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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어우재미술관 Awoojea Art Museum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어우실길 261 (관한리 42-1번지) Tel. +82.31.883.9080 awoojae.co.kr
하늘 담은 나무 ●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회귀에의 소망을 불러일으키는 맨 먼저의 대상이 나무일 것입니다. 자연의 대명사인 나무의 정중동(靜中動)의 모습은 선(善)의 자세로서 사람에게는 가장 중요한 안식처라고 생각합니다. 그 나무가 제 그림의 주인공이 되어 온지도 꽤 오래 되었습니다. ● 하늘을 담은 나무와 잎사귀가 땅의 색과 섞여 초록이 되었다고 상상하는 저는 하늘색과 초록색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밤의 마당에 나가 나무를 보면 달과 별도 같이 보입니다. 한자리에 머무는 나무가 낮에 태양으로 몸을 키운다면 밤에는 달과 별과의 조우로 혼을 간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달과 별과 나무와 꽃을 주제로 연작을 그리기도 하였습니다. 겨울하늘에다 그림 그리던 나목의 가녀린 가지에서 돋아나는 봄꽃은 그림으로 그릴 필요가 없는 황홀이라는 이름의 꽃이겠지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그림쟁이는 그런 감흥을 물감으로 덜어 내고야 맙니다. 어찌 봄뿐이겠습니까. 꽃과 나무의 정령을 상상하다 보면 캔버스 위의 물감색도 바뀌곤 합니다. 햇빛 찬란한 날이나 비 오는 날, 또는 바람 부는 날 등 하늘의 표정에 따라 나무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 옵니다. 안개 낀 날의 나무 또한 감히 그리기조차 벅찬 아름다운 모습이지요.
나뭇가지에 걸쳐진 구름이 떨어지는 꽃잎을 안고 어느 먼 곳에 꽃향기 스민 비로 뿌려지고 또 그 빗소리가 바람에 실려 다시 내 창문을 두드리는 자연의 마법을 그려 내고 싶습니다. 꽃과 나무와 구름과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우주를 읽는 독서 같고, 책과 음악 안에서는 인간이라는 더 작은 우주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 감성을 그림으로 다 옮기지 못하는 무력감에서 벗어나긴 힘들지요. 다만 나무에 잎사귀들이 나고 지고, 또 새로 나는 동안 그 둥치가 조금씩 굵어지듯이 더 단단한 그림이 그려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 양태숙
Vol.20150320a | 양태숙展 / YANGTAESOOK / 楊泰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