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5_0205_목요일_05:00pm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스페이스K_대구 SPACE K 대구시 수성구 동대구로 132(황금동 600-2번지) 2층 Tel. +82.53.766.9377 www.spacek.co.kr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_대구에서는 영남 지역의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크리티컬 포인트(Critical Point)'전을 개최한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전시는 권세진, 류일하, 이재호 작가의 작품 20여 점이 선보인다.
영어로 임계점(臨界點)을 이르는 화학 용어인 '크리티컬 포인트'는 물질이 고체에서 액체로 혹은 액체에서 기체로 변화하는 순간을 뜻한다. 이는 신선한 창작 에너지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는 작가들에게 꼭 필요한 터닝포인트에 비유될 수 있다. 이번 『크리티컬 포인트』전시는 영남지역 젊은 창작가들이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보이고 심화시키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는 폐교된 모교를 찾아가 기억 저편에 숨어있는 어린 시절 추억의 장면들을 불러들여 과거와 현재의 틈을 한지 위에 기술하는 권세진(경북대학교 미술학과 졸업)과 일상의 모습을 망상과 꿈의 형태로 재구성하여, 예기치 못한 앵글과 조화롭지 않은 색채 표현으로 몽환적인 가상의 풍경을 펼치는 류일하(영남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그리고 어린시절 보았던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 몬스터」모티브로 키덜트(kidult) 취향을 발전시켜 기괴한 생물체를 그려내는 이재호(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가 참여한다.
이들이 새롭게 선보이는 이미지들은 현재의 위치에서 과거를 들춰보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거나 일상을 생경한 풍경으로 그려내 양극단의 감성을 교차시킨다. 또한 애니메이션 세대로서 이미지확장을 꾀하며 지금 현재의 삶에 대한 사유를 이끌어낸다. 이들은 결국 자신의 이야기로 공존과 소통의 삶을 꿈꾼다. 때문에 우리는 이들의 작품에서 새로운 희망과 변화의 시작을 가늠 할 수 있다. 강렬한 창작 에너지와 순수한 열정이 돋보이는 이번 전시는 앞으로 이들의 활동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권세진의 작업은 어느 날 어린 시절의 사진첩을 들추어보다 느꼈던 당혹스러웠던 감정에서 시작되었다. 사진첩에는 현재의 자신으로 귀결되는 순간들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기억보다 또렷하게 각인된 사진 한 장이 가진 강력한 존재감에 그는 과거와 현재의 커다란 괴리함을 느끼게 된다. 마치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처럼 작가는 잊고 있었던 기억 혹은 그의 또 다른 모습을 우연히 발견하는데, 이 기억과 모습들은 의도치 않은 자극을 유발했다. 어린 시절의 학교를 찾아간 그는 더 이상 학교로 사용되지 않는 폐교에서 독특한 경험을 한다. 옛 것과 새 것이 공존하는 그곳에서 작가는 묘한 감정과 함께 재생된 기억의 편린들을 이번 전시의 작품에 담았다. 그는 등장인물들의 가장자리를 흐릿하게 처리하거나 세부적인 묘사를 생략하는 한편 평면적으로 지각되는 먹지 드로잉 기법을 동원하여 화면 속 대상들의 실재감 보다는 기억의 잔상이나 감성을 강조한다. 작가 자신의 기억과 감성을 화면에 서술한 그의 작품들은 관람자로 하여금 기억 저편에 숨어있는 어린 시절 추억의 장면들을 불러들인다
류일하는 자신이 경험한 일상의 모습을 화면에 재구성한다. 작가가 이렇게 일상에서 마주치는 대상을 표현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화면에 그 인상을 표현함으로써 내면에 잠재되어있던 흔적들을 발견하고, 잠재된 의식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실제로 마주한 인물이나 풍경 외에도 사진 이미지 등 망상과 꿈의 형태로 재구성된 화면은 현실을 바탕으로 하되 그의 상상력이 더해진 방식으로 배치되어 초현실적인 풍경으로 읽혀지게 된다. 그의 작품 속 일상의 이미지는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잠재된 상상력을 끌어내는 도구로 활용된다고 볼 수 있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그의 작품은 환상과 가상의 풍경을 마치 실제 풍경인 듯 보여준다. 맥락과 동떨어져 주변이나 상황과 조화를 이루지 않는 색채는 물론 예기치 못한 앵글이 매력적인 그의 작품은 신비함과 섬뜩한 느낌을 동시에 자아낸다.
기괴한 생물체들이 등장하는 이재호의 「몬스터(Monsters)」는 작가 자신이 겪은 여러 복잡한 감정의 반영이다. 그는 어린 시절 내성적이고 사교성이 부족해서 혼자 노는 것에 익숙했다고 한다. 그런 그와 함께했던 것은 장난감이나 텔레비전에 나오는 만화영화, 그리고 잡지 등의 이미지였다. 성장기에 접한 대중문화는 성장 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여 어린 시절의 놀이 소재를 작품에 차용하고 작업을 놀이와 동일시하는 방식으로 발전하였다.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 몬스터를 보며 성장한 세대인 그는 자신의 그림에 그 키덜트(kidult) 취향을 풍긴다. 이번 전시에서는 캔버스 위에 그려진 그의 몬스터들 외에 작가가 전시장 벽면에 직접 그린 특별한 벽화 작품 「오유지족」이 함께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남들과 다른, 무섭고 두려우며 기이해 보이는 대상인 몬스터를 이재호는 결코 혐오스럽지 않은 모습으로 표현하며 어떤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듯 궁금증을 자아낸다. 작가는 남과 다른 결여의 요소들이 사람들과의 '관계' 경험을 통하여 존재 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몬스터에 투사한다. ■ 스페이스K_대구
Vol.20150205i | 제3회 크리티컬 포인트 3rd Critical Poin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