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공간 291 SPACE291 서울 종로구 백석동길 93(부암동 29-1번지) Tel. +82.2.395.0291 space291.com
국화도는 지형이 국화를 닮은, 인구 60명 남짓, 면적 0.39㎢(매박섬과 도지섬 포함)의 육지에서 뱃길로 15분쯤 외떨어진 작은 섬이다. 북쪽과 남서쪽으로 500m정도 떨어져 무인도인 매박섬과 도지섬이 있다. 썰물 때가 되면 바닷길이 열리고 세 개의 작은 섬들이 하나로 연결된다. 오랫동안 무인도였고 한때 유배지였다. 외부의 강점기에도 세상이 뒤집히는 난리에도 휘말림 없이 원시에 가까운 평화를 누리던 곳 이다. 사람들이 들어와 마을다운 마을을 이룬 지 60년도 되지 않았다. 남자들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고 여자들은 겨울에는 굴을 따고 여름에는 바지락을 줍는다 바다는 풍성히 나눠준다. 작은 섬의 호젓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방문객들은 점점 늘어났다. 외지 사람들이 들어와 방문객들이 머물 커다란 하얀 집들을 몇 채 지었다. 이제 작은 섬에서 주민들과 외지 사람들이 정을 나누며 살아간다. 방문객들이 밀려오는 봄이 오면, 작은 배가 쉬지 않고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즐거운 축제가 몇 달간 계속된다. 수 십 가지 꽃들이 피웠다 지고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익을 때면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낙엽이 쌓이고 눈이 온다. 겨울밤 작은 섬 하늘의 별들은 푸르고 밝다
한 해가 가고...새봄이 오고 푸릇푸릇 새싹이 돋아난다. 봄바람을 타고 바닷새들이 친구인 가금들을 만나러 동산으로 날아오른다. 파도는 부드럽게 물결친다. 작은 교회의 찬송 소리가 마을에 퍼진다. 동산을 거닐다 바닷길을 지나 마을로 내려온다. 반가움에 꼬리를 흔드는 백구 몸집이 부쩍 자랐다. 마을 사람들의 헤픈 인사가 정겹고 고맙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파도쳐온 삶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그들의 모든 것을 알아내고자 시간을 오래 지체하지 않는다. 너와 나의 서로를 향한 가장 진실한 순간은 잡을 수 없을 만큼 떨어진 곳에서 서로의 시선을 마주하는 순간일지 모른다.
인생에서 진실로 살아있는 시간은 일상을 벗어나 홀로 낯선 곳을 걸으며 삶을 관조하는 시간일지 모른다. 그리고 삶의 본질은 황홀한 유년의 공상과 장밋빛 청춘의 나날을 흘려보내고 밀려오는 슬픔과 고통의 파도를 겪어내면서도 끊임없이 다시 올 봄을 믿는 것일지 모른다. --살며 살아가는 일이 아쉬워(살아가는 일을 알 수 없어) 삶을 찾아 먼 여행을 시작했다. 어린 시절 동경의 장소인 작은 섬으로 왔다. 이 작업은 작은 섬, 국화도의 삶의 기록이자 그를 통한 삶의 본질 찾기이다. ■ 나윤주
Vol.20150511f | 나윤주展 / NAHYUNJUE / 羅允珠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