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01216b | 김범준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4_1219_금요일_06:00pm
후원 / 롯데백화점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요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롯데갤러리 안양점 LOTTE GALLERY ANYANG STORE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 88-1번지 롯데백화점 7층 Tel. +82.31.463.2715~6 blog.naver.com/lottegallery
키덜트(kidult)의 사전적 의미는 키드(kid-아이)와 어덜트(adult-어른)의 합성어로 아이들과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들을 일컫는다. 현대사회는 언젠가부터 개인에게 나이에 맞는 행동과 그에 따른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는 시대로 변모했다. 어린 시절 피터팬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 나이에 맞게 좋아하는 것을 바꾸고, 주변 사람들 혹은 주위 상황에 눈치를 보며 나이에 맞는 취미를 가지게 된다. 키덜트적 감수성은 성인이 된 후 틀에 박히고 강요 되어지는 각박한 현실에서 벗어나 포근한 동심으로 위안 받으려는 심리적 요인에서 발생 되었다. ● 만화캐릭터와 언어유희로 작업해 온 김범준 작가의 작품은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느낌의 귀여운 캐릭터를 소재로 사용하고, 마치 어린아이들의 말장난 같은 언어유희 작업을 보여주며 키덜트적 성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작가에게 있어 주된 주제 선택 기준은 가장 먼저 자신이 좋아하고, 그 누구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친숙한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에 있다. 어렵고 난해한 개념 혹은 고상한 이미지로 관람객을 이해시키기 보다는 재미있고 친근한 이미지를 통한 끊임없는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 어린 시절 만화 속 세상은 아름답고 그 속에 나오는 영웅은 모두 멋있게 그려졌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마주하게 되는 현실은 상상 속 모습이 아니고, 그 속에는 더 이상 영웅이 존재하지 않음을 발견하고 실망하게 된다. 만화 속 세상은 어른들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임을 알게 되고, 점차로 마음 속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김범준은 표면적으로는 어린 아이와 같은 취향의 귀엽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그 속에 작가적 관점을 투영시켜 작업하고 있다. 거창한 플롯 구조나 복잡한 복선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상당히 직접적인 모습들로 외적 코드화되어 있는 대상들을 풍자한다. 가령「ipig」를 살펴보면, 생태계 먹이사슬의 상위구조에 속하는 멧돼지를 자본주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애플사 로고를 접목시켜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현시대의 자본주의 논리를 풍자하는가 하면, 토실토실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입을 벌리고 있는 돼지의 모습에서는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부귀길상의 긍정적 이미지 또한 담아내고 있다.
언어의 이중성에서 시작한 언어유희를 바탕으로 한 풍자와 장난스런 유머러스 함은「sheepsaekkideul」이라는 작품 속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언뜻 욕설처럼 느껴지는 이 단어는 영어로 양을 뜻하는 sheep과 우리말의 어린 짐승들을 뜻하는 새끼들(saekkideul)를 합성한 말로, 어린 양들을 의미한다. 작가는 인간과 양이 무리를 이루어 생활한다는 공통점을 찾고, 지나치게 거대해진 사회 구조 속에서 그 영향에 대항할 힘이 없어 과거 어느 때보다 사회 조직에 수동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판적인 어투로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기계문명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빠르게 변해가는 삶 속에서 본연의 가치를 지키려는 인간군상의 모습 또한 살펴볼 수 있다. 의인화된 열 마리의 양들은 각각 개성을 담은 다양한 표정으로 제각기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 이는 비슷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우리네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작가 김범준의 작품은 재미있다. 그리고 쉽게 다가온다. 이는 우리가 보고 자라온 익숙한 캐릭터를 소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의 작품 속에서 보여 지는 유머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웃음 이면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키덜트적 성향이 담긴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만들어내지만 실제는 사회적 문제나 구조적 문제를 풍자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에게 유머를 통한 유쾌함과 가벼움 속의 반전 미학은 치밀하게 계산된 예술적 전략으로, 귀여운 이미지와 화려한 색채, 재치 넘치는 감각으로 보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고, 친숙한 캐릭터를 원래 그들이 놓여있는 맥락과 다른 상황으로 구성하여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집어 놓으며 새로운 모습에 대한 재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키덜트적 감수성은 현대사회 속에서 느껴지는 어른들의 피로감, 불안감을 어린 시절 행복한 추억 속에서 위로를 찾으며 쉬어갈 수 있는 충분한 소재이다. 김범준은 젊은 작가 특유의 신선한 감각으로 어찌보면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키덜트적 감수성을 토대로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에게 있어 작업을 한다는 것을 젊은 작가로서 치열한 미술세계에서 생존을 의미함과 동시에 자신의 유년기 추억을 끄집어내어 작가 자신과 대화를 시도하며 세상과의 소통을 이루고자 하는 바램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한 키덜트적인 것은 순수하고 재미있으나 단순한 것, 유치하고 진지함이 결여된 것이라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이미지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고, 나아가 젊은 작가로서 미술시장에 자신의 작업세계를 굳건히 드러내고 싶은 선명한 의지의 발로인 것이다. ■ 나민환
내가 어릴 적 바라보던 세상과 지금 어른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많이 다르다. 난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운동장이 너무 커서 등굣길이 항상 불만스러웠다. 하지만 지금 나의 눈에 그 초등학교 운동장은 아주 작고 평범한 모래 바닥에 불과하다.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고 동심이 있다. 하지만 차츰 자라게 되면서 환경에 따라 하나 둘씩 변하고 잊혀져간다. 어릴 적에 나를 지배하던 만화 속 캐릭터들... 난 그것들을 보면서 자랐고 그것들 때문에 울고 웃었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도 모르게 대중매체(mass media)에 의해 꾸며진 허구 속에 빠져서 어쩌면 그렇게 길들여 진건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변했고 시대에 따라 캐릭터들도 많이 변했다. 요즘 어린이들이 보는 같은 만화지만 내가 보던 만화와는 분명히 다르다. 어른들은 알지만 아이들은 모르는 것들 혹은 요즘 아이들은 알지만 어른들은 모르는 것들의 아이러니함, 고정관념, 이런 것들을 동심으로 돌아가 캐릭터라는 하나의 코드로 풀어보려 한다. ■ 김범준
Vol.20141220j | 김범준展 / KIMBUMZUN / 金範俊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