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er Soul

이주영展 / LEEJUYOUNG / 李宙英 / photography   2015_0407 ▶ 2015_0412 / 월요일 휴관

이주영_Water Soul #1_피그먼트 베이스 잉크젯 온 러스트_80×80cm_2015

초대일시 / 2015_0407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월요일 휴관

류가헌 ryugaheon 서울 종로구 통의동 7-10번지 Tel. +82.2.720.2010 www.ryugaheon.com blog.naver.com/noongamgo

바슐라르에게 있어 상상력은 현실을 넘어서서 현실을 노래하는 초인간적인 능력이다. 그가 말하는 상상력은 모든 예술에 있어 지각현상에 우선하는 감동의 체험이다. 예술적 감동은 독자의 혼을 울리는 현상이므로결국은 의식의 울림을 통하여 존재를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예술적 상상력은 우리로 하여금 물질 너머에 있는 본질을 추구하게 만든다. 이러한 맥락에서 많은 예술가들은 사진을 통해서 대상의 존재성을발견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표면 너머에 있는 존재성과 의식의 세계를 발굴하려는 사진적 모티브는 '이퀴벌런트'를 표방하는 근대사진으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진가들의 공통된 주제가 되어왔다. 기계와 인간 인식의 적절한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사물에 대한 사진적 해석 방식은 인간의 상상력을 표현하는데 이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 기계적 속성에 의존하는 사진 예술의 가장 큰 매력은 '가장 잘 묘사하는 것이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다'라는 근대사진적 모티브에서 출발한다. 이는 프레임 안에 포착된 모든 사물들의 형태 하나하나가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사진적 이미지는 추상적인 형태와 유동적 의미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차용된 기술적 수단에 불과한 저속 셔터조차도 작가의 손에 의해 예술적 표현적 도구로 작용한다. 변화무쌍한 풍경의 한순간을 셔터로 정지시키는 사진적 행위는 고정되기를 거부하는 물의 표면을 가장 잘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사진은 물리적 시간과 동시에 심리적 시간을 담지 할 수 있다. 사진에 찍히는 모든 시간은 물리적 시간 자체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로서의 비중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주영_Water Soul #3_피그먼트 베이스 잉크젯 온 러스트_80×80cm_2015
이주영_Water Soul #4_피그먼트 베이스 잉크젯 온 러스트_80×80cm_2015

이주영은 물의 표면을 탐구한다. 바슐라르가 말한 것처럼 물은 너무나도 단순하여 어떤 고정된 형태조차도지니지 않으며, 그것의 표면으로, 그리고 그것의 내면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물은 어떤 것을 만나든, 그것이 빛으로 만들어진 표면의 허상이든 아니면 물질적 무게를 지닌 구체적인 것이든 거스르지 않고 품어낸다. 물의 표면으로부터 시작한 작가의 사진들은 지극히 회화적인 중층성을 가진다. 얕고, 깊은 공간을 모두 포괄하는 표면은 하늘과 물 그리고, 수면 아래 깊은 곳의 공간을 회화적 언어와 사진적 언어가 혼재된 이질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는 그가 사진으로 표현하려고 하는 다층적 의미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표면이 아닌 다층적 공간과 내밀함을 수용한 이주영의 사진은 수초가 되고, 하늘이 되고, 숲이되고, 또는 깊은 심연이 되는 변화무쌍함을 꾀한다. 사진 속에서 물은 하나의 이미지로 태어나, 죽고, 또 다른 이미지로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의미를 생성한다. 사진의 표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곱씹어 볼수록 우리는 저 깊은 심연에 있는 이미지와 의미에 다가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사진은 표면을 보여주지만, 우리 눈에 닿는 순간 더 이상 물질이 아닌 우리의 인식과 맞닿아 있음을 알게 된다. ● 이러한 이유에서 변화하는 풍경의 한 시점을 포착한 정지된 이미지임에도 불구하고 이주영의 사진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들을 건넨다. 마치 작가가 쉼 없이 변화하는 풍경 앞에서 카메라의 셔터로 자신의감정과 함께 그 장면을 고정한 것처럼, 우리도 그녀가 피사체에 품고 있던 다양한 감정 중 하나를 포착해 보라고 손짓한다. 누적된 작가의 경험이나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물의 표면과 하늘의 움직임처럼, 사진을 보는우리 또한 단일 표면이 아닌 겹겹이 포개어진 공간 안에서 다양한 경험들을 맛본다. 작가는 풍경을 앞에 두고 떠올렸던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단상들과 어린 시절의 기억들에 손을 얹어보라고 손짓한다. 그 손짓을 따라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서 사진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순간, 마치 작은 돌멩이에 의해 만들어지는 물표면의 파장처럼 모든 것들은 형태를 잃어버리고 재조합되어 버린다. 정적인 사진적 표면을 읽을 때 일어나는 이러한 역동적 의미 전이는 고정된 의미에서 탈출하여 부단히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이주영_Water Soul #10_피그먼트 베이스 잉크젯 온 러스트_58×58cm_2015
이주영_Water Soul #12_피그먼트 베이스 잉크젯 온 러스트_80×80cm_2015

