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주)신세계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2014_1203 ▶ 2015_0120
신세계갤러리 본점 SHINSEGAE Gallery 서울 중구 소공로 63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12층 Tel. +82.2.310.1924 shinsegae.com
2015_0123 ▶ 2015_0224
광주신세계갤러리 GWANGJU SHINSEGAE GALLERY 광주광역시 서구 무진대로 932 신세계백화점 1층 Tel. +82.62.360.1271 department.shinsegae.com
2015_0226 ▶ 2015_0330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 SHINSEGAE GALLERY CENTUMCITY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남대로 35(우동 1495번지) 신세계 센텀시티 6층 Tel. +82.51.745.1508 shinsegae.com
2015_0401 ▶ 2015_0427
인천신세계갤러리 INCHEON SHINSEGAE GALLERY 인천시 남구 관교동 15번지 신세계백화점 5층 Tel. +82.32.430.1158 shinsegae.com
올해 1월 98세의 나이로 작고한 김보현 (1917-2014)은 1955년 미국으로 이주한 재미1세대 작가로, 미술사적으로는 미국 추상표현주의 회화에 동양의 정신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Po Kim으로 더 널리 알려진 그를 기리기 위해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미술계 내외 저명인사들이 모여 추도식을 가질 정도로 김보현의 작품 세계는 그 독자성을 인정 받아왔습니다. "옛날에 나의 인생이 별로 순조롭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고통이라든가 그런 것을 잊어버리고 환상적인 것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환상세계를 그림으로써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죠. 말하자면" (김보현) 김보현의 작업은 그의 굴곡 많은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그의 삶을 되짚어보는 것은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 토대입니다. 김보현이 보현寶鉉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것은 그의 화업 일생 60년에서 고작 10여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미술교육을 받은 후 1946년 귀국하여 조선대학교 미술학과의 교수로 재직하던 김보현은 해방 후의 혼란기에 공산주의자라는 혐의로 고문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습니다. 역설적이게도 6.25 발발 후 인민군 치하에서는 친미반동 혐의로 시달렸습니다. 이때 입은 정신적 외상은 전 생애에 걸쳐 그의 작업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좌우익 모두로부터 정신적, 신체적 고초를 겪은 김보현은 1955년 일리노이 대학 교환 교수 신분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40년간 한국은 물론, 한국 미술계와 철저히 단절한 채 포 킴 Po Ki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합니다.
김보현의 60년대 추상표현주의는 당대 유행하던 미국적 추상표현주의와 구분되는 독자성으로 현지 미술계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드 쿠닝Willem de Kooning과 클라인Yves Klein 또는 일련의 액션페인터들이 "무의식"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제스처나 우연적 효과에 집중한 반면, 김보현은 마치 서예의 획을 긋듯 사색과 집중에서 비롯된 의식적인 붓질로 화면을 구성했습니다. 이 때문에 동양적 정신과 서양적 미감의 융합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김보현은 괴로움의 근원인 자신의 과거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보다는 회화적 에너지로 승화시켜 보다 서정의 차원에서 개인적인 감정을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그의 사연을 모르는 이가 그가 겪어온 고통스러운 사건들을 작품에서 읽어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두운 색채의 흥분된 화면의 초기작들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원색의 경쾌한 필치가 늘어나 종래에는 화면을 가득 메우게 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불안과 절망, 희망, 치유의 감정 등 작가의 정신적 변화 양상을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신세계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그가 뉴욕에서 작가로서의 입지를 확보하면서, 특히 평생의 반려자인 실비아 올드Sylvia Wald(1915-1912)를 만난 이후부터 제작한 구상회화들입니다. 고도의 관찰력이 돋보이는 색연필 정밀묘사들과 추상적 유화로 화면을 구성해온 전작들과의 연계성을 찾기 어려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들은 작가가 스스로 밝혔듯 "본질의 인지를 방해하는 것을 모두 비워내고 오롯이 대상만을 남겨 초월적 진실을 추구한다"는 목적론적 측면에서 전작인 사색적 추상회화와 궤를 같이 합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즈는 그의 정밀회화가 "사실주의와 추상주의가 절묘하게 조화된 수작"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80년대 후반부터 김보현은 대형 캔버스 작업을 시작하고 이를 말년까지 이어갔습니다. 이 새로운 회화 시리즈에는 추상표현주의의 역동적 필치와 사실적 구상성이 한 화면에 섞여있습니다. 그는 그림 그리는 과정 자체를 매우 중요시 했는데 이를테면 캔버스에 사람을 그리는 데서 자연스럽게 내러티브가 발생하고 이야기가 꼬리를 물어 작가의 관념 속의 기억들을 물상화 해내는 식입니다. 순간의 착상을 자동기술적으로 캔버스에 옮긴 그의 작업 태도를 두고 혹자는 '즉흥적인 재즈음악가'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 이 회화 시리즈에서 우리는 김보현이 청년시절 고통스럽게 겪어낸 악몽의 반대편에 있는 이상향, 즉 낙원의 파노라마를 엿보게 됩니다. 작품의 주된 도상은 극락 같은 즐거움의 동산에서 여러 동물들, 새들과 더불어 서로 뛰놀고 있거나 어울려서 쉬고 있는 누드 인물들입니다. 이 일상 현실에서 분리된 꿈과 같은 낙원은 완전히 형이상학적인 세계의 것 만은 아닙니다. 자신의 아틀리에와 뉴욕 교외의 별장에 동식물이 가득한 자연을 꾸며놓고 세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살아가는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만족하면 작가는 그만이다. 도달할 수 없는 미의 진실을 끊임없이 추궁하면서 매일 더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로 붓을 들지." (김보현)
김보현은 2012년 초 작업실에서의 부상으로 2차례에 걸친 대수술을 받지만 2014년 1월 98세로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붓을 놓지 않습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작품 「새로운 생」은 그의 최후의 대작으로 96세의 노구를 휠체어에 의지한 채 그렸다고는 믿을 수 없이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평생 피안彼岸의 세계를 응시해 온 김보현은 삶을 마무리하는 시기에 이르러서는 외려 화면에서 관념의 세계를 걷어냅니다. 인간의 실루엣으로 짐작되는 컬러 테이프 콜라주를 제외한 구체적인 형상들은 모두 휘발됩니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50여년 전 작업들보다도 더 힘이 넘치는 듯 보이는 신체의 제스처입니다. 높이 183cm 너비 450cm의 거대한 캔버스를 호방하게 메운 그의 붓질은 "온 몸으로 그릴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생생한 날 것의 존재감을 담습니다. 이는 작가의 삶은 결코 신체의 소멸로 끝나지 않는다는 자기증명이기도 합니다. 신세계갤러리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아 자신의 신체와 생명력을 캔버스에 오롯이 남겨 놓은 작가를 마주해 보시기 바랍니다. ■ 신세계갤러리
□ 키즈 아트 클래스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리스 만들기』 알록달록한 펠트 천을 이용하여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만들어봅니다. 다양한 색상의 도형 및 패턴을 조합하며 평면과 입체의 개념을 익혀보는 수업입니다. 일시: 12.7 일, 12.13 토, 12.14 일, 12.20 토, 12.21 일 오후 14-16시 장소: 본점 12층 갤러리 대상 : 7-12세 재료비 5000원 예약 문의 : 02-310-1924
□ 도슨트와 함께하는 전시관람 상시 운영, 현장방문 및 전화예약
Vol.20141207a | 김보현展 / PO KIM / 金寶鉉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