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5_0506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정우_박시현_손유승_신동민_심안수 이동민_이인석_임희경_전민재_한승민
참여기업 굿필코리아_꿈담_마임_삼광글라스_신명글로빅스 아트숨비_에이모션_에이스그룹_인스텝코리아 제이월드 인터내셔널_포그난_HS인터내셔널
주최 / KOTRA 기획 / 한젬마 (KOTR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_SYS PLANET
관람시간 / 09:00am~06:00pm
KOTRA 오픈갤러리 KOTRA OPEN GALLERY 서울 서초구 헌릉로 13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1층 Tel. +82.2.3460.7873 www.kotra.or.kr/opengallery
『열린 그림, 열린 마음』전은 서번트 증후군(자폐증)을 갖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미술 전시이다. 이들은 의사소통 능력이 낮으며 사회성이 떨어지지만 기억, 암산, 퍼즐이나 음악, 예술 분야 등 특정한 부분에서 매우 천재적 능력을 발휘하곤 한다. 때문에 서번트 증후군은 '신의 선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다는 자폐성의 의미는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면 사회로부터 독립되어 있다는 주체성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김정우, 박시현, 손유승, 신동민, 심안수, 이동민, 이인석, 임희경, 전민재, 한승민 작가는 사회적 간섭에서 독립된 주체적 시각의 작업들을 선보인다. 이들은 자아의 존재성을 타자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의존적 욕망은 가지고 있지 않다. 창작행위를 통하여 자신들의 자존감을 스스로의 의지로 찾아 나아간다.
4세기 인도에서 세친(Vasubandhu, 世親)은 유식학(唯識學)의 체계를 세웠다. 유식학에 의하면 우리는 의식을 사물에 투사하며, 투사된 상을 우리의 뇌리에 재정립해서 사물을 파악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가르침에 따르면, 우리가 인식하는 것은 단지 우리에게 재정립된 영상일 뿐이지, 사물 그 자체의 본질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가르침은 18세기 서구의 칸트 철학과 맥을 함께한다. 칸트 역시 '물자체(Ding an Sich)'는 우리가 볼 수 없으며, 단지 우리가 본다고 믿는 것은 오감과 이성이 파악해낸 표상(Vorstellung)일 뿐이라는 것이다. '물자체'는 이데아나 신과 같이 우리가 만날 수도 볼 수도 없는 세계이다. 그것은 다만 우리에게 요청된다. 이 두 개의 논리를 음미해본다면 우리가 사실이나 진리라고 믿는 세계의 질서는 단순한 환상, 즉 산스크리스트어의 마야(maya)가 된다. 마야는 '환(幻)'이다. '환(幻)'이란 허깨비란 뜻이다. 우리가 확실하다고 믿는 세계가 실은 오류투성이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자. 그러면 또 다른 세계가 열리고 겸손의 미덕이 길러질 것이다. ● 자폐는 그 원인과 치료방법이 모호하며 아직도 정의 불가능한 영역의 현상이다. 그들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가 하면, 순수한 직관의 새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기도 한다. 더스틴 호프만과 탐 크루즈 주연의 유명한 「레인맨(Rain Man)」을 기억해보자. 더스틴 호프만의 천진무구한 매력에 녹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폐 아이들은 근원적 슬픔을 생래적으로 안고 이 땅에 온 천사들이다. 우리가 그들을 바라볼 때 맹자가 말한 측은지심이 발동되지만, 그들은 선입견과 마야로 둘러싸인 우리를 측은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열린 그림, 열린 마음』은 자폐아로 추정되는(우리가 그렇다고 믿는) 10명의 아이들과 함께 했다. 우리는 우리의 삶과 우리의 생각의 구조를 모른 채 살아간다. 그것은 너무도 익숙해서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철저하게 드러나지 않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이라는 뿌리 깊은 방파제를 해머로 깨자고 제안한 사상가는 다름 아닌 니체였다. 그러나 우리는 드러나지 않게 뿌리 깊은 방파제를 해머로 깰 수 없다. 다만 이 방파제가 생기기 전의 자연스러웠던 해변가를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다르게 발달한 이들(differently developed ability)의 순수한 생각이 이 연상 작용을 도와줄 것이다. 이 아이들은 사물과 나, 나와 너, 가상과 실재의 구분을 초연하게 뛰어넘는다. 생각이 자유롭고 순수하다. 그래서 이들과 함께 우리도 시원하고 자연스러운 해변으로 돌아가자. 이번 전시회의 목적은 우리의 답답한 차단막과 방파제를 걷어내고 태초의 푸른 바다를 만나러 가는 데 있다. ● 끝으로 이번 전시는 기업들의 참여 없이는 가능할 수 없는 프로젝트였다. 이미지와 꿈이 사회, 경제의 메인 성장 동력이 되는 21세기 드림소사이어티시대에 기업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꿈과 문화를 생산하며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기업들의 문화 참여는 단지 사회에 대한 기여의 의미에서 더 나아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다. ■ 서진석
KOTRA(사장 김재홍)는 서초구 사옥 오픈갤러리에서 내달 14일까지 기업과 함께하는 장애미술인展 『열린그림 열린마음』을 개최한다. 특히 이번에는 장애미술인의 예술을 입힌 중소기업의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자폐 및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자폐미술영재10명과 KOTRA 고객사 등 중소기업 12개사가 뜻을 모았다. ●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자폐 및 발달장애 작가들은 중소기업들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대체 불가능한 독창성을 발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폐성 장애(심리적으로 자기 세계에 고립돼 외부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정신 현상)를 가진 작가들은 언어적, 사회적 능력이 부족하지만 사물과 풍경을 시각적으로 인지하고 이해하는 사고 및 해석 능력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이들 작품의 가치는 기업에서 먼저 알아보고 관심을 가졌다. 참여기업 중 절반 이상은 전시를 위한 샘플 제작에 그치지 않고 예술작품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제품의 상용화는 물론, KOTRA의 해외진출 지원 서비스를 통해 해외 수출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 특히 여행용 가방 회사인 제이월드 인터내셔널은 자발적으로 자폐미술영재의 작품을 활용해 20여종에 달하는 샘플을 제작,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에 OEM 형식으로 신발을 납품해오고 있는 HS인터내셔널은 "콘모토(CONMOTO)"라는 새로운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브랜드를 만들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에는 샘플제작 차원에서 전시에 참여했던 삼광글라스도 샘플에 대한 사내 반응이 좋아 상용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 이번 전시를 기획한 한젬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자폐는 예술에 있어서 장애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이번 전시가 자폐 작가들의 사회적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기업들에게도 이번 시도가 기업의 경쟁력을 더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KOTRA는 기업과 예술의 만남을 통한 문화경영의 전파와 이를 통한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2년 12월부터 다양한 주제로 오픈갤러리를 운영해오고 있다. ■ KOTRA 오픈갤러리
Vol.20150426d | 열린그림, 열린마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