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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아트 컴퍼니 긱 Art Company GIG 서울 서초구 방배로42길 31-5 Tel. 070.7795.7395 www.artcompanygig.co.kr blog.naver.com/suntory0814
어떠한 풍경을 마주한 주체에 따라 그 풍경을 느끼고 해석하는 이미지가 다르듯이 어떤 장소에서 느끼는 감정은 한 단어로 표현하기 힘들다. 풍경 속의 어떤 장면은 우리의 기억 속에 지속되며 그 장면이 의식 속에서 다시 부유하게 될 때 현재의 상황과는 반대되는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그동안 나는 풍경에 대한 접근 방식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하여 탐구하며 풍경을 이루고 있는 주변 상황의 것들, 풍경을 뒷받침 해주는 구조들에 관심을 갖으며 작업해 왔다. 18c 영국의 귀족들은 당시 고전의 사회, 정치적 이상이 투영된 풍경식 정원(Landscape Garden)을 만들었다. 자연과 인공이 역설적으로 만나는 장소가 픽쳐레스크 이듯이 나의 작업에서 풍경은 인공적인 환경에 존재하는 식물들의 모습으로 구현되는 픽쳐레스크라 할 수 있다.
작업에서 보여지는 풍경들은 사실적인 묘사가 아니라 내면에 떠도는 풍경을 포착하여 기록하거나 주위의 도시풍경을 낯설게 만드는 작업들이다. 이러한 공간들은 어떻게 보면 완벽한 이상향으로서 우리가 꿈꾸고 원하는 곳이지만 사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공간과도 같은 곳이다. ● 또한 작업의 형식적인 특징은 어떠한 건축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자연과 인공의 모순된 양식들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공간구조는 건축에서 실제로는 존재하지만 도면상에는 나타나지 않는 공간을 뜻하기도 하고 현실세계에는 없는 빌려온 것, 이식된 것들이다. 나는 무수한 선들과 평면들의 교차를 통해 인위적으로 창출된 구조와 자연구성물의 조합을 통해서 표면으로만 이루어진 세계를 뛰어넘어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조망하고자 했다. 이것은 무의식속 어딘가에 존재하는 공간들을 연결시키는 상징적 고리로 작용하여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을 연상시킨다. 미셀 푸코의 저서 "다른 공간에 대하여( Des Espaces Autres)"에서 거울을 예로 들어 설명 했듯이 헤테로토피아는 "표면 뒤에 열려 있는 비실재적이고 가상적인 공간에서 내 자신이 없는 나를 보며, 내가 없는 곳에서 나를 볼 수 있는 나는 내가 없는 바로 저 곳에 있게 되는 그런 곳"이다.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은 완강하게 닫힌 현실에 균열을 내고 다른 세계의 가능성에 눈뜨게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연에 대한 환상적 욕망으로부터 시작한 나의 풍경은 우리의 의식 속에서 고정관념화 된 풍경을 끊임없이 해체 시킨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대상을 바라볼 때 현실적인 외피를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속에 현실을 보는 우리의 욕망이 표현되어 있듯이 나의 그림에서 보여지는 나무와 식물들은 집요하게 파고드는 조밀한 붓질로 길들여지고 가꾸어진 숨겨진 욕망과도 같다. 이렇게 가꾸어지고 다듬는 행위를 통해 나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 공간 즉 '생태이상향' (hetero-ecotopia) 공간을 욕망하는 것이다. ■ 최은정
Vol.20150515c | 최은정展 / CHOIEUNJEONG / 崔恩正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