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5_0404_토요일_03:00pm
참여작가 강상빈_박병일_신정희_안진국_이세준 이시내_이주형_이호영_장고운_조문희_조은주
기획,진행 / 안진국_이소미 주관,주최 / 777레지던스_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후원 / 양주시청
관람시간 / 12:00pm~05:00pm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03-1 Tel. +82.31.8082.4245
『비어있는 실험』은 모텔공간이 새로운 창작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전환점에서 발생된 입주(예정)작가들의 게릴라성 전시이다. 장흥 관광지 초입부에 위치한 레지던스 건물은 2009년부터 본래의 모텔로서 기능을 상실하고 정지된 공간이었다. 양주시는 지난 2013년 1차 재생과정을 거친 후, 2015년 본격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777레지던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들어가기에 앞서 입주(예정)작가들 중 11명의 작가들이 모텔건물의 수많은 내러티브를 기록하고 사라지는 공간을 기억하고자 자발적으로 전시에 참여하였다. ● 한때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던 모텔 건물은 어느 순간 잊혀지고 소외된 빈 공간으로 존재했다. 늘어진 전기선, 수북이 쌓인 먼지, 부서진 창틀은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시간의 외로움과 공간의 고단함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11명의 참여작가(강상빈, 박병일, 신정희, 안진국, 이세준, 이시내, 이주형, 이호영, 장고운, 조문희, 조은주)는 각자가 마주친 공간의 경험을 그들만의 방법으로 기록하고 전시함으로써 공간에 축적된 이야기를 소환해낸다. (구) 부메랑 모텔이 간직한 내러티브와 시간이 남긴 세월의 감각들이 입주 작가들을 만나 새로운 창작물의 발로가 되어 777레지던스에서 유닛의 형태로 전시된다. 곧 사라지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시적인 점유와 창작 활동은 공간의 기능을 새로운 맥락으로 재 작동시킨다. 이로써 각각의 방은 더이상 비어진 공간이 아니며 과거와 현재의 희노애락을 매개하고 경험과 기억을 전달하는 창작의 시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비어있는 실험』 전시가 끝나면 모텔 건물은 큰 구조적 형태만 남기고 헐리거나 새롭게 지어지게 될 것이다. 각 방에서 펼쳐지는 작가들의 시공간적 개입을 플랫폼으로 하여 앞으로 777레지던스는 전혀 다른 창작의 차원으로의 공간 이동을 모색한다. ■ 이소미
그들은 친밀하지도 만족할 수도 없는 관계들이다. 사물과 존재의 정서적 부조화, 심리상태의 공감을 유도하는 장면과 데자뷰의 현실화, 그러한 것에 대한 충동과 집중이 현재의 내가 표현하는 영역이다. ■ 조은주
어느 날 나는 작업실에 앉아 이 곳에 남겨진 얼룩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감옥 벽에 생겨난 자국을 보고 신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 고심하며 해석했다던 어떤 이의 이야기를 떠올리고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나는 남겨진 벽의 흔적을 따라가며 연상되는 이미지들을 덧입혀 나갔다. 그리고 그것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구성하며, 무의미한 흔적들을 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제 이곳 레지던스는 대대적인 개축에 들어간다. 그러면 내 방의 벽의 얼룩과 함께 내가 새겨놓은 주석들은 곧 모두 사라질 것이다. ■ 이세준
2013. 11. 18 오후 4:32, 2013. 11. 21 오후 5:13, 2013. 12. 07 오후 6:42 . . . 스틸컷에서 보여지는 날짜와 시간들은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시(구. 부메랑 모텔)에 입주하면서 길면 길었고 짧으면 짧았던 2년여간의 기록들이다. 입주계약서를 쓰고 추첨으로 선택된 208호의 7평짜리 자그마한 모텔공간이었던 이방은 작가가 작업을 하기 위한 환경적 공간을 직접 만들고 그 공간안에서 진행되는 여러 가지 작업스토리를 보여주며 작업공간이자 작가들에게 여러 의미로 해석되어지는 공간의 모습을 스틸컷과 함께 메모로 보여준다. ■ 박병일
나는 작업을 하면서 인공적으로 형성된 후 쇠퇴된 공간의 재생가능성에 대해 주목하여 왔다. 도시 내에서의 공간이 번영과 쇠퇴를 거듭하는 순환 과정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쇠퇴된 공간에서 비롯된 부정적인 기운에 상승, 확장 등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이번 전시 '비어 있는 실험'에서는 오랜 기간 방치된 부메랑 모텔에 비추어진 빛의 파편을 소재로 하여 위와 같은 아이디어를 표현해 보았다. ■ 이시내
