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er Layer

김옥구展 / KIMOKGOO / 金沃九 / sculpture   2014_1119 ▶ 2014_1125

김옥구_Layer3_F.R.P_170×250×56cm_2014_부분

초대일시 / 2014_1119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2-1(관훈동 100-5번지) Tel. +82.2.736.6669 www.galleryis.com

아우터 레이어의 이면 ● 갤러리 벽에 걸려 있는 하얀 물체들. 그것은 분명 우리 신체의 부분들을 이렇게 저렇게 구성한 부조다. 신체의 파편화 그리고 파편화된 신체의 통합. 그 오래된 『신체의 파편화』란 주제. 김옥구에게서 '신체의 파편화'란 주제는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된다. 작가는 다음 단계에서 파편화된 신체를 더듬더듬 붙여나가 하나의 판 조각을 만들어낸다. 앞의 과정은 '이완작용'이고, 뒤의 과정은 '수축작용'이다. 망치를 통해 해체되어 풀어졌던 신체는 작가의 손을 통해 다시 성형되어 통합된다. 이완과 수축. 이 두 과정은 김옥구의 작품에서 하나의 열린 구조로 작동한다. 이원성(二源性)이 아니라 이중성(二重性)이다. 이중성이라는 것은 생성으로서의 존재가 갖는 속성이다.

김옥구_Layer4_F.R.P_138×77×21cm_2014
김옥구_Layer6_F.R.P_132×125×25cm_2014
김옥구_Layer7_F.R.P_128×72×37cm_2014

이완과 수축이라는 생성의 이중성 전략의 이면에는 이중의 해체 전략이 놓여 있다. 작가는 단지 신체를 파편화함으로써 해체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유기체라고 하는 아름다운 가상을 파편화된 신체로 조각냄으로써 기능을 잃은 기관으로 한 번 더 해체한다. 손이며 발, 입, 젖가슴 들은 제 기능을 망각한 채 부정형의 판 위를 둥둥 떠다니다 정박된다. 일련의 「layer」란 작품들의 이름표는 우연한 정박의 한 순간을 지칭하는 분류 기호가 된다. 작품들은 한 순간 정박된 표면을 떠내는 방식으로 반복 생성된 '기관 없는 신체'들의 일련의 사례들이다.

김옥구_Layer9_F.R.P_56×10×21cm_2014
김옥구_Layer10_F.R.P_84×58×26cm_2014
김옥구_Layer12_F.R.P_60×51×18cm_2014_부분

파편화되었을지언정 신체는 웅얼웅얼 조각난 말을 소리 낸다. 기관의 기능은 망각되었을지언정 유전인자는 남아 망실되지는 않았다. 각각의 작품 혹은 사태는 조금씩 다른 특유의 서사를 언뜻 드러내는 하나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한 순간 빛났다가 스러지는 섬광처럼. 이 지점이 김옥구의 작품이 추상으로 휘발되거나 구상에 발목 잡히지 않고 재현을 교묘하게 빠져나간 출구다. 고정된 재현의 폭력을 끊고 잔인한 감각의 상태로 몰고 가는 작가의 전략이다. 신체는 문 밖에서 익명성으로의 이전되어 신체 이전으로 돌아가 탈-유기체가 된다. 이로써 '파편화된 신체'라는 그 오래된 주제는 늘 생성되는 새로운 주제로 변화되는 연금술적 순간을 맞는다. ■ 채미애

Vol.20141119g | 김옥구展 / KIMOKGOO / 金沃九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