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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120_화요일_05:3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해운아트갤러리 Haeun Art Gallery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117번길 17-11(중동 1509-5번지) Tel. +82.51.742.2211 www.haeunartbusan.com
신사(神思)를 통해 확장된 예술적 감화력을 말하다 ● 오랫동안 배지민의 작업을 지배해 온 하나의 표현관점은 '생활'이다. 그에게 있어서 생활에 대한 표현신념은 자신이 직접 체험하고 공유한 감성의 양식을 가장 진실한 대상으로 여기는 순수경험과 실존감성의 철학적 보호를 받고 있다. 이제껏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어온 그의 작업 가운데 대부분의 도시풍경들이 실존감성의 공간이자 정체성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부산에서의 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특히 배지민의 수묵에서 날것의 살아있는 냄새와 축축하고 수없이 번지다가 소금 알갱이처럼 몽실몽실 피어나고, 거짓 없이 시원스럽게 쏟아내는 붓질 하나하나에도 실은 그 자신의 고향 부산에서 배양된 실존 감성이 작용하고 있다.
지난 가을 배지민의 작품을 접한 상해대학 주국빈(周國斌)교수는 그녀의 작품이 순수하고 깊이 있는 생활 경험 속 대상물들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것이 곧 당신의 예술이 아니겠느냐!!"고 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처럼 때로는 순간순간 짧은 감동에서 일상의 영역으로, 혹은 의식의 지배에서 무의식의 경계로, 평범한 자연의 대상에서 추상적 사유에 이르기까지 배지민의 작업과 부산을 분리시키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제 배지민에겐 실존감성을 풍부한 예술적 감화력으로 확장시켜야 할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 도약을 위한 변화의 실마리를 갈구 하지 않는 작가는 없다. 다만 본질적 변화의 시도인가 아니면 형식적 변화의 접근인가에 따라 작품이 지닌 예술적 감화력의 가치품격은 흑과 백 처럼 극명하게 다르다. 이 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터라, 상당기간 배지민은 수묵의 두려움에 빠져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때 5세기에 활동했던 남조의 문인 유협(劉勰)의 문학적 사색은 본질적 변화를 모색하는 배지민에게 값진 양질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된다.
옛 사람들이 이르기를 "사람이란 그 몸이 강이나 바다 주위에 있을 지라도 그 마음은 궁궐 대문 아래 머문다."라고 했다. 이것은 바로 그 사람의 신사(神思), 곧 예술적 상상력의 무한한 가능성이 뜻하는 것이라 하였다. 이른바 실존체험과 감성을 차원이동 시키는 神思의 원활한 활동과 이러한 활동에 이바지 하는 수묵의 자연스런 전달이 요구되는 때인 만큼, 이제 생활 체험의 공간적 구조와 대상의 틀에 벗어나 이들과 함께 자유로운 차원의 이동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전시의 작품들을 보면 작가의 흉금(胸襟)에 새로운 神思의 경계가 꿈틀거리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비록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반경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관조 대상과의 관계에서 실존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의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식물. 꽃. 바람. 사람. 달 등등 불특정 다수의 여러 생명체들이 생명이라는 명분 하나만을 가지고 각자의 고정된 틀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차원의 예술적 감화력을 발현하고 있다. 감화력의 크기에 따라 예상치 못한 그 어느 곳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 또한 안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의 인식 안에서는 결코 끌어당길 수 없는 것들을 그는 수묵이 지닌 예술적 감화력의 명분을 빌려 그 가능함의 단초를 작품으로 부화시키고자 노력한 흔적이 나타나고 있다. 작가에게 변화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는 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고통스러운지도 보인다. 하지만 오늘의 이 모든 것은 그동안 배지민의 생활 속에서 순수경험과 실존감성의 철학적 씨앗이 건강하게 배양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그가 "어느 곳에서 그 무엇과 마주 할 지라도 자신을 관류(貫流)하고 있는 하나의 흐름을 놓칠 수 없었다."고 고백한 순수성에서 이미 그만의 神思가 작동하고 있었음을 체감할 수 있다. ■ 유미경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는 거실에 앉아 14개월 된 딸과 놀고 있으면 이 아기가 하루씩 성장하는 모습에 나 역시 생명적 기운을 받는다. 예전에 나의 눈에 비친 사물들이 대체로 고정되어 있었다면 요즘 나는 그 사물들이 마치 독특한 질서로 재구성 되고 살아나는 듯하다.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라는 정현종 시인의 시구처럼 나는 이러한 새로운 에너지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그림에 담는다. ■ 배지민
Vol.20150120b | 배지민展 / BAEJIMIN / 裵芝敏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