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책판매처 교보문고
도래
사진가의 눈으로 보는 인도는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은 인도의 수도 뉴델리 근처 신도시 구르가온에서 남편과 딸과 4년여를 살다 온 사진가의 기록이다. 2011년 인도에서 서울로 돌아오던 해 인사동의 영아트 갤러리 창작지원전 '힌두사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전시 했던 작품들의 촬영 뒷이야기와 그 외의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인도의 실생활의 경험을 사진으로 풀어 나간다. 한 장의 사진 뒤에는 다양한 의미와 상징, 인도의 현재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쳐 지나가는 여행자의 시선이 아니라 살면서 직접 겪은 인도의 독특한 문화를 엿볼 수 있다. 특히 10분이면 갈 거리를 4박5일에 걸쳐 이사 했다는 이야기는 믿기 어려울 만큼 신기한 이야기다. 인도인의 신혼여행지인 우다이뿌르의 아름다운 풍경도 감상 할 수 있다. ■
박물관 입구에 수호신처럼 버티고 있던 반얀(banyan)나무. 인도의 국목이자 박물관의 상징인 그 나무가 무대예술을 하듯 낙엽을 떨구고 있었다. 봄과 가을이 동시에 시간의 일직선상에 놓이는 인도 특유의 계절이펼쳐진다. 초록의 잎이 낙엽으로 물들 새도 없이 누렇게 뜬 채 힘없이 떨어지고, 한쪽에서는 새로운 생명의 잎을 키워내는 것이다. 나무의 종류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나라처럼 오랫동안 나목으로 존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모든 일들이 동시진행형이다. 잎사귀가 다 떨어져 길거리가 훤했다가도 며칠만 지나면 다시 나뭇잎이 무성해 그늘이 생긴다. 신성한 반얀나무 주위에서 일꾼들이 낙엽을 쓸고 있었다. 사실 그동안 이곳에서도 몇 번 촬영을 시도했지만, 내가 느낀 나무의 대한 존경심이 드러날 만한 멋진 사진은 찍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이 나무는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제 찍어도 좋다고 허락하는 듯했다. 간절히 이 나무를 찍고 싶어 일부러 연출을 했다 하더라도 이렇게까지는 표현하지 못했을 것이다. 조형미가 극에 달한 둥근 나무 수레바퀴, 노란 낙엽, 자연스러운 일꾼의 모습. 나를 위해 준비한 완벽한 선물이었다. 4년간의 인도 생활을 영화로 촬영할 때 마지막 장면을 골라야 한다면 바로 지금이 될 것이다. 젊은 날 체 게바라의 남미 여행을 다룬 영화 『모터 사이클 다이어리』 마지막 장면에 이런 글귀가 나온다. I am not me anymore; at least I am not the same I was.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다. 적어도 예전의 나와 같은 나는 아니다. _책의 본문 중에서
■ 저자 소개_현경미 중학교시절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TV시리즈를 보며 감동을 받았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다양한 책을 섭렵하며 세계일주를 꿈꾸던 소녀는 대학졸업후 직장에 다니다가 받은 마지막 월급을 탈탈 털어 필리핀 여행을 했다. 지금까지 10개국, 30여개가 넘는 도시를 여행했고 국제적인 이사도 여러 번 하게 된다. 결혼 후 3일만에 가서 살게된 싱가폴에서 1년 4개월, London College of Printing 학교에서 Professional Photography Practice 사진 공부하면서 보낸 런던에서의 1년, 뉴델리에서는 남편과 딸아이와 함께 4년여를 보냈다. 지금은 인천 송도에서 살면서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다.
■ 목차
서문 7 PART 1 카메라 테스트 14 보리수와 여인 19 코끼리 신, 가네슈 23 가장 귀한 똥 27 오움 30 성스러운 여전사, 학살의 여신 두르가 33 산속의 꽃 40 부자 사원, 가난한 사원의 크리슈나 44 내면 48 인면 링가 50 사원은 고민상담소 52 정의의 신, 샤니 55 힌두교와 크리스마스 59 제인 사원의 평온 60 인도의 본모습 64 하레 크리슈나 사원 66 화려한 사원의 소 71 흙으로 만든 여인 174 아이들은 누가 키우나? 176 리시케시의 소 179 비닐까지 먹는 소 182 가장 흔한 기념품 185 거실에서 본 정원 188 서현이의 인도 추억 1 190 서현이의 인도 추억 2 192 자화상 1 194 자화상 2 197 마지막 컷 199 마치며 206 PART 2 사원의 봄 74 귀여운 스토커 78 거대한 사원 80 두 여인 82 사원의 주인 86 신들도 춥다 88 인생의 네 가지 단계 91 춤추는 시바 95 종을 울리며 99 찬란한 슬픔 100 운명의 굴레 103 안과 밖 104 라낙푸르 107 마운트 아부의 딜와라 사원 112 유년의 기억 펌프 114 어린시절추억 116 신발을 벗고 118 상카의 소리 120 4박 5일 이사가던 날 123 아침에 커피 한 잔 126 인도의 신혼여행지 우다이푸르 129 흰색의 쾌적함 132 여행의 만찬 134 색동의 신비 136 아이들 139 가야트리 만트라 141 로디 가든의 대나무 144 짬바꽃 146 매리골드 150 연꽃 152 시골할아버지 154 뉴델리의 겨울 156 감사하는 마음 160 정말로 시크한 시크교 162 칼카지 사원 164 인생의 푸른 신호등 166 무덤에 누워 168 작은 사원의 힘 171 공작새 모양의 아치 172
Vol.20140927a | 인도, 사진으로 말하다 / 글,사진_현경미 / 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