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4_1119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2-1(관훈동 100-5번지) Tel. +82.2.736.6669 www.galleryis.com
아우터 레이어의 이면 ● 갤러리 벽에 걸려 있는 하얀 물체들. 그것은 분명 우리 신체의 부분들을 이렇게 저렇게 구성한 부조다. 신체의 파편화 그리고 파편화된 신체의 통합. 그 오래된 『신체의 파편화』란 주제. 김옥구에게서 '신체의 파편화'란 주제는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된다. 작가는 다음 단계에서 파편화된 신체를 더듬더듬 붙여나가 하나의 판 조각을 만들어낸다. 앞의 과정은 '이완작용'이고, 뒤의 과정은 '수축작용'이다. 망치를 통해 해체되어 풀어졌던 신체는 작가의 손을 통해 다시 성형되어 통합된다. 이완과 수축. 이 두 과정은 김옥구의 작품에서 하나의 열린 구조로 작동한다. 이원성(二源性)이 아니라 이중성(二重性)이다. 이중성이라는 것은 생성으로서의 존재가 갖는 속성이다.
이완과 수축이라는 생성의 이중성 전략의 이면에는 이중의 해체 전략이 놓여 있다. 작가는 단지 신체를 파편화함으로써 해체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유기체라고 하는 아름다운 가상을 파편화된 신체로 조각냄으로써 기능을 잃은 기관으로 한 번 더 해체한다. 손이며 발, 입, 젖가슴 들은 제 기능을 망각한 채 부정형의 판 위를 둥둥 떠다니다 정박된다. 일련의 「layer」란 작품들의 이름표는 우연한 정박의 한 순간을 지칭하는 분류 기호가 된다. 작품들은 한 순간 정박된 표면을 떠내는 방식으로 반복 생성된 '기관 없는 신체'들의 일련의 사례들이다.
파편화되었을지언정 신체는 웅얼웅얼 조각난 말을 소리 낸다. 기관의 기능은 망각되었을지언정 유전인자는 남아 망실되지는 않았다. 각각의 작품 혹은 사태는 조금씩 다른 특유의 서사를 언뜻 드러내는 하나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한 순간 빛났다가 스러지는 섬광처럼. 이 지점이 김옥구의 작품이 추상으로 휘발되거나 구상에 발목 잡히지 않고 재현을 교묘하게 빠져나간 출구다. 고정된 재현의 폭력을 끊고 잔인한 감각의 상태로 몰고 가는 작가의 전략이다. 신체는 문 밖에서 익명성으로의 이전되어 신체 이전으로 돌아가 탈-유기체가 된다. 이로써 '파편화된 신체'라는 그 오래된 주제는 늘 생성되는 새로운 주제로 변화되는 연금술적 순간을 맞는다. ■ 채미애
Vol.20141119g | 김옥구展 / KIMOKGOO / 金沃九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