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私)적인 시간 Private Time

누구나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자신의 약점이나 콤플렉스가 있다. 그리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사적인 시간을 가지게 되는데, 이 때 약점이나 콤플렉스는 대부분 오픈하게 된다. 나는 인기 히어로 캐릭터들의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그들의 사(私)적인 시간을 상상하고 또 현대인들의 생활과 삶에 비유하여 우리들의 일상을 전시장으로 옮겨놓고 각자의 삶에 '나는 어떤가?' 라는 질문을 던져 본다.

유은석_Good morning baby_FRP, 캔디도장_70×40×30cm_2014

유은석_Good morning baby_FRP, 캔디도장_70×40×30cm_2014

2014년 6월. 나에게 큰 사건이 벌어졌다. ● 롯데백화점 광복점 옥상공원에 설치되어 있었던 나의 발기된 스파이더맨 작품사진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고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선정성 논란이 일어났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롯데백화점 측으로부터 작품의 특정부위 변형 또는 작품철수를 권고 받았다. 작품철수를 선택하게 되었고 철수 되었다는 소식이 또 전해지면서 국내외 언론과 sns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작품철수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사람들은 다비드 상과 비교하며 외설이다 아니다 를 자신의 생각대로 주장했다. Good morning baby 는 발기한 꼬마스파이더맨을 형상화 함 으로써 발기된 성인스파이더맨이 외설이었다면 이것은 어떻게 생각 하는가 라는 나의 질문이다.

유은석_Smile_렌티큘러_100×100cm_2014

유은석_스마일을 좋아하는 겁쟁이 헐크의 방_FRP, 우레탄도장_360×250×250cm_2014

유은석_스마일을 좋아하는 겁쟁이 헐크의 방_FRP, 우레탄도장_360×250×250cm_2014

유은석_스마일을 좋아하는 겁쟁이 헐크의 방_FRP, 우레탄도장_360×250×250cm_2014

이번 전시는 전시공간을 「스마일을 좋아하는 겁쟁이 헐크의 방」 이라는 설정으로 설치한다. 방 이라는 공간은 개인에게 아주 사적인 공간이다. 대중들에게 헐크라는 캐릭터의 이미지는 무엇이든 부수고 던져버릴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진 초인이다. 그런 헐크가 자신의 방에 나타난 쥐가 무서워 육중한 몸을 움직여 도망가고 있는 모습을 통해 들키고 싶지 않은 자신의 약점을 사적인 공간에서 드러내고 있다. 또 캐릭터 설정 상 분노를 하고 흥분을 해야 초인으로 변하는 헐크는 웃는 모습을 볼 수 없다. 웃을 수 없는 헐크를 스마일을 좋아하는 헐크로 바꿔, 스마일심볼 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겁쟁이 헐크의 이미지를 전시장에 재현 해놓으므로써 웃고 싶지만 마음껏 웃을 수 없는 2014년의 많은 사건,사고들을 전시장에서 되새겨본다. ■ 유은석

Vol.20141209g | 유은석展 / YOOEUNSUK / 劉殷碩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