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5_0307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예동 마린점 GALLERY YEDONG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1로 91 두산위브 포세이돈 102동 105호 www.galleryyedong.com
작가는 말한다. '인간의 희망은 인간이다' 예술을 한다는 것은 역사라는 줄 위에 떳떳이 서는 것이다. 예술을 안다는 것은 역사속의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역사라는 칠판 ... 칠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계속 쓰여 지고 지워지는 행위들을 오롯이 받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시간처럼
김대훈의 분청으로 그려지는 일상 ● 작가는 어릴 적 칠판에 써놓은 중요한 학습내용들이 쉬는 시간마다 지워지는 모습을 떠올리며 결국은 모두 사라지는 것이고, 사라지는 것이 있어서 아름다우며 그래서 또 시간이 흘러 죽어간다는 것이 아름답다는 결론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화두는 자연스레 '박제된 기억'이 되었고 또 전시의 주제가 되었었다. ● 그는 요업디자인을 전공하여 30여년 흙을 만지며 그릇을 만들고 도판이나 도벽으로 누구보다 큰 그림을 그려왔다. 그의 일상은 이렇게 시작된다. 어느 날 하루하루가 주는 무게가 너무 무겁다고 느껴졌을 때, 모든 작업이 끝나는 시간 오롯이 작가 자신을 위해 매일 한 주먹의 흙덩이로 그릇 하나를 만들어 보자고 작정하였다. 그렇게 만든 그릇 하나하나는 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고, 그 어떤 날의 손 움직임과 마음까지 스며있었다. 한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그 그릇의 하루는 그냥 가벼운 하루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릇을 만들듯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스물 여덟번째 개인전인 '김대훈의 일상전'에서는 '박제된 기억'을 넘어서고 있다. 박제라는 단어가 주는 어쩔 수 없는 슬픔을 딛고 다양한 색의 오일스틱으로 일상의 일들을 쓰고 지우고, 깎음의 반복을 되풀이 한다. 풍부한 단어들로 일상을 반복적으로 표현하는데 다소 도발적일 수 있으나 이것은 외양에 대한 묘사가 아닌 인간의 내면과 자유로운 감성을 표현 하고있다. 그리고 이것은 어쩌면 숨을 쉬는 것 처럼 당연한 행위일 수 밖에 없는데 깊숙이 숨겨두고 죽은 척들 행동한다. 작가는 일련의 동작으로 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무엇보다 절실히 느낄 수 있게 한다. ● 오늘, 어쩔 수 없는 반복적 일상들은 어제를 덮고 내일의 자리를 비워준다. 어쩌면 '나 여기에 있다'고 소리치며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 KISS는 RED , SEX는 WHITE 그래서 SEX를 하고 자면 핑크빛 꿈을 꾼다는 작가의 말에 누구라도 행복감에 젖지 않을 수없다. 박제된 기억은 분홍빛으로 물들어 그 위에 흙물이 발리듯 오일스틱이 수천 번 지나간 자리엔 어느새 따뜻하고 순정적인 분청의 독특한 질감으로 가득하다. ● 그것은 획일적인 틀을 거부하고 불완전함 속에서 생동하는 생명력을 포착하려는 작가의 기질과도 닮아있다. 그 위에 오롯이 떠 오르는 ' La vie est belle ' ....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인생으로 승화시키고 싶은 작가의 바램이 중첩되어 나타난다.
작가는 '로만 오팔카'를 좋아한다. 그의 변함없는 작업방식과 시간과 존재라는 기발함을 좋아한다. 그리고 '장 뒤 뷔페'의 그림을 좋아한다. '지미 핸드릭스'를 좋아한다. 지구라는 위대한 도서관의 사서인 내셔날지오그래픽을 좋아한다. 사람을 좋아한다. 후회란 단어를 좋아한다(시간이 사람보다 빨리가는 것을 느끼게 해 준 단어) 그리고, 그는 오늘도 낯선 풍경들의 일상을 화폭에 담고 있다. ■ 손옥규
Vol.20150308d | 김대훈展 / KIMDAEHOON / 金大勳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