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곽수연_김미인 & 서정국_노석미_박형진_변대용 송상희_신경철_윤석남_이소연_조은필_천성길
관람시간 / 10:00am~07:00pm
포항시립미술관 POHANG MUSEUM OF STEEL ART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 10 Tel. +82.54.250.6000 www.poma.kr
2015년 새봄을 맞아 포항시립미술관은 『미술관 동물이야기』展을 마련하였다. 이번 전시는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지구에 생존하고 있는 다양한 동물들에 대한 우리 인간의 인식과 태도에 대해 미술로써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다. ● 인류가 처음 지구 상에 출현한 이후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인간의 생활방식에 따라 변해왔다. 일찍이 인간에게 동물은 생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존재했던 생명이었다. 수렵생활에서 농경과 목축업을 통해 살아온 인간에게 동물은 경제적, 생산적 이유로 없어선 안 될 존재였다. 이러한 동물의 존재는 다양한 모습으로 미술사에 등장해왔는데, 인류 최초의 미술이라고 알려진 선사시대 '라스코(Lascaux)동굴벽화'를 시작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미술의 중요한 소재로 쓰여 왔다. 미술에서 동물은 경제적 수단으로서뿐만 아니라 토템적 신앙, 종교나 신화의 초월적 상징기호로 표현되었으며, 때로는 권력과 부의 상징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이렇듯 미술 속에서 동물은 인간의 변화하는 생각과 요구에 의해 다른 모습으로 등장해 왔다. ● 현대사회에서 동물에 대한 관심과 인식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제 개나 고양이는 키우거나 가지고 노는 애완(愛玩)이 아닌 인생의 동반자를 뜻하는 반려(伴侶)라는 이름으로 가족의 일부로서 인간과 가장 가까운 존재로 인식되었다. 반면 동물유기나 학대는 여전히 끊이지 않는 사회의 문젯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동물에 대한 현대인들의 모순된 태도를 엿볼 수 있는데, 유행처럼 번진 반려동물에 대한 높은 관심이 결국 매해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을 낳고 있다. 한편, 한국은 동물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반려동물에만 집중되어 있으며, '동물권(動物權)'이 포괄적으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지구 상에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할 때이며, 이는 단순히 동물 사랑에 그치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소비 자본주의 시대에 우리는 동물을 '하나의 생명'이 아닌 '돈의 가치'로서 인식하고 있으며, 식품과 옷, 실험도구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동물을 대량 학살,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전반적인 환경파괴와 생물다양성의 감소를 통한 생태계 파괴를 낳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인간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 다른 생명체에 대한 사랑은 곧 인간 스스로에 대한 사랑이다. 우리는 동물이라는 하나의 생명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인간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우리 인간은 사회 안의 공동체뿐만 아니라 다른 종끼리와의 공생을 생각하며, 인류 전체를 밝힐 의무가 있다. ● 『미술관 동물이야기』展은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주제로 회화, 조각,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작업하는 작가 11명의 작품 27여 점이 전시된다. 1전시실에서는 동물에 대한 관심과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지는 작품에서 나아가 다양한 생명체에 대한 인간 자신의 질문과 성찰을 담고 있는 작품들이 구성되었다. 3, 4전시실은 인간과 반려동물의 교감 그리고 유기동물에 대한 문제를 시각적으로 다루는 작품이 전시된다.
약자의 처지인 여성의 삶을 주제로 작업해온 작가 윤석남은 버려진 개 1,025마리와 함께 사는 이애신 할머니에 대한 사연을 접하고 1,025마리의 개를 나무 조각하여 버려진 생명들에게 인간으로서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번 전시에는 그 중 일부 400여 개의 조각을 전시한다. 박형진의 작업에 주로 등장하는 아이와 개, 병아리 그리고 새싹 등은 그 대상의 비례감의 틀을 깨고 그려지는데, 이는 대자연에 속한 모든 동·식물의 동등함과 화합 그리고 조화를 상징하며, 우리에게 안정과 평온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저 흘러가는 일상의 순간순간을 기념하고자 하는 노석미의 작업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고양이들은 작가의 '반려묘'이다. 그가 고양이들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기 위해 발견하고 포착, 편집하는 순간의 찰나는 독특함과 사랑스러움으로 가득하다. 변대용의 작업은 소외된 타자에 대한 작가의 자기 동일시를 통해 사회공동체의 소통과 공감을 이끈다. 개와 인간의 모습과 행위가 묘하게 섞여 있는 조각은 인간과 반려견의 관계에서 강자와 약자, 사람과 개 사이의 관념들을 흔들어 놓고 있다. 곽수연은 반려견과 함께하는 일상적 경험들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전통 민화의 방식에서 차용, 재구성한다. 작품은 반려견과 멸종되어가는 희귀동물들을 한 화면에 익살스럽게 배치함으로써 동물에 대한 현대인의 이중성을 해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천성길은 매체나 동물원에서 본 코끼리는 우리가 보고자 하는 방식으로 편집되고 만들어진 이미지라는 것에 주목하여 코끼리가 들어간 풍선표면의 모습을 가시화함으로써 풍선 속에 진짜 코끼리는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즉흥적인 붓 자국과 그 붓 자국의 흔적을 따라 연필로 세심하게 감싸는 두 가지 행위로 남겨진 신경철의 모노톤 풍경은 마치 인간에 의해 황폐해져 가는 척박한 자연환경을 연상시키며, 이와 대조되는 선명한 색감의 동물들은 스스로 그러함(自然)을 드러내는 듯 그 생명의 빛을 발하고 있다. 송상희의 작업은 고대 로마시인 오비디우스(Ovidius)의 '변신이야기 15권'의 연장선에서 구성된 애니메이션 영상물이다. 인간과 동물의 형상을 한 생물체들의 관계를 허구적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은 동시대에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하며, 비판적 시각을 갖게 한다. 이소연은 유학시절 이방인으로서 자신의 경험과 기억으로 끊임없이 새롭고 낯선 공간에 자신을 놓아두는 작업을 통해 또 다른 자신을 들여다본다. 때로 그는 자신이 (시공간을) 알 수 없는 또 다른 세상에서 인간이 아닌 다른 종(種)의 모습을 한 채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한다. 김미인&서정국의 '신종생물' 시리즈는 동물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에 의해 실제로 존재하는 동·식물의 모습을 결합한 전혀 새로운 모습의 변형된 동물조각이다. 낯섦과 기괴한 형태의 이 생물체들은 미래의 인간이 곧 만들어낼 유전자변형생물체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한다. 조은필의 작품은 과거의 기억 혹은 꿈같은 이미지가 뒤섞인 초현실의 세계를 옮겨 놓은 듯하다. 또한, 수많은 푸른색 새들의 무리지음과 역동적 날갯짓에서 느껴지는 생명의 스펙터클함은 대자연에 앞에 놓인 작은 인간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숭고미가 있다. ● 친근한 동물을 소재로 작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고민 그리고 독특한 발상이 흥미롭게 펼쳐질 이번 전시는 가족 모두가 쉽게 즐길 수 있는 동시에 전시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하고자 하였다. 『미술관 동물이야기』展을 통해 다양한 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그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태도에 변화를 기대해 본다. ■
동물이야기 도서관 운영 - 기 간 : 전시기간 중 상시 운영 - 장 소 : 2층 - 내 용 : 동물과의 교감을 느낄 수 있고, 동물 보호문제를 다루는 전문서, 에세이, 동화, 만화책 등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전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자함.
Vol.20150419f | 미술관 동물이야기 Animals' Story in Museum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