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시간들

여러분은 언제 '점프'하시나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신이 나서 그 흥을 주체할 수 없을 때, 또는 높은 곳으로부터 탈출을 감행해야 하는 위기의 상황에서 점프를 하게 됩니다. 어떤 상황들을 건너뛰거나 제쳐 두어야 할 때 머릿속으로 '점프!'를 외치며 잠시 현실을 벗어나기도 합니다. ● 2004년부터 사진 작업을 통해 점프에 대한 주제를 지속적으로 다뤄온 작가는 여행 중 우연히 만나는 이들의 점프 컷, 전시장에 찾아온 관람객들, 쌍둥이 딸들의 점프까지 다양한 배경과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인물들의 점프 행위를 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영상에는 수년간 이렇게 수집된 각양각색의 점프하는 이들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점핑 이미지들을 통해 점프에 성공한 이들의 기쁨부터, 너무도 찰라 여서 혹은 세월에 퇴색되어 잡기 어려운 기억에 대한 아쉬움 까지 다양한 시공간에서 만들어진 감정들을 만나게 됩니다.

유지숙_Time trace_사진_34×52cm_2014

유지숙_Time trace_사진_52×34cm_2014

서로 다른 시간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들은 점프와 함께 등장하는 색색의 풍선들을 통해 다시 전해집니다. 생일, 프러포즈, 신장개업과 같이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애용되는 풍선은 우리의 순간들을 가장 빛나게 만들어 주고 버려지는 일회용품 중 하나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탐스러웠던 풍선들은 색이 바래고 공기가 빠지며 그 형태도 볼품없어지게 되지요. 그 과정만큼 풍선은 다양한 시간들을 함축하게 됩니다. 풍선이라는 사물이 지닌 이와 같은 시간성에 주목한 작가는 풍선 안에서 점프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다양한 시간과 공간의 충돌(Layers)을 한 공간 에서 보여주고 입습니다.

유지숙_부유하는 시간들_단채널 영상_00:05:41_2012

유지숙_부유하는 시간들_단채널 영상_00:03:00, 100×5300cm 2012

유지숙_부유하는 시간들 Ceiling_단채널 영상_00:02:00, 128×3030cm_2012

유지숙_부유하는 시간들 Ceiling_단채널 영상_00:02:00, 128×3030cm_2012

유지숙_Jumping with Ballons_사진_27×100cm, 7×35cm_2011

시간은 흐르고 우리들의 추억은 쌓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억은 그 모든 것들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지난 후에 사진을 보며 추억을 되새길 뿐입니다. 과거 사진을 보기 전까지는 우리의 의식 속엔 기억들이 부유하고 있습니다. 점프(jump)는 이러한 우리의 의식과 닮아있습니다. 부유하는 이미지들은 우리의 잃어버린 기억들의 조각과 닮았으며 점프를 했을 때의 기쁨은 사진을 바라보며 추억을 떠올릴 때의 기쁨과 닮았습니다. 잃어버린 시공간에 대한 부유도 점프로 나타납니다. 중요한 순간들은 더욱더 의식 속에 크고 중요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억의 레이어(layer)를 파노라마 사진을 통해 한 공간 안에 콜라주하며 영상으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그래픽 프로그램을 통해 2d를 3d로 작업화 했는데 이러한 가상의 공간들이 점프를 했을 때의 현실에 없는 비현실 혹은 초현실적인 이미지들을 표현합니다. ■ 유지숙

Vol.20141114j | 유지숙展 / YOUZIESOOK / 柳知淑 / video.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