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제민_박용식_박우성_백인태_서평주_손현욱 여경란_유은석_이광기_조문기_조장은_조흰곰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 SHINSEGAE GALLERY CENTUMCITY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남대로 35(우동 1495번지) 신세계 센텀시티 6층 Tel. +82.51.745.1508 shinsegae.com
모든 동물 중 유일하게 인간만이 웃을 줄 알고, 웃기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웃음은 생리적인 현상이지만, 오직 인간만 웃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감각이나 감성이 아니라 이성에 의해 나온다고 생각되어 예로부터 많은 철학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웃음은 광대나 코미디언의 바보 연기와 같이 보통 이하의 사람을 마주하면 나온다는 이론이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계속 이어져왔는데, 이 때문에 이후 많은 학자들은 웃음의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자제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웃음이 윤리적인 차원에서 부정적인 것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에 예술의 영역에서도 웃음을 유발하는 것은 피하도록 권고되었습니다. 희극이나 풍자화같이 웃음을 주는 장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런 류의 작품들은 비극이나 풍경화, 역사화에 비해 언제나 하등 한 것으로 취급 받아왔습니다. 어려운 일을 감내하고 극복하는 비극처럼 아름답고 숭고한 것을 보여줘야 하는 예술에 있어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담고 있거나 혹은 과장해서 보여주는 희극과 풍자화 등은 예술이 아니거나 혹은 저급한 것으로 여겨졌음을 짐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최근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과거와는 다르게 웃음을 자아내는 작품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작가들은 그 동안 예술에서 금기시되어왔던 유머, 위트, 풍자, 그로테스크 같은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대 작품들에서 이런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들이 시도되는 이유는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관계하고자 하는 작가들의 의도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베르그송은 그의 저서 『웃음』에서 "고유한 의미로 인간적인 것을 빼면 웃음이란 없다"고 했는데, 이 말은 미술작품에도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우리는 풍경화나 정물화와 같이 '작품에서 인간적인 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웃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 전시에 출품된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면, 웃음 너머 다양한 우리의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제민과 박용식, 손현욱, 조흰곰은 식물과 동물을 의인화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합니다. 그리고 미소 짓는 것 너머 약해 보이지만 약하지 않은 서민들의 모습과 이 도시 저 도시 사이의 경계와 간극들, 인간의 욕망들을 보여줍니다. 박우성과 유은석은 인간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히어로를 인간적인 모습으로 묘사하여 웃음을 유발합니다. 우리는 강하기만 할 것 같은 히어로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우리 자신에게 투영시켜 볼 수 있습니다. 여경란, 조문기, 조장은은 우리의 삶 속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을 찾아내어 작품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작품은 당연한듯한 우리의 일상을 과장하거나 강조하여 보여줍니다. 그리고 삼포시대라고 얘기되는 젊은이들의 힘든 상황도 담겨있습니다.
백인태, 서평주, 이광기는 우리의 삶 속의 여러 사회적 문제들을 희화화하여 보여줍니다. 우리가 간과하는 사회 곳곳의 여러 문제들이 이 작가들로 인해 다시금 되짚어보고 생각하게 합니다. 이렇듯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적극적으로 인간과 관계하여 웃음을 자아내고 더 나아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 신세계갤러리
Vol.20150114h | Life is a Comedy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