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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0915_월요일_05:30pm
관람시간 / 11:00am~06:30pm / 일요일_02:00pm~06:30pm
아트스페이스 너트 ARTSPACE KNOT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2.3210.3637 www.artspaceknot.com
상처의 지형도를 펜으로 그리는 작가 - 곽요한 ● 화상의 흔적인가 나무의 껍질인가 싶은 거친 나무결의 표면은 흡사 거무죽죽한 노파의 손등을 연상 시킨다. 대체 이리 섬세하고도 고통에 가까운 노동을 작가 왜 자처하는 것일까? 원래 동양화를 전공 했다면 채색화나 수묵화를 그릴 것이라 생각 했던 필자의 생각을 뒤엎는다. 지극히 세밀하고도 정밀한 나무의 껍질과 베어지고 남은 그루터기의 갈라진 틈새로 알 수 없는 시간의 단층들이 켜켜이 올라가 있다. 작가는 모든 작업을 펜화로만 작업 했는데 그 동기는 사실 채색화에서 수묵을 연습 하다 시작 되었다고 한다. 그의 스승님 말씀으로 "펜화는 본디 기록화에서 시작 되었다고" 하시는 말씀에 펜화에 몰입하게 되었고 그림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 하는 전달자 역할을 하게 되었다. 말로는 다 못한 것들을 종이에 새겨 넣듯이 그려 넣고 채운 흔적과도 같은 그의 작업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이번 전시 제목이 "관찰자"인데 먼저 주제를 정하고 시작하시나요? 저는 작품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주제를 먼저 정해놓고 구성해나가는 것보다는 생활 이나 주변의 모습에서 이야기 거리를 많이 찾는 편입니다. 마치 강에서 떠내려 오는 물건들을 일단 다 건져 놓고 그 중에 필요한 것을 정리하듯이, 무심코 지나가다 마음속에 담아두는 것들을 작업을 합니다. 결국 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또 왜 이 그림을 감상하게 될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가를 스스로 고민하는 과정에서 주제를 찾는 편이지요. 저는 제 작업에서 우리 주변에 늘 있지만 평소에 관심을 갖지 않고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해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들어주며 또 상처와 고통의 흔적을 바라봅니다. 그래서 제목을 '관찰자"로 정하게 되었지요.
2. 작품은 모두 펜으로만 그리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인류가 문명을 시작한 후로 펜은 글씨와 그림을 그리는 도구로 많은 것을 기록하는 데 사용되어 왔어요. 잉크를 찍어 종