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ILE

조현지展 / CHOHYUNJI / 曺賢智 / painting   2014_1112 ▶ 2014_1123 / 월요일 휴관

조현지_Emotional Web-11_종이에 수채_25.5×35cm_201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조현지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4_1113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그리다 GALLERY GRIDA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2길 21(창성동 108-12번지) B1 Tel. +82.2.720.6167 www.gallerygrida.com

현대인은 공허하다. '인생은 무엇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백한 해답은 첨단 기술과 문명이 발달한 지금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공허감은 언제나 고독감과 연결되어 있고, 이 양자가 모두 인간의 기본적인 불안의 경험에 대한 두 가지 표현에 불과하다. 근원을 알 수 없는 불안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이며 언제부터 존재해 왔을까.

조현지_Emotional Web-12_종이에 수채_25.5×35cm_2014
조현지_Emotional Web-7_종이에 수채_25.5×35cm_2014
조현지_Emotional Web-5_종이에 수채_25.5×35cm_2014

니체(Fridrich Nietzsche)는 이 시대를 허무주의(Nihilism)의 시대로 보았다. 지난 세기의 과학은 상당한 발전을 보였지만 윤리와 인간 이해의 측면은 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허무주의가 이룩되었다고 하였다. 현대인의 불행은 생의 명확한 방향과 목표와 이념을 상실했기에 허무의 심연 앞에 서게 됨을 뜻하며, 어느 길로 갈 것인가를 정하지 못한 채 갈등과 불안에 휩싸여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심리학자는 소외와 분리를 통한 공허감을 인간의 불안의 원인으로 말하기도 하며, 실존주의는 인간의 존재와 그 본질 자체의 우연성을 들어 불안을 설명한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자신의 결핍을 경험하고 타자 속에서 타자의 결핍과 다시 만나게 되는 결핍적 주체로서의 인간을 구체화 한 라캉(Jacques Lacan)의 이론을 통해 불안에 대해 고찰한다. 결국 불안이란 인간의 존재와 함께하는 것으로, 해결 방법은 각자의 몫이다. 우리들은 그러한 상태가 해결되지 않음에도 그와 상관없이 지속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조현지_Emotional Web-2_종이에 수채_25.5×35cm_2014

나는 불안의 타개 방법이자 연결 지점으로 '관계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해 주목하였다. 결핍된 마음의 상태를 가진 사람들의 관계, 그 불완전하고도 집착적인 모습을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Web'이 관계와 소통의 도상으로 등장한다. 인간은 자기 안에서 관계의 시작인 '나'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으며, 자기 바깥에서도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리고 바깥의 관계에서 '나와 너'는 무수히 많은 '우리' 와 연결되어 있다. 모든 '나'와 모든 '너'가 수없이 많은 '우리'와 연결되기 때문에, 나와 너는 같은 '우리' 안에 있으면서 동시에 그 안에서 서로의 밖에 있다. 무수한 '나'와 '너'는 선과 점으로 대치되어 'Web'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고 연결된다. 무의식중에 낙서화로 시작된 선과 점들은, 관계라는 소재를 은유하게 되었다. 그물망 같은 낙서들은 반복과 연결의 과정을 통하여 형상을 구축하며 수많은 사유를 담고 있다.

조현지_Fragile-Dream-1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13

'Web'의 제작 과정은 질감을 부드럽게 한 캔버스의 젯소 표면 위에 '선'의 색을 정해 칠한 다음 건조시킨 후, '면'의 색을 다시 그 위에 펴 바른다. 여기서 덮인 후 긁어서 나온 선은, 드로잉에서와는 그 의미가 달라진다. 종이 위 연필은 표면 위 올라앉은 안료이다. 그러나 캔버스 위에서 가려졌다가 다시 나온 선은 안이기도 한 동시에 밖이기도 한 '나와 너'의 속성으로 재탄생된다. ■ 조현지

Vol.20141112e | 조현지展 / CHOHYUNJI / 曺賢智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