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4_1212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송은 아트스페이스 SONGEUN ARTSPACE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75길 6(청담동 118-2번지) Tel. +82.2.3448.0100 www.songeunartspace.org
2011년에 새롭게 개편된 송은미술대상이 올해 14회를 맞이하여 총 4인의 수상 작가 전시를 개최합니다. 송은미술대상은 유망한 미술작가들을 발굴·지원하고자 2001년에 제정된 이래 공정한 지원기회와 투명한 심사제를 통해 수상자들을 배출해 왔습니다. 올해에는 441인의 지원자가 참여했으며 온라인 포트폴리오 예선심사와 본선 실물작품 심사를 통해 도수진, 이진주, 전소정, 조소희 작가가 수상작가로 선정되었습니다. 본 전시는 수상작가 4인의 작품세계를 선보이는 자리이자 대상 1인과 우수상 3인 수상자를 최종 확정하는 자리입니다. 최종발표는 전시기간 중에 공지되며 대상 수상자는 우수상 상금 외 추가 상금과 함께 향후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의 개인전 개최 기회를 지원받습니다. ● 본 전시를 통해 수상작가들의 작업세계가 보다 널리 소개되고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과 소통이 확장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미술계의 버팀목이 될 수상 작가 모두에게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 드립니다.
도수진 ● 도수진은 공간과 건축구조물에 관심을 갖고 이를 새롭게 재해석해 보여주는 장소 특정적인 설치작업을 전개해 왔다. 작가 본인이 살았던 여러 공간들을 최소한의 건축적 구조물로 재구성한「The Room」시리즈를 비롯해 비어있는 방을 사진, 미디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현해 부재의 감정을 드러내는「Empty Rooms」(2012), 윈도우 필름이 부착된 유리 건축물이 시간에 따라 투과된 빛으로 인해 전혀 다른 공간으로 체험되는「Behind the Doors」(2013) 등을 선보인바 있다.
본 전시에서는 정치, 경제, 종교적 이슈를 비롯하여 한국사회의 시대상이 반영된 공간들에 주목하여 이를 형성하는 사회구조에 대한 작가의 관점과 통찰이 조명된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도시에 촘촘히 들어서있는 아파트, 대형마트, 러브호텔, 고시원 등과 같이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의 시각화를 통해 타인과 사회를 인식하고, 경제발전을 위해 무차별한 도시 개발을 추진해 온 사회와 현실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고자 한다.
이진주 ● 이진주는 기억에 관한 성질과 의미에 관심을 갖고 사람들이 경험에 의해 인지하는 사회적 현실과 삶의 모습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전개해 왔다. 작가는 자신의 과거 경험으로부터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불안한 심리를 첫 개인전 "무늬에 중독되다(2006)"에서 보호색으로 연출해 표현하기 시작했으며, 이어 "모든 입 다문 것들의 대화(2008)"에서는 본격적으로 개인의 경험을 통한 기억의 의미를 관찰하고 세밀한 드로잉과 언어로 작업을 전개해 나갔다. 최근에는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2014)", "단서의 경로들(2014)" 등의 전시를 기억의 보편성에 더욱 집중해 이를 심화시킨 '심리적 풍경화(Psycholandscape)'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최근작「가늠」,「열림과 닫힘」을 비롯한 신작과 드로잉 작품들이 함께 조명된다.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검은 비닐봉지, 가위, 천막, 등 일상의 사물들과 특정화되지 않은 인물들은 누구나 공통적으로 가질만한 경험과 기억을 상기시키는 매개체로 작용하며 내러티브의 확장을 유도한다. 기억과 감정에 따라 형성되는 내면의 풍경을 다루는 이진주는 우리가 지각하는 실재 풍경과 구별되는 심층적인 소통의 통로를 제시한다.
전소정 ● 전소정은 주변에서 만나는 일상 속 전문가들이 보여주는 예술적 태도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삶을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선보이는 작업을 전개해 왔다. 미술학도였던 극장 간판장이의 이야기를 다룬「되찾은 시간」(2012), 40년간 미싱사로 살아온 인물의 삶을 다룬「어느 미싱사의 일일」(2012) 등의 작품을 통해 일상과 예술의 경계에 있는 이들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전시 "예술하는 습관(2012)"에서는 본인이 직접 광대에게 줄타기를 배워 평균대 위를 걷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 예술가가 처한 현실과 다양한 경계를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열두 개의 방」(2014)과「보물섬」(2014)은 무한히 이어진 음계를 조율하는 피아노 조율사와 거센 물살을 이겨내는 제주 해녀의 이야기를 다루며, 이들의 삶을 통해 예술과 일상이 구분되지 않는 이상적인 예술가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작가는 급격한 근대화로 개인 노동의 가치와 전통을 잃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 온 일상 전문가들의 모습을 통해 전통과 현대, 노동과 예술, 현실과 이상의 대립을 드러낸다.
조소희 ● 조소희는 실, 휴지, 거즈 등 가볍고 연약한 일상의 오브제가 갖는 속성에 관심을 갖고 예술을 바라보는 자신의 가치관과 사유를 구체화시켜왔다. 첫 개인전 "지영이의 장롱"(2002)에서부터 시작된 작가의 일상에 대한 관찰과 주목은 "두 개의 방"(2005), "여행 voyage"(2006), "아홉 개의 사다리"(2014) 등의 개인전을 거쳐 예술과 일상이 합치되는 바에 대한 고찰로 이어졌다. 이러한 작가의 신념은 때로 시(詩)나 철학적 관점에서 투영되거나 퍼포먼스 등을 통해 다각도로 조명한 바 있다.
본 전시에서 작가는 '보이지 않는 것', '인지할 수 없는 것' 등 형이상학적 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에 주목하여 예술에 대한 자신의 고민과 가치관을 다루고 있다. 작품 속 다양한 오브제들은 물과 불, 빛과 색, 그리고 기하학적 도형 등 보이지 않는 것을 상징하며 전시장 위로 뻗은 계단을 올라 마주하는 작은 방은 예술에 대한 반성적 의식과 태도를 집약적으로 담고 있다. 이러한 설치 작업 가운데 물구나무 서기를 반복하는 퍼포먼스는 당연시되는 상식과 가치관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예술가의 방식과 자세를 비유한다. 조소희의 작업은 쉽게 잊혀지는 일상의 오브제가 갖는 힘에 대한 사유와 힘, 그로 인해 교차되는 역설적인 미학을 고찰하며 예술에 대한 작가의 실존적 태도와 예술가로서의 삶이 실천되는 바를 보여준다. ■ 송은 아트스페이스
Vol.20141212e | 제14회 송은미술대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