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하다

박성하展 / PARKSEONGHA / 朴聖夏 / sculpture   2014_0924 ▶ 2014_0930

박성하_치유하다-피에타_오석, 화강석, 스테인리스 스틸, 우레탄도장, 알루미늄 와이어_ 120×140×130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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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0924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2-1(관훈동 100-5번지) Tel. +82.2.736.6669 www.galleryis.com

주체의 은유인 사랑하는 대상 ● 봉제인형을 조각화한 박성하의 작품들을 실제가 아닌 사진으로만 본다면 정말 인형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나의 돌덩어리를 수 만 번 쪼아서 만든 질감은 봉제인형 특유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전시부제인 '치유하다'는 이들 상처 받은 존재들에 대한 치유의 과정을 말한다. 아이들 장난감인 곰 인형은 성년을 맞아서 다시 겪는 마술적 체험과 연관된다. 작가에게 작품의 소재가 된 곰 인형은 연인의 선물이었기도 하고, 스스로를 투사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자아와 타자는 이 마술 같은 대상을 매개로 연결된다. 그러나 선물처럼 주어지는 각별한 행복에는 상실에의 두려움이 내재해 있으며, 그것이 사실로 변하는 순간, 상처를 치유하려는 은유적 움직임이 발생하게 된다. 여기에서 상처는 극복 되었든 아니든, 아름다운 무늬로 고양될 수 있다. 돌조각으로 재탄생한 인형들은 독특한 재료와 공정과정 덕분에 태곳적의 순수함, 자연, 인연, 인내 등을 내포하게 된다. 곰 인형들은 치유중이어서 그런지 활달하지 않고, 정적이다. 외향적이기 보다는 내면적이다. 박성하의 작품 속에서 선명한 정조는 우울이다.

박성하_치유하다-녹색리본_사암, 스테인리스 스틸, 우레탄도장, 알루미늄 와이어_127×30×27cm_2014
박성하_누군가를 위한 편지_사암, 라임스톤_50×30×30cm_2014 박성하_누군가를 위한 선물_사암, 오석, 스테인리스 스틸, 우레탄도장_105×70×60cm_2014
박성하_별이 빛나는 밤에_사암, 오석, 스테인리스 스틸, 알루미늄 와이어, 우레탄도장_50×30×20cm_2014

우울은 줄리아 크리스테바는『검은 태양; 우울증과 멜랑콜리』에서 멜랑콜리는 열렬한 사랑의 어두운 이면이라고 발한다. 타자 대신에 집착하는 대용물인 인형은 무생물의 은유를 통해 죽음에 이르는 우울을 예시한다. 반은 토끼이고 반은 곰인 형태를 붙여놓은 작품 『너와 나』는 갈등하는 주체와 타자를 보여준다. 두 개체가 하나가 된다함은 결코 자연스러운 과정은 아니다. 합체, 또는 하나 되기에 대한 이상은 단란한 가족의 이미지에서 선명하다. 부치지 못한 편지를 앞에 둔 작품이 알려주듯, 사랑은 예술만큼이나 언어의 한계를 시험하는 무대가 된다. 그것에 대해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치유는 상당히 진행된 것이다. 말하기와 쓰기는 치유의 과정이 될 수 있다. 박성하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언어인 조각으로 말하려 한다. 그것이 어떤 귀결을 낳을 행동은 아니고, 단지 말해진 무엇에 불과할 지라도 전/후의 변화는 있다. 그래서 고백은 종교적 전통부터 정신분석에 이르기까지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 과정이 되었고, 예술 또한 이 역할을 일부분 이어받는다. 치유의 과정은 단순한 합리화가 아니다. 박성하는 불연속성에 그럴듯한 연속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틈은 틈으로 남겨둔다. 그 틈에서 관객의 상상력 또한 발휘될 것이다.

박성하_치유하다-그 존재만으로도_붉은 사암, 오석, 스테인리스 스틸_47×40×40cm_2014 박성하_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_사암, 검정대리석, 알루미늄 와이어_가변설치_2014
박성하_치유하다-빨간리본_사암, 스테인리스 스틸, 우레탄도장, 알루미늄 와이어_40×46×40cm_2014
박성하_오리 꽥꽥_사암, 오석, 알루미늄 와이어_34×40×30cm, 23×30×20cm_2014
박성하_아빠곰 엄마곰 애기곰_사암, 오석, 알루미늄 와이어_40×25×23cm_2014

그의 작품에서 사랑의 담론은 직설적이지 않고, 은유적으로 나타난다. 크리스테바에 의하면 은유는 가시적인 것을 향한 여행이며, 사랑하는 대상은 주체의 은유이다. 또한 은유는 융합이다. 은유는 사랑의 담론 그자체이다. 작가는 명명하기 힘든 것을 명명하는 자이다. 특히 그의 작품은 닮음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 그것은 융합을 지향한다. 굵은 봉제 선은 닮음과 융합을 통해 상실을 치유하는 방식이다. 사랑은 또한 자아와 주체의 기원을 설명해준다. 마술사로 분한 한 작품은 사랑이 주체성의 절정에 있음을 예시한다.『사랑의 역사』에 의하면, 플라톤적인 이상성이 사변적 내면성으로 전환한 것이 주체성이다. 여기에서 내면성은 정신적 고독의 공간을 확립하는 것이며, 외부와 대립되는 내면적인 삶, 즉 내부가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내/외부의 구별이 불안을 자아낸다. 거울 앞에서 조각난 신체를 붙여볼 뿐인 상상적 자아는 늘 해체의 위험을 안고 있다. 박성하의 곰 인형 작품들은 자아와 타자를 매개하는 나르시스적인 상처의 대체물이다. 그것은 '자리바꿈하여 되풀이되고, 다시 시작되는 사랑의 체험을 통한 끝없는 재생에 대한 탐색'(크리스테바)이다. ■ 이선영

Vol.20140927d | 박성하展 / PARKSEONGHA / 朴聖夏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