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弓)의 목소리 _ 활쏘기 퍼포먼스

이수영展 / LEESOOYOUNG / 李秀榮 / performance   2014_1121 ▶ 2014_1123

이수영_활의 목소리_퍼포먼스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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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간 2014_1121_금요일_07:30pm 2014_1122_토요일_03:00pm 2014_1123_일요일_03:00pm

기획 / 이수영(미술작가) 활쏘기 지도 / 전용훈(국궁(國弓) 사범) 출연 / 이수영_전용훈_이상묵_유진선_이영은_장정은

후원 / 인천아트플랫폼

인천아트플랫폼 INCHEON ART PLATFORM 인천시 중구 제물량로 218번길 3구 Tel. +82.32.760.1000 www.inartplatform.kr

안무 평론가 김남수와 인터뷰, 2013 이수영 : 요즘 내게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활(弓)에 중독된 것이다. 몸살을 앓으며 활을 배우고자 하지만, 활은 쉽게 늘지 않는다. 과녁까지 145미터. 홍심(紅心)을 향해 날린 살(矢)은 그 먼 길을 가며 번번이 방향을 잃는다. 마음을 다치고 집에 돌아오지만, 몸은 다시 붉은 과녁을 목말라 한다. 내 몸이 이렇게 까지 뜨겁게 홍역을 앓아 본 적이 있는가. 몸의 이 열기는 무엇인가. 김남수 : 무병(巫病)이에요. 지금 무병을 앓고 있는 거예요. 샤먼의 전통적인 인스트루먼트(instrument) 중에 활이 있잖아요. 활로 점을 치는 여러 방법이 있어요. 화살을 쏘는 방향과 날아가는 포물선의 형태, 낙하지점을 종합 판단하여 점을 치는 방법과 활을 당기고 나서 여운을 듣는 방법이 있죠.

이수영_활의 목소리_퍼포먼스_2013
이수영_활의 목소리_설치_2014
이수영_활의 목소리_설치_2014

이수영 : 그것이 목소리인가요? 김남수 : 목소리죠. 목소리는 신으로부터 오는 거예요. 유대 신비주의에서는 신의 목소리를 알레프라고 해요. 소리가 나기 이전, 신이 성대를 지나갈 때의 헛바람 소리라고 해요. 소리를 만들기 이전의 어떤 상태가 알레프죠. 전표현적인 단계. 무심한 상태. 자기 자신이 미발의 상태에 있는 거죠. 이수영 : 그렇다면 명중했을 때 모든 문제가 풀리는구나. 선찰지형(先察地形), 후관풍세(後觀風勢). 땅을 살피고 바람을 읽어 몸과 활과 살(矢) 삼재가 리듬을 타면 그 목소리가 과녁의 붉은 중심을 뚫는 것으로 천지간에 일대 사건이 일어나는구나. 관중(貫中)으로 신이 하강하는 구나. 활은 점(占)이다. 김남수 : 점(占)이라는 것은 인간이 몸으로서 이 세계에 한 발 더 들여놓아 이 세계와 일치감을 갖는 한 순간이죠. 얼마나 짜릿한 것이에요. 아, 내가 살아있구나! 별안간 살아있다는 쾌감이 있는 거죠. 존재감. 존재의 쾌감. 그걸 못 느끼기 때문에 권태롭거든요. 살고 싶지 않은 거예요. 이수영 : 비밀이 거기에 있어요? 김남수 : 비밀이 거기에 있어요! ■

이수영_활의 목소리_퍼포먼스_2013
이수영_활의 목소리_설치_2014

이수영은 활 배우기를 시작하여 붉은 홍심(紅心)에 뜻을 두고 마음을 바르게 하고 몸을 바르게 하고자 수련하였으나 열풍 속에 과녁이 백보 밖에 있으니 시위를 떠난 화살은 좌우분기(左右分岐)하기를 거듭하였다. 벚꽃이 구름처럼 피어 눈처럼 흩날리던 2014년 중춘(仲春) 사월 초엿새 사우(射友)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드디어 다섯 개의 화살이 살걸음을 곧게 하여 과녁을 뚫는 몰기(沒技)를 하였다. 활과 화살이 흔들리는 것은 마음이 엉키고 기가 주린 것에 있음을 잊지 말고 궁시(弓矢) 잡음을 심고(審固)하게 하여 정진할 것이다. (이수영 몰기(沒技) 첩지(帖紙) 중에서, 2013)

Vol.20141121d | 이수영展 / LEESOOYOUNG / 李秀榮 / performanc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