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0909b | 윤정원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5_0312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pm~06:00pm
월전미술문화재단 한벽원 갤러리 WOLJEON MUSEUM OF ART HANBYEKWON GALLERY 서울 종로구 삼청로 83(팔판동 35-1번지) Tel. +82.2.732.3777 www.iwoljeon.org
지난 작업들은 주로 국화를 별의 모양으로 변형하고 새의 날개를 달아 화면 중앙에 위치시키는 것이었다. 이 별 국화들은 피어나고, 만개하고, 시들어가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자연 속 식물의 생장 모습을 표현하였다. 또한 시들고 말라버린 꽃잎들이 갈라지고 벌어진 심장의 형상과 같이 변형되었으며, 그 꽃잎 심장 사이로 알록달록한 새싹과 꽃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그렸다. 이처럼 나의 국화는 단지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의 모습만을 담은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 꽃을 그리려는 목적 보다는 오히려 시들고 변형된 꽃, 다소 생소하고 기이하게 느껴지는 꽃을 그림으로써 생성과 소멸, 그리고 소멸 후에 다시 생성하는 생명의 순환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것은 계절의 순환, 겨울이 지나 봄이 다시 오는 것과 같은 자연의 생명력을 상징화 한 것이다.
화병에 꽂힌 꽃이나 별국화로 재조합된 이미지는 얼핏 화려하게 보이나 향이나 초, 인두로 태워진 것들이다. 그리하여 그 일부가 소실되거나 아예 국화의 형상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변형되어지기도 하였다. 그 뿐 아니라 꽃의 배경이 되는 빈 화면 또한 불에 타 없어진 빈 구멍을 군데군데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향, 인두에 의해 태우는 행위는 나의 작품에서 '파괴', '정화', '비상에의 욕망' 등을 상징한다. 그리고 아래로 흘러내리는 물감, 안료는 불과 대조되는 요소인 물을 상징한다. 바슐라르에 따르면 물과 불은 서로 이질적인 요소이면서도 동시에 소멸, 생성과 같은 보편진리를 가진 것으로써 이 두 요소는 변화와 역동성을 뜻한다고 한다. 이처럼 이질적인 요소들의 결합, 그리고 그로부터 생성되는 변화와 역동성은 본인이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와 함께 주변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다. 숱한 고난과 시련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그들의 강인한 의지와 생명력을 '물'과 '불'이라는 이질적 요소로서 표현한 것이다.
의미 있는 존재로서의 이름 ● 시인 윤동주의 '별 헤는 밤'과 김춘수의 '꽃'에서는 살아있는 존재에 대한 의미 부여로서 그들의 이름을 불렸다. 즉 여기서 별과 꽃은 단순한 사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그들의 관념을 대변하는 추상적 존재이고 이름을 부르는 행위를 통해 의미를 부여받은 존재이다. 즉 서로의 이름을 불러 주어 우리 모두가 진정한 관계 맺게 되기를 소망하고 있음을 뜻하고 있다. 세상에는 많은 생명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감으로써 그 존재의 의의를 가질 수 있다.
우리는 많은 갈등과 모순 속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관계 맺음을 통해 성장하고 배우며 살아가게 된다. 우리들의 이러한 모습에서 본인은 때때로 하늘, 별, 희망을 발견하곤 하였다. 그리하여 불에 탄 꽃과 푸른 꽃을 그렸고, 불에 그을린 자국을 간직한 색동별을 그렸다. 이 색동별은 본인의 작업에서 별국화와 같은 의미이며, 비록 불에 타 그 형태가 변형되고 소실되었지만 각자의 이야기를 간직한 사람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아름다운 모습을 이 작은 별 안에 담고자 하였다. ■ 윤정원
Vol.20150310a | 윤정원展 / YOONJUNGWON / 尹晶湲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