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5_0318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곽한울_권선_김원진_박은하_박주희_유인선 이지선_장동환_정미란_편대식_홍인영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_11:00am~05:00pm
노암갤러리 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82.2.720.2235~6 www.noamgallery.com
그것이 작가의 의도에 의한 것이든 혹은 사후적인 해석에 의한 것이든, 예술작품에 있어서 메시지(message)의 발생은 필연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다. 작품에 내포된 메시지는 그 작품의 입지를 증명하는 동시에 관객이 작품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를 설정하는 과정이기도 하며, 때로는 그 메시지를 읽어내는 행위 자체가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과 동일시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메시지의 유무가 예술작품의 정체성을 결정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메시지는 특별한 순간에만 드러나는 것이 아닌, 행위의 모든 지점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일면이다. 비단 일상이나 역사와 같은 추상적인 대상만이 아니라 예술이 아닌 단순한 상품들, 또는 단일한 현상이나 물건들 속에서도 찾아낼 수 있다. 메시지라는 단어가 담보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대상에 대한 일시적인 언급 그 자체일 뿐이다.
작품에 필수적으로 요구되어야 하는 것은 진정 '메시지'인가? 작품이란 그저 메시지의 구현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작품―관객의 눈 앞에 들이밀어진 다채로운 감각적 메커니즘―은 그러한 단일 메시지라기보다는, 오히려 그 메시지들을 조작하고 비틀며, 때로는 그것을 무효화하거나 때로는 더욱 강화하는 다단한 작용들이 수행되는 과정에 가깝다. 이 메커니즘은 단순한 메시지(message)가 아닌, 인간의 지각과 감각을 마사지(massage)하는 과정이다. 작품에 있어서 단일 메시지란, 맹인이 만진 코끼리의 일부분처럼, 작품이라는 복합적 구조의 일부를 짚어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I Need a Massage』展의 작품들은 관객의 시지각을 유연하게 마사지한다. 복잡하고 난해한 메시지의 구조들에 또 하나의 메시지를 얹기보다는, 그 관계를 뒤흔드는 시선들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이는 전통적인 그림들은 물론 일상의 오브제, 또는 새로운 질료, 혹은 단순한 필기구, 더 나아가 복잡한 기계 장치들과 소셜 미디어 등 수많은 방법으로 구현될 수 있다. 그것은 끊임없는 실험과 변화를 통해 기호 속에 정체된 메시지들을 연속적인 흐름으로 환원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 홍인영
Vol.20150318h | I Need a Massag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