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40313h | 심승욱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공휴일 휴관
갤러리 아트사이드 GALLERY ARTSIDE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6길 15(통의동 33번지) Tel. +82.2.725.1020 www.artside.org
S: 작가 심승욱 A: 아트사이드 큐레이터 정성희 A 이번 전시는 2005년 아트사이드에서의 첫 번째 개인전 이후 10년만의 개인전인데요,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습니다. S 네, 저의 첫 개인전을 아트사이드에서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때보다 제 작업 세계가 좀 더 명확해졌다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제게는 매우 의미가 큰 전시입니다. A 이번 전시 작품들은 조각과 설치, 사진, 드로잉 등 그 장르가 다양한데요,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S 작업의 테마와 내용에 따라 그것을 표현하기 적합한 매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주로 조각과 인스톨레이션을 주된 표현방식으로 선호합니다만 그 외 타 매체에 대한 관심도 크고 표현하고자 하는 작업의 네러티브를 잘 뒷받침할 매체를 선택하는 것에는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 재료로 쓰신 검은색 합성수지에서 작가만의 고유성이 부각되는 면이 있는데,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이런 재료들을 사용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S 제 작업에 주로 사용되는 재료는 초산비닐수지라고 불리는 것인데 검은색 합성수지로서 보통 많이 쓰는 액체형 수지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일반 액체수지는 본체와 근접하게 복제해내는데 유용합니다만, 이것으로는 제가 생각하는 회화적이고 즉흥적인 느낌을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초산비닐수지는 회화적이고 즉흥적인 입체조형 표현에 훨씬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재료를 선택한 계기는 그리 특별하지 않습니다. 시카고에서 대학원 공부를 할 때 동료의 스튜디오에서 보고 이걸 한번 작업 재료로 써볼까 해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A 형태를 잡을 때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미리 계획하는지 아니면 만들어 가면서 기대하지 않았던 우연의 효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는데 앞에서 잠시 언급하신 것 같네요. S 작업은 어떤 구체적인 설계도를 따라 만드는 기계 같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무엇인가를 표현하기 위한 어떤 큰 틀이 있겠습니다만, 기대치 않았던 멋있는 즉흥적 요소가 작업과정에서 발생했을 때 그것을 버리지 않고 잘 쓸 수 있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 이번 전시에서도 검은색이 주는 힘이 공간을 압도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검은색은 모든 색이 합한 색이면서 색에 대한 부정이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 색이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게 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작품의 중심이 되는 이중적 요소의 병존, 즉 구축과 해체의 공존이라는 주제가 형식적인 면으로도 드러나고 있다고 해석해도 될까요? 사실 이 앰비발란스(ambivalence; 양립 불가능한 것들의 공존)라는 개념은 작품 해석에 있어서 미술사적으로도 큰 부분을 차지하는 데요. S 작업이 왜 검은색이냐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습니다. 검은색을 의도적으로 쓰려했다기 보다는 작업에서 드러나는 심리적인 내용, 형식, 이런 것들이 어두움을 통해 잘 들어날 것 같았습니다. 검은색이라기 보다는 어두운 색조로 이해해주시면 어떨까요? 양립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비현실적이라는 말과도 통하는 것 같습니다. 구축과 해체를 통해 말하려 했던 욕망과 충족되지 않는 결여의 지향점은 비현실적 만족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검은색 혹은 어둠은 앞서 말한 비현실 혹은 환상의 의미에 이르는 장치 같은 역할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A 그럼 이번 전시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은 주제에 대해 얘기를 나눠 볼까요? 갤러리 일층에는 좌대 위 조각들과 벽에 건 작품들, 사진과 드로잉이 전시되고, 지하 공간은 설치작업으로 구성하셨는데요. 내용이 구분이 되어 보입니다. S 네! 