'물'은 이렇게 지속적으로 죽음과 탄생, 혹은 '정(靜)'과 '동(動)'의 끊임없는 변주를 이어간다. 물의 표면은 촬영된 순간 영원한 '죽음'으로 봉합되지만, 사진 안에서 또 다른 생명을 얻는다. 이처럼 사진 안 에서의 물의 죽음은 가장 '모성적'이며, 그 결과 죽음의 어두운 물은 곧 삶의 물로 재탄생한다. 한마디로 이주영의 '물'은 보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다. 이 시점에서 근대적 모티브에서 출발한 이주영의 사진은 지극히 현대적인 맥락으로 변모한다. ● 많은 이들이 정치·사회·문화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 혹은 특정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만을현대 미술의 미덕인 양 여긴다. 자연의 경이로움, 자연과의 교감을 다루는 것은 다소 시대에 뒤처진 접근이라고 치부하는 예술에 대한 지독한 오독이 판을 친다. 자연은 늘 정지해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한시도 멈춰 있지 않고 변화무쌍하게 모습을 바꾸어 간다. 이주영의 사진은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는 사진의 가장 중요한 미덕인 순수한 '보는 행위'의 기쁨이 무엇인지를 우리로 하여금 깨닫게 한다. '본다는 것의 순수한 기쁨'을 통하여 우리는 자연과 그 속에 담긴 수많은 세월의 흔적들과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불변의 '미'를 발견할 수 있다. 사진 표면에 빚어진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느껴지는 예술적 감동을 통하여 우리는 자연 속에감춰져 있는 존재들에 눈을 뜨고, 물질 너머에 있는 본질을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의 사진은 사물의 본질을 말한다. 동시에 사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 김성민

이주영_Water Soul #15_피그먼트 베이스 잉크젯 온 러스트_58×58cm_2015
이주영_Water Soul #16_피그먼트 베이스 잉크젯 온 러스트_80×80cm_2015
이주영_Water Soul #36_피그먼트 베이스 잉크젯 온 러스트_58×58cm_2015

Water Soul ● 인간은 본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시켜 왔다. 사진의 영역에서 카메라는 기계를 통해현실을 평면화하여 복제한다. 있는 그대로를 반영한 듯한 이차원의 외형을 통해 타자(他者)를 자극하고, 촬영자는 자신의 시각으로 생산된 이미지를 전파한다. 여기서 '본다'는 의미를 시지각과 심리적인 측면에서 확장해 본다면 어떤 대상 앞에서 마음을 투영하거나 공명하려고 노력하는 행위는 새로운 결과물을 생산해 낼 것으로 생각했다. ● 현대인은 점차 카메라를 심미적 탐구의 도구로써 이용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촬영하는 행위를넘어 대상을 통해 나를 먼저 바라봐야 했다. 이번 작업은 물가에서 자신의 존재를 헤아리며 마음속에서 드러나지 않거나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인식한 결과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깊게 들여다 봄으로써 조금씩 발전이 가능했다. ● 본 전시는 정적인 물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작품 초반에 시도했던 물의 파동에 대한 시도는 결국 자연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하게 했다. 오로지 관찰과 인식을 통해 감성적으로 일치하는 부분을 찾아 카메라에 담았고 철학적 사유를 통해 완성해 나아가고 있다. 일찍이 철학자 바슐라르는 물의 속성에 대해 가벼운 물, 맑은 물, 무거운 물, 부드러운 물, 난폭한 물 등으로 구분하고 물의 상상력은 각각의 이미지 속에서다양한 존재감을 드러낸다고 한 것에 모티브로 삼고 작업 중이다. ● 지난 몇 해 동안 전국의 수많은 소류지와 바닷가를 방문하면서 계절에 따라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을 지켜봤다. 그리고 물가에서 떠올랐던 다양한 감정을 물과 수초에 투영하여 보이는 것 너머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발견하려 노력했다. 자연의 한 부분, 특히 물가의 아름다운 풍경에 집중하다 보면 머리를 쉬게 하거나 몽상이나 명상에 빠진다. 이는 심리적 안정이나 치유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된다. 본인의 작품을통해 이런 것들을 관객과 공유하고 싶다. ■ 이주영

Vol.20150407b | 이주영展 / LEEJUYOUNG / 李宙英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