 이제부터는 작가의 노정에 드로잉이 무엇을 선사했는지 그리고 우리가 작품과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풀어야 할 과제가 생겼다. 자연물에서 미술작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개인의 경험과 세상을 살아가는 에너지가 되었다. 그리하여 자연미가 외관상 변질되어 창작의 욕구를 직시하라고 요구했다. 부드럽고 향기로운 꽃잎이 딱딱하고 차가운 물질로 변질되어 광택이 나는 꽃잎=형상은 작가/현대미술과 소우주/거대사회가 마주하는 일상적이자 생경한 하나의 방법이 되었다. 이러한 비평가들의 예리한 들춰보기는 인정하면 그만이다. 왜냐면 김초희는 자연/꽃의 형태를 본떠서 작품/형상을 평면과 입체작품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독특한 비평이 요구되었을 것이다.
김초희의 작품세계는 회화, 입체, 드로잉으로 종합된다. 자연에서 획득한 꽃잎이 작품으로 환원하면서 발생하는 미적 아름다움이 회화와 입체로 가시화 되었다. 그리하여 꽃이 김초희에게 작품제작의 원리를 사회생활에서 구체화하라고 지시했다면, 작가는 자연형태와 사회경험의 팽팽한 줄다리기에서 생명력을 확보하고 평면과 입체작품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가 된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진리가 환경/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사회와 같다는 논리가 그녀의 작품에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자연적이지만 일상적인, 보편적이지만 영구적인, 일상적이지만 지속적인, 소소하지만 미학적인, 단순하지만 시대성이 함께하는 시각적 울림이다. 대립이 아니라 친밀감이 녹아있는 변화의 재미가 작품제작의 원리가 아닌가 한다. 든든한 창작의 동반자로 인하여 거침없는 행보가 가능해 졌다. 창작의 유희와 관찰의 유희가 언젠가는 하나로 통일되어야 하겠지만, 김초희의 주관심사는 자연과 사회의 은밀한 관계망을 들춰내야 했고, 사회인으로서 벽이 두터운 현대미술과 맞닥뜨려야 했고 그리고 작가로서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와 맞대결을 했을 것이다. 작가로서의 쉽지 않은 그러나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그녀의 행보에 드로잉이 새롭게 등장했다.
김초희는 아직도 변신 중이다. 신인이라는 딱지를 떼어낸 작가가 변신하여 의아스럽긴 하다. 회화와 입체의 경계를 넘나들던 작가의 노정에 생경한 드로잉이 첨가됐기 때문이다. 이전의 작품이 꽃잎이라는 모티브를 통하여 실현되었다면, 이제부터는 자연(natura naturata)으로 깊숙이 빠진다. 인간에게 주어진 창작의 실체가 드로잉의 세계와 결합했다. 사회(자아)와 자연(꽃잎)의 동일시가 그리는(drawing) 행위로 전이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김초희에게 드로잉은 표출된 생명력에서 내적 생명력으로 들어가는 매개자인 셈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드로잉은 과거와의 단절이 아니라 창작의 생명력을 더 깊은 심연으로 안내한다. 표현적인 그녀의 드로잉은 양가적이다. 한편으로는 색과 선 그리고 추상과 형상의 범주를 넘나들지만, 다른 한편으론 어둡고 밝음, 차갑고 포근함, 불편함과 자유로움, 억압과 여유로움, 거칠고 부드러움, 속박과 해학, 빠름과 느림, 자의적이자 자연적인 드로잉 작품이 주를 이룬다.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하여 미적 가치가 더 돋보이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리고 개인에게 은닉된 내적 세계가 공유되기까지는 매우 버거운 것도 사실이다. 더더욱 현대미술이 자아를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작가의 심연에 고이고이 묻어 두었던 자연(natura naturata)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일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쉽게 치부하기보다는 시각적 논리에 시선을 모아야 할 것이다. 더 진솔해지고 더 근원적인, 더 깊어지고 더 표현적인, 더 진지해지고 더 천착해지고, 더 생명적이고 더 진지해지려는 작가의 의지가 아닌가 싶다. 현대미술이 선사한 선물에 드로잉으로 화답한 김초희의 시각적 논리는 찬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김초희는 자연을 추구하고 표현하는 작가다. 꽃잎=자연이 이제는 심연의 자연=실체로 이어졌다. 회화와 입체작품이 사회와 관계를 맺는 방법을 일깨워졌다면, 드로잉은 미술이란 자아에서 출발한다는 의식을 전달한다. 자연의 꽃이 계절에 따라 변한다는 단순한 진리가 사회를 이해하는 기준이라면, 내적 자아는 무엇이 현대미술인지 되묻는 방식이다. 사회가 성찰의 대상이 되었고 볼 수 없는 내적 생명력은 선으로 색으로 가시화 되었다. 사회인으로서 자아의 소리에 천착한 김초희의 노정에 동참해야 하질 않을까. 자아가 무엇인지, 이 질문에 현대미술이 무엇인지 되묻는 김초희에게 차갑지만 따듯한 시선을 보내야만 할 것이다. ■ 김승호
Vol.20150515d | 김초희展 / KIMCHOHEE / 金初喜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