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30pm / 월요일 휴관
키스갤러리 신사동 KISS GALLERY SHINSA-DONG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162길 31(신사동 523-16번지) B1 Tel. +82.2.745.0180 www.kissgallery.co.kr
키스갤러리 이태원 KISS GALLERY ITAEWON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 10길 88(보광동 265-972번지) Tel. +82.2.745.0180 www.kissgallery.co.kr
왜곡, 인간관계 등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 키워드들인데 시각적인 왜곡을 연상토록 한 두 번의 경험이 있다. 아프리카에서의 한센병(문둥병)촌을 정기적으로 방문한 기억과 나머지 한번은 러시아 '시체해부실에서의 체험'이다. 두 기억은 내게 실제로 인체의 왜곡·변형을 가까이서 볼 기회를 주었고, 무덤덤한 척 했지만 큰 충격과 공포, 슬픔과 같은 많은 복잡 미묘한 감정을 한 번에 느끼게 하였다. '시체해부실에서의 체험' 당시 상황을 메모한 나의 일기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사회 다양한 층에 사람들이 맨몸으로 층층이 성별, 나이 구분 없이 포개져 있다. 이미 해부를 마친 사체들의 몸 안에는, 본래 제 위치를 찾지 못한 장기들이 마구잡이로 쓸어 담겨져 있고, 그들은 방 한 모퉁이에 산처럼 쌓여 탑을 형성하고 있다. 한 인간의 존엄성 또는 생과 사에 대한 철학적 사색이나 고찰(考察) 따위는 여기서 사치다. 우린 눈앞의 고깃덩어리(사체)를 해치우는 데에(해부를 하는 것에) 더 급급했다." (2000년 6월 15일)
내 그림 속 형상은 모두 위와 같은 경험에서 본 인간 무리를 연상케 하는데 모두 왜곡된 이형의 형상을 띠고 있다. 이는 인간 본능과 본연의 모습을 표현한 부분이며 가장 자연스레 나온 결과물이다. 어딘가 불편해 보이지만 사실상 모두들 그렇게 크고 작은 불편을 안고 살아간다. 나 또한 빈번한 이주를 하며 피상적 인간관계에 대한 뿌리 깊은 냉소와 이런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상황간의 괴리감을 느꼈다. 그리고 씁쓸함이 내재되어 있는 냉소의 시각에서 이를 왜곡되게 또는 아이러니하고 몽환적이며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형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내가 보고자 하는 '부자연스러운 풍경'을 표현한 것이다. ■ 이은경
Vol.20141009i | 이은경展 / LEEEUNKYONG / 李恩慶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