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동희_김지현_김치다_노지윤_림지 민정수_이설아_임창하_장서희 장인선_전병철_전혜지_정은별
기획 / 장서희_전병철_김치다_김동희 주최 / 서울특별시_세종문화회관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월,공휴일 휴관
꿈의숲 아트센터_드림갤러리 DREAM FOREST ARTS CENTER_DREAM GALLERY 서울 강북구 월계로 173(번동 산 28-6번지) Tel. +82.2.2289.5401 www.dfac.or.kr
1983년 개장한 용마랜드는 서울의 동북부지역을 대표한 놀이공원으로서 개장 초기에 짧은 호황을 누린 후 영업 부진에 시달리다 2011년 1월 문을 닫았다. 화려한 놀이기구의 반짝이는 조명 아래 각양각색의 추억들로 가득했던 용마랜드는 지금 음소거가 된 듯 조용하기만 하다. 현재 폐장 된 용마랜드는 잊었던 과거의 기억들을 회상시켜 잠시 동안 우리를 먹먹하게 만드는 공간이다. 그리고 드림갤러리가 위치한 꿈의 숲이 과거 놀이공원인 드림랜드가 있던 곳이라 위와 같은 역사를 가진 소규모 놀이공원인 용마랜드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상상을『Beyond Recall: 용마랜드』展으로 풀어내는데 가장 적합한 장소라 하겠다.
사실 기획단계 초기에는 드림랜드와 용마랜드를 같이 다루는 전시를 생각했지만 드림랜드의 경우에는 놀이공원의 흔적이나 자취가 거의 전무해, 아직은 놀이공원의 시설이 남아있는 용마랜드를 소재로 삼아 드림랜드의 현재와 과거를 반영하는 것이 더 용이하고 전시기획의도에 맞는다고 결정하였다.『Beyond Recall: 용마랜드』展 은 소규모 놀이공원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돌아보며, 현재 우리 사회와 이러한 놀이공원의 상관관계를 고찰하고 용마랜드나 드림랜드 같은 한국의 여러 작은 놀이공원들의 사회경제적 존재감을 살펴본다. 그리고 1980-90년대에 대량으로 생겨난 한국의 소규모 놀이공원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시간과 의미는 무엇일까라는 질문과, 이런 놀이공원들이 그 시대의 패러다임을 담은 작은 해방구이자 우리의 판타지를 채워준 실재했던 가상공간이었다는 관점에서 이 전시기획을 진행하려 한다.
또한 이 전시가 롯데월드, 에버랜드와 같은 대형 놀이공원에 비해 규모가 작은 놀이공원들의 활용과 발전에 대한 대안들을 생각하고 전시장소인 드림랜드가 꿈의 숲으로 변화한 과정들을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답답한 도심 속 작은 꿈의 공간이던 용마랜드가『Beyond Recall: 용마랜드』展을 통해 추억 속에서 부활하기를 기대한다. ■ 장서희_전병철_김치다_김동희
용마랜드는 놀이공원이었지만, 입구는 이미 용마산으로 들어가는 등산로로 변해있었고 놀이공원을 찾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스산한 느낌이 드는 것이, 보통 놀이공원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각이었다. 일요일 오전, 다른 놀이공원은 사람들로 붐빌 시간, 용마랜드는 마치 볼륨을 줄인 영상처럼 조용했다. 그곳은 내가 놀이터에서 마주했던 적막감이 확대된 느낌이었다. 뜯어지고 정리된 기구들은 이미 쓰레기더미와 함께 쌓여 있었고, 그 사이에서는 잡초가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그 쓰레기와 잡초 사이에서 색 바랜 핑크색, 노란색 등 놀이공원 특유의 색감들이 남아있는 것을 보고 마음 한쪽이 시려왔다. ● '용마랜드 썰매장'이라고 크게 쓰인 낡은 푯말 밑에는 등산로 입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막들이 늘어서 있었고 등산객들이 모여 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이제 거의 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썰매장 푯말과 그것을 대신해 늘어선 주막들은 상반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예전에는 어린이들이 놀던 동심의 공간이 지금은 어른들의 공간으로 바뀐 것에, 텅 빈 놀이터를 보았을 때와 비슷한 상실감을 느꼈다. 그것은 단순히 더 이상 놀이공원이 제 기능을 하지 않기 때문에 느껴지는 상실감은 아니었다. 어릴 때 놀던 공간이 사라지면서, 그것과 동시에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와 다시는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상실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느낌을 사진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었다. 대신 몇 번이나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기로 했다. 작업을 하면서 막힐 때마다 다시 용마랜드를 찾아가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때마다 느끼는 상실감은 우울하고 기분 나쁜 감정이 아니었다. 마치 여름 향기처럼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안타까운 감정이지만, 또 누구나 그런 감정을 간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상실감, 그리고 그런 감정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나의 시선을 담고 싶다. ■ 이설아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한 공간이 사라지는 경험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뛰어 놀던 골목은 아파트가 생겨났고, 편지를 보내던 우체통은 길가에서 찾아볼 수 없다. 