내용이 구분됩니다. 정확히 말해 일층이 그간의 작업 테마와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었다면 지하의 설치작업들은 기존 테마의 한 부분 같은 내용 내지는 그에 바탕을 둔 일상 속 한 사건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지하 공간은 우리 사회가 경험했던 어떤 불행에 관한 것으로 사람들과의 적극적 소통 혹은 관계에 포커스를 맞춘 작업들로 구성되었습니다. A 먼저 일층의 「구축과 해체」은 형태적으로 구축과 해체 사이의 어떤 모호한 순간으로 보이는데요. S 네, 구축과 해체는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벌어지는, 의미가 상반된 행위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라캉이 말한 것처럼 끝없이 충족될 수 없는 결여에 바탕을 둔 것이라면 어쩌면 그 두 행위를 구분하는 경계는 불분명하며, 끝없이 욕망의 충족을 갈망하며 멈출 수 없는 개인 혹은 사회적 행위로 보여집니다. 저는 작업을 통해 구축과 해체 사이 이러한 모호한 상호관계의 지점을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A 지하 설치작품 「부재(不在)와 임재(任在) 사이」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S 설명에 앞서 이 작업을 하면서 지금까지의 어떤 개인전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작품이 안 풀려서라기 보다는 굉장히 애착을 느끼고 집중을 해서인 것 같습니다. 주제는 간단히 말해 죽음입니다. 사실 인간의 죽음을 다루는 작업은 많을 것입니다. 이 주제가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그래서 고민도 컸습니다만 제가 지금 다루고 있는 죽음, 특별히 어떤 사건과 연계된 죽음이기도 하지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미술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클리쉐(cliché)를 클리쉐로만 볼게 아니라 그것이 아닌 특별한 것이 되게 하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 표현대상과 내용에 대해 큰 애착을 가지고 진지하며 진실된 고민을 해봐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이번 작업을 하는 부재와 존재를 다루는 가장 중요한 뼈대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사건을 주된 내용으로 하기 때문에 작품이 오역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인간의 심리적 태도가 아니라 사회적 태도로 읽혀지는 것을 강하게 부정하고 싶습니다. 내용의 핵심은 '슬프다'는 겁니다. 사회적 시스템의 오작동이나 정부의 무능함 같은 피상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라기 보다는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을 만큼 큰 상실감과 우울함이 있었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는 그 상실감에서 많이 멀어졌거나 그 감정을 애써 부정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A 2014년 구축과 해제 작품으로 싱가포르에서 큰 상을 받으셨죠. 푸르덴셜 아이어워즈라고 영국 사치갤러리, 푸르덴셜 생명, 홍콩 페러럴미디어 그룹이 공동 주관하는 "글로벌 아이" 의 일환으로 설립된 상이라고 들었습니다. 아시아 전역에서 미술 각 부문 당 단 한 명에게만 주는 상이었는데 조각부분에서 상을 받으셨죠. 어떠셨어요? 또 이번 전시가 작품의 어떤 전환점이 되신 것 같은데, 앞으로의 작품 계획과 작가로서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S 상을 받은 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인간적으로 제 작업이 인정받는다는 기쁨 혹은 숨길 수 없는 아이 같은 즐거움이랄까 그런 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 상이 저의 작업 프로세스 전반에 어떤 결정적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지만 다만 구축과 해체라는 타이틀의 작업이 상을 받은 만큼의 중요한 작업으로 인지되었다는 점이 기분이 좋고, 거꾸로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인정받은 것을 계속 진행할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새로운 도전이 필요할 것 같고 새로운 테마 「부재와 임재 사이」 로부터 그것을 시작해 보려 합니다. 뭔가 어떤 작업이 인정받고 가치 있는 것이 되었을 때 그것을 큰 변화 없이 이어나가는 건 스스로를 배부른 돼지가 되라고 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자신의 작품세계에 도전적인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 이 인터뷰는 2015년 1월 25일 아트사이드에서 이루어졌습니다.
Vol.20150312g | 심승욱展 / SIMSEUNGWOOK / 沈丞郁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