'Zealot and More about Us' 모든 장소는 그곳에 위치하고 점유하고 있는 것들에 의해서 그 용도와 성격을 나타낸다. 내게 주어진 303호와 306호라는 숙박번호들은 그 원래의 목적성을 드러내지 않으며, 나의 미술에 관한 오브제들로 채워진다. 이 두 개의 장소들은 그 곳의 역사성에 대한 흔적만을 보여주며, 예술에 관한 생각과 감정들에 조력하는 3차원의 공간 역할로서 그 원래 용도를 대신한다. ■ 강상빈
「같은방」 반복적인 일상, 매일 보는 풍경 안에 관념적인 모든 것이 있다. 자연스럽게 변해버린 것이 아니라 어떠한 것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관념의 표상은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 이들은 습관적으로 바라보고 너무나 익숙해서 당연하게 기억되어 지루함이라는 감정으로만 남게 된다. 너무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낯선 곳이지만, 타성에 젖은 시선으로는 같은 모습으로 머리 속에 기억되어 따분하고 무료한 대상이 되고 만다. ■ 조문희
어떤 일이 발생하는 건 그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것, 그리고 시간 등 그를 받쳐주는 모든 것들이 하나이기 때문이다. 대낮, 고장난 간판을 밝혀주는 전구는 꺼져있고 대신 그를 밝혀주는 햇빛. 깊은 유리창 안으로 비친 초록의 그림자와 함께 낡은 간판은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하다. 찬란한 그 간판이 안내하는 것. 그것이 결국 그 일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2013. 3. 24. ■ 장고운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끼는 한, 우리는 우리 자신이 그런 고통을 가져온 원인에 연루되어 있지는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가 보여주는 연민은 우리의 무능력함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무고함도 증명해 주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의 선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연민은 어느 정도 뻔뻔한(그렇지 않다면 부적절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 전쟁과 악랄한 정치에 둘러싸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이다." (수잔 손택, 『타인의 고통』, 이재원 역, 이후, 2004, p.154.) 읽는다. 공감한다. 옮겨 적는다. 생각한다. 다시 읽는다. 공감한다. 옮겨 적는다. 생각한다…■ 안진국
인간이 이 사회를 구성하며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이 타자에 의해서 존재가 드러내어지는 유기적 관계 속, 삶이다. 삶은 관계를 요구한다. 아니, 관계를 형성한다. 아니, 관계는 삶이다. 이처럼 동시대 관계는 즉 삶의 중요한 요소이다. 인간은 주체에 의해서 보여 지거나,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타자에 의해서 드러내어지고 관계 속에 인식되며 나아가 나를 대신 해 세상에 설명된다. 결국 진정한 자의식은 관계에 의해서 희미해지고 사라진다. 진정한 자의식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할 외적 모습은 껍데기 같이 치장되거나 과대 포장되어 비어있는 인간의 자의식까지 과대포장 시켜버린다. 이것이 동시대 인간의 관계 속, 삶이다. 우리의 자의식이 타자에 의해서 상실되고 포장된 의식인지 알고 있지만, 우리는 동시대의 끊임없는 유기적 관계 속, 거짓의 삶처럼 복잡하게 엉켜 보여 지는 것을 일부 허용한다. ■ 이호영
대도구 (Stage setting)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의 무대를 얇은 종이로 구멍을 뚫고 사다리를 통해 벽 속으로 사라졌다.'각자가 살아가는 곳을 무대라 생각하고 그 곳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이 연극이라 생각해 본다. 하루 동안에도 수많은 역할극을 경험하며 그 속에서 전혀 다른 역할 들을 수행하게 된다. 한 사람의 주체자를 통해 긴밀한듯 느슨하게 연결 되어 있는 서로 다른 무대들은 수많은 성격의 주인공들을 만들어낸다. 지금, 나는 어떤 무대의 역할극 중 무슨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걸까? ■ 신정희
777레지던스는 회화, 사진, 복합매체 각 7명, 21명의 예술가에게 창작공간을 제공하고 릴레이개인전, 워크숍, 오픈 스튜디오, 기획전시 등의 입주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
Vol.20150405g | 비어있는 실험 Unoccupied Experimen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