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상품들을 소재로 꾸준한 작업을 보여주는 이이정은 작가의 개인전이 레이블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는 상품의 이미지에 집중하여 상품의 포장 즉 알맹이가 아닌 껍데기를 그림으로써 현상을 통해 본질을 드러내려 한다. ● 한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유사한 형상으로 일관된 작업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작품도 경이롭지만 주제는 변하지 않되 조금씩 진화하는 작업을 지켜보는 것은 보는 이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이정은 작가의 작업은 후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진열된 상품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하였고 그렇게 그린 작품을 마트에서와 같이 쌓아올리듯 설치하여 관람자들로 하여금 상품소비와 예술의 경계의 모호함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소멸되는 패키지에 대한 연민과 함께 '소비'와 '욕망'이라는 같은 속성으로 대형마트의 상품진열과 마천루 구조와의 유사성에 집중하여 표현한 작품들을 보여주었었다.

이이정은_Monument for someone 2011-05_디지털 프린트에 혼합재료_15×25cm_2014

이이정은_Monument for someone 2011-03_디지털 프린트에 혼합재료_45×46cm_2011

이이정은_Monument for someone 2014-01_디지털 프린트에 혼합재료_47×56cm_2014

이이정은_12 bottles for sweet 2014-01_디지털 프린트에 혼합재료_30×85cm_2014

이번 전시에서는 그 '상품'들이 바로크적 실내풍경에 생경하게 자리 잡았다. 낯설지만 익숙한 그리고 현실과 비현실이 겹친 듯한 이 매력적인 풍경을 통하여 현대사회에 있어서의 소비문화 현상에 대한 인식과 예술이라고하는 그 무거운 주제의 벽을 넘나들 수 있는 부요한 미적경험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 레이블갤러리

Vol.20141119f | 이이정은展 / YIYIJEONGEUN / 異李貞恩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