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일요일,월요일 휴관
갤러리409 GALLERY409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기흥단지로 24번길 38(고매동) Tel. +82.31.285.3323
생명의 근원은 에너지입니다. 생명체들을 살아있게 만드는 힘, 생명 에너지로 가득 차 있는 몸뚱이들은 펄떡이며 주변에 에너지의 파편들을 비늘처럼 뿌려 놓습니다. 곁에 있는 것들까지도 설레이게 만드는 힘, 바로 목숨입니다. 그래서 목숨을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은 빛나고 귀중하며 아름답습니다. 아날로그的 감수성을 지닌 바느질 기법으로 그어낸 몸의 윤곽선들은 도드라진 부조적 입체감에 파묻혀 숨겨져 있으며 이와 같이 제한적인 방식으로 그려진 몸뚱이들은 필연적으로 단순화되며 미묘한 변형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단순하고 변형된 윤곽선으로 표현된 몸뚱이들은 조금씩 어긋나고 변질되며 왜곡되어지다 결국은 비틀리고마는 삶의 불구성에 대한 은유입니다. 표현 재료인 섬유가 표출하고 있는 유연함과 광택, 질감, 그리고 비현실적인 색채는 때때로 이들 몸으로부터 인격을 제거하며 몸을 덩어리로써 사물화 시키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몸들은 스스로를 채우고 있는 고양된 생명의 에너지, 삶에 대한 의지와 활기, 生에 대한 강렬한 욕구,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자유에 대한 갈망, 생명체의 삶이 가지는 이율배반적인 양면성 등을 드러냅니다. ■ 김영혜
사색과 각성의 평면 ● 조춘자는 여인의 노출을 선명한 드로잉과 담백한 채색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사념 없이 청아하고 명상적으로 표현하는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그리는 여성의 노출은 성적 대상과 같은 통념을 벗어나 보는 즐거움 그 자체의 순수함과 맑은 사색의 기회를 회복시킨다. 이 점이 조춘자의 인물화가 다른 회화들과 구별되는 특징이자 그의 예술적 성취이다. ● 화가 조춘자는 서로 다른 성격의 대립이 팽배한 1970년대 중후반에 수업기를 거쳤다. 당시는 동양화와 서양화, 수묵과 채색 그리고 내용과 형식, 이와 같은 이원론적 대립이 젊은 화가들을 둘러쌌던 때이다. 그는 그 속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자신의 방법으로 그 대결과 선택을 통합하는 길을 따랐다. 그의 방법은 1980년대 초 인물을 통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그는 일관되게 인물의 선명한 형태를 평면에 복원하는 실험을 지속해오고 있다. ● 그의 채색은 표면에 층지는 것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채색화의 전통과 달리 역설적으로 그것에 스미는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된다. 스미는 것은 오히려 수묵화의 전통이고 보면 그의 평면은 스미는 채색임을 확인시킨다. 이는 채색 대 수묵이라는 상반된 선택국면을 평면이라는 구체적 특성으로 종합하는 시도이다. 인물의 견고한 드로잉이 채색에 의존한 채 표면에서 고스란히 스민 셈이다. 이러한 그의 실험은 전통회화의 새로운 전개를 예고하는 것이고 또한 그 가능성을 연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와 같은 그의 예술적 성과는 춘추미술상과 월전미술상의 수상으로 인정된 바 있다. ● 현란한 자극이 난무하고 상업적 목적으로 급조된 듯한 미술들이 최근 무척 많이 눈에 띤다. 첨단 매체들의 소개와 극단적 실험들로 회화의 위기에 대한 염려가 왕왕 들려온다. 평면 너머로 보이는 인물의 환영과 그것이 있는 표면의 물리적 진실, 이 둘을 통합함으로써 조춘자의 회화는 근세 이래로 등한시된 채색이 실은 한국인의 기질에 분명히 유전되는 시각적 인자임을 논증한다. 이 전시를 통해 잃어버린 기질을 각성시키고 그것을 복원하는 회화의 가능성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이희영
Vol.20150320d | 3인, 봄에게 길을 묻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