엄마의 손을 잡고 산책 겸 즐겨 찾던 작은 놀이동산들은 대형 놀이동산에 밀려 하나 둘씩 모습을 감췄다. 음악을 들으며 추억의 거리를 걷는다는 것은 사치가 되어버린 것 같다. 각양각색의 빛을 뽐내며 서있는 높고 큰 건물들이 내 눈에는 나의 추억을 집어삼킨 괴물 같아 보인다. ● 용마랜드는 그 중 하나의 장소이다. 이미 경업 난으로 놀이기구들은 움직이지 않고, 알록달록 예뻤던 놀이기구들은 페인트가 벗겨져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이 공간이 그대로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누군가의 눈에는 폐 놀이공원일지 몰라도 누군 가에게는 수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There was Something 은 그런 추억을 회상하는 작업이다. 그곳에 무엇인가 있었다. 엄마 손을 잡고 신나게 뛰어가는 내가 있었고, 얼굴만한 솜사탕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던 내가 있었으며, 활기가 있었고, 즐거움이 있었고 시끄럽지만 거슬리지 않는 왁자지껄한 소리가 있었다. 구석구석 그런 추억이 묻어있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고, 나의 사진을 보는 사람들의 추억을 담고 싶다. 너무 바쁜 생활 속에 잊고 지내던 추억을 마주하고, 그 안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고 싶다. 다시 마주한 용마랜드는 내게 괴물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돼주었다. ■ 전혜지
놀이동산의 구조물들은 기구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사람들과의 상호 관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런 모습을 드로잉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표현해 보았다. 놀이동산과 관람객들과의 교차되는 무언가를 가시화할 수 있는 사물과 사물의 모습으로 나타내었다. 채워지지 않는 듯한 흔적만 남기고 지나간 듯한 지워지지 않는 듯한 느낌을 목탄이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서로 얼겨설겨 회전목마와 함께 돌아가고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 김동희
작은 도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에겐 더 다양한 추억들이 존재 한다. 특히 대규모 놀이공원이 아닌 크지 않은 작은 유원지들은 나에게 많은 추억들을 남겨주었다. 주말마다 산책 갔던 유원지, 가끔 친구들과 학교 끝나고 타러 갔던 다람쥐통, 하늘 자전거... 이런 공간을 통한 작업을 통해 어린 시절을 더 뚜렷이 기억해 낼 수 있었다. 내 사진을 통해 잠시나마 각자 자신의 어린 시절 내가 기억하는 작은 유원지들 처럼, 용마랜드를 기억하는 관람객들에게 그곳을 추억하는 시간을 제공 할 수 있길 바래본다. ■ 노지윤
용마랜드가 성황리 운영되던 그 시절은 이제 그립지만 돌이킬 수 없는 시절이 되어 버렸다. 이것은 마치 우리의 유년기, 우리의 동심의 세계와도 같다. 그리고 이곳은 우리들의 추억 속 어딘가에 있지만 딱히 지도에 표기하여 찾아 갈 수 없는 무인도와 같다. Desert 용마-island 작품 속 무인도에 정박된 용마랜드의 바이킹, 놀이기구, 그리고 부서진 조형물들은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용마랜드의 그때 그 시절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자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우리의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이다. ■ 장서희
유희 욕구 충족을 위한 몸의 체험 공간이라 볼 수 있는 놀이공원은 제공자나 제공 받는 자 모두의 욕망이 집결된 곳이다. 즐기고자 하는 인간의 분출만이 존재하는 그 곳에 조화와 융합의 상상력을 결합 하였다. 현실에선 놀이기구라는 거대한 사물이 인간의 욕구를 일방적으로 충족시켜주고 있지만, 작품 속 상상의 놀이동산은 은유, 유머, 조합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공간이다. 인간과 동식물의 결합, 생물과 무생물의 결합, 다양한 생활 오브제와의 결합 등을 통해 모든 욕망의 조화를 초현실적으로 나타내었다. ■ 민정수
눈에 보이지 않는 호흡을 보기 위해서 유리창에 대고 입김을 불어보면, 뿌옇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용마랜드의 화려한 불빛은 소멸했지만 그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그 곳에 가면 아직 따스한 입김의 호흡이 남아 있음을, 세상의 공기와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수히 많은 사람과 행복을 나눈 곳이 지금은 조금 쓸쓸하고 스산해 보이기도 하지만, 행복한 사람들의 호흡을 나눠가진 그 곳에 가서 나는 다시 입김을 불어 호흡을 나눈다. ■ 림지
Vol.20150120a | Beyond Recall: 용마랜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