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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시간 / 24시간 관람가능
통의동 보안여관 윈도우 갤러리 ARTSPACE BOAN 1942 WINDOW GALLERY 서울 종로구 통의동 2-1번지 Tel. +82.2.720.8409 cafe.naver.com/boaninn www.facebook.com/artspaceboan
나의 지인은 지방 일간지 장수 노하우 특집 기사에서 장수 비결을 밝힌 적이 있다. 적게 먹고 많이 씹는 식사 습관, 화목한 가정, 매일 쓰는 일기 등등. 아마도 그 즈음이 주변에 당신 건강에 대해 푸념하고 관심을 요청하던 때로 기억한다. 우리 사회가 그렇듯 밖으로 보여지는 것에 대해 어떤 강박이 있으셨으리라 짐작해본다. 기사가 나간 다음해에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주변 사람이 세상을 등지는 일은 가슴 아프게도 마지막이 아니었고 주변에서는 우울 등의 개인적 원인으로 덮으려 하고 서둘러 일상으로 돌아가려 노력했다. ● 사회와 조직 안에서 문제를 제가하거나 절망을 이야기 하는 것 보다는 긍정과 희망의 목소리가 환영 받는 사이 어쩌면 우리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지 모른다. 어딘가 잘못된 구조에 갇힌(혹은 스스로 가둔) 구성원들은 생존과 안정을 위해 비난이나 현실 도피를 방편삼고 변화의 요구에 대해서는 무능한 약자의 하릴없는 불평으로 치부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5월 보안여관 윈도우 전시에서는 절망, 실패의 과거, 잿더미를 뒤지는 것이 예언의 한 시도라 믿고 나의 주변과 시대의 흔적을 재조립하려 한다. 지인의 유품과 내가 수집한 물건들(신도시 공사 현장에서 버려진 자재들, 벌이 떠나간 벌집 등) 시간이 응축된 흔적들을 윈도우의 틀 안에서 아상블라주(assemblage)형식을 빌어 전시한다. ● 의도는 이렇다. 헛된 희망으로 눈을 가리는 일이 없기를, 내가 있는 시간은 장수가 행복인 때가 아닌 것을, 그리고 새로운 쓰레기를 다시 소비하고 만들어 내는 것을 돌아보기를, 실패의 기념장(欌)이 되기를 바란다. ■ 김재민이
Vol.20150513k | 김재민이展 / Gemini Kim / 金在珉佴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