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공병훈_서완호_정보연_딩슈카이_리관관 리뤼_리바이밍_얀카이_왕준_팽리첸
주최 / (주)한국암웨이 후원 / 경기관광공사_북경아트노바100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10:00am~06:00pm
암웨이미술관 AMWAY ART MUSEUM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탄천상로 151번길 20(구미동 159번지) 암웨이 브랜드 체험 센터 2층 Tel. +82.31.786.1199 www.abcenter.co.kr blog.naver.com/amway_art
거짓 같은 진실, 진실 같은 거짓 ● 우리는 흔히들 '그림 같은 풍경' 혹은 '풍경 같은 그림'이라는 표현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헤켈의 모방으로 비롯된 예술의 미학을 말하지 않아도 인간 내면의 풍경 혹은 대상에 대한 은유적 표현은 '무엇과 같은'이라는 표현으로 대변되고는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 동안 은유적인 표현으로 설명되는 많은 예술 작품들은 우리가 본 것, 혹은 상상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예찬에 가깝게 설명된다. 구태여 어려운 미학적인 관념이나 철학적인 수식어들을 대입하지 않아도 당연히 보이는 것과 느끼는 것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할 때가 있다.
미술에서의 리얼리즘(realism) 경향은 그리는 대상에 대한 객관적인 묘사를 넘어선 주관적인 '같음'에 대한 표현의 완성이라고 본다. 즉 사물을 그린다는 것은 일차적인 대상에 대한 표현이다. 이 표현은 일반적으로 무엇을 나타내는 것으로 설명되기에 흔히들 '똑같이 그리는 것'이상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예술은 그리는 대상을 한정적으로 아름다운 것, 혹은 예술적인 것으로 국한하였다. 리얼리즘은 일상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것을 '리얼하게'표현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리얼리티'는 이러한 평범하고 고귀하지 못한 대상을 적나라하게 그려지는 것 자체가 예술적 수식어를 던져버리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본 것이다.
리얼리즘은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쿠르베(Gustave Courbet), 카라바조(Michelangelo da Caravaggio)의 회화에 등장한 리얼리즘은 시대가 갖는 모습과 종교적 사상이 있는 그대로 그려진다. 현대의 회화의 비구상적인 추상이나 왜곡된 형태들은 등장조차 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 1960~70년대 미국의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의 이반 카프(Ivan Karp), 로버트 벡틀(Robert Bechtle), 오드리 플랙(Audrey Flack), 말콤 몰리(Malcolm Morley)는 더 치밀하고 적나라하게 표현된 사실성을 제시하였다. 쿠르베의 시대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진과 장비들을 동원한 기술적인 도움이 있지만 말이다.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는 어떠할까. 디지털 미디어와 인터넷 속 이미지의 홍수는 더 이상 회화적 리얼리즘을 찾아 나서지 않아도 될 만큼 리얼하다. 사람들은 눈앞의 확실한 사실보다도 가상공간 속의 리얼리티를 즐긴다.
2014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리얼리티는 어떤 모습인가. 지금 자신의 눈앞에 사건에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그 사건을 당장이라도 인터넷을 통해 확인되는 이미지를 더 신용하겠는가. 한번 진지해 보자. 속된 말로 '리얼하다'는 것이 현실의 리얼리티인지, 아니면 자신이 보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는 리얼리티인지 말이다. 여기에 모인 한국과 중국의 작가들은 이러한 현실의 리얼리티를 자신만의 표현으로 드러낸다. 지금 현재 중국의 사회적인 모순성, 지금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현실성에 대한 물음이다. 그들은 똑같이 그리는 것은 단지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을 재현한 것뿐이다. 그 '같은' 그림이 보여주는 '거짓'같은 현실이 무엇인지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거짓' 같은 작품의 이미지는 '진실'로 오인된 우리의 현실이며, '진실'로 믿고 살아 온 우리의 현실 뒤에 숨어 있는 리얼리티의 불편함은 '거짓'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거짓'과 '진실'의 양면성은 서로를 신뢰할 수 없게 한다. 우리는 솔직한 이야기와 과장되지 않은 표현에 스스로가 부끄러워진다. 보이는 것이 현실이고 '진실'이라고 믿을 수 없는 현실, '거짓'같은 리얼리티가 '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말이다. 2014년 중국은 경제적 성장을 발판으로 많은 것들을 잃어가고 있다. 인간의 기본적인 사고와 행동들이 '거짓'같은 이상을 위해 '진실'처럼 포장되고, '진실'로 믿었던 이상은 '거짓'같은 현실로 무참하게 깨지고 있다. 중국의 모습과 우리의 모습은 별반 다를 것을 것이다. 현실의 삶 속에 던져버린 많은 이상과 진실들이 '거짓'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예술가들은 아직은 세상과 타협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그저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그려나갈 수밖에 없다. 그 표현이 리얼할 뿐, 가감(加減) 없는 행동들이 우리들을 당황스럽게 한다 해도 한 번쯤은 필요한 일들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2014년『리얼리즘: 시대의 자화상』은 이러한 현대인의 부끄러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다. 한 해가 가는 이 시간 스스로에게 삶의 '진실'이 '거짓'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스스로에게 '거짓' 같은 '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자. 어쩌면 '진실' 같은 세상의 당연함이 '거짓'처럼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 최기영
Vol.20150105b | 리얼리즘: 시대의 초상-2015 한중 신진작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