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5_0427_월요일_05:00pm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스페이스K_과천 SPACE K 경기도 과천시 코오롱로 11(별양동 1-23번지) 1층 코오롱타워 1층 Tel. +82.2.3677.3119 www.spacek.co.kr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과천에서는 4월 27일부터 6월 11일까지 박은하, 허수영의 2인전 『심감도(心瞰圖)』를 개최한다. 우리를 둘러싼 일상의 환경을 작품의 배경으로 삼은 두 작가는 보이는 그대로의 풍경이 아닌 인간 심리의 내재화된 풍경을 각기 다른 관점에서 재구성한다. 박은하는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풍경을 연출하는 반면 허수영은 시간적 경험 일체를 편집하여 한 화면에 공존시킨다.
시선이 닿기 힘든 구석진 장소를 관찰하는 박은하는 캔버스의 한정된 틀을 과감히 벗어나 공간을 장악하는 독특한 차원의 회화를 펼친다. 캔버스 밖으로 확장된 이미지들은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고 구체적인 형상으로 특정되지 않은 채 불안의 감정을 자극한다. 나무나 바위 옆에 밧줄이 쌓여 있는 형상은 보기에 따라 맥없이 좌절한 듯한 사람이나 실존하지 않는 풍경을 상기시키는데, 이러한 착란은 이내 비현실적 공간으로 전복되고 만다. 고달픈 현대사회에 억압되거나 소외된 사람들의 심리를 무심한 일상의 풍경 속에 대입하는 작가는 그 속에서 동질감을 느끼며 공감을 표한다. 달리 무엇으로 측정할 수 없이 엉켜버린 개인의 감정을 이차원의 풍경 속에 증폭시킨 그의 작품은 자아의 은유적 풍경이다.
한편 허수영이 묘사하는 장면은 갈무리되지 않은 넝쿨이나 잔나무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예술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입주하며 지역 이곳 저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자신의 환경에서 비롯한 그의 작업 방식은 그 곳에 머무르는 1년이라는 시간의 변화를 화폭에 중첩한다. 이차원 위에 정지된 순간을 담는 회화의 근본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연속된 시간을 축적하는 셈이다. 예컨대 무더운 여름 푸르른 잎이 무성하게 자란 풍경 위로 한겨울의 함박눈이 덮인 그의 회화는 각기 다른 시공간을 한 화면 안에 공존시킨 불가능한 풍경으로 완성된다. 오랜 시간 동안 쌓인 작가의 부단한 붓질은 재현을 넘어 작가의 감각적 체험이 만들어낸 내면의 눈을 통해 바라본 장면으로 구현된다. 결과를 알 수 없는 그의 풍경은 자신이 바라본 장면을 단면적으로 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 두고 내면이 받아들이는 변화의 과정 자체에 집중한 내면의 기록이다.
'심감도(心瞰圖)'전에서 박은하와 허수영은 현대인이 살아가는 외적 환경 그 자체라기 보다 그 안에서 부딪혀 형성된 감각으로 만들어진 내면의 풍경을 펼친다. 공간 그리고 시간이라는 각기 다른 축에서 전개되는 두 작가의 작품은 외적 세계를 내면화하는 나름의 방법론과 밀도 높은 회화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지점을 공유한다. 이번 전시에서 물리적 혹은 시간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풍경의 패러독스는 캔버스 평면의 차원적 한계를 초월한 두 작가의 마음으로 투사된 '심감도(心瞰圖)'를 선사할 것이다. ■ 스페이스K
Vol.20150427d | 심감도(心瞰圖)-박은하_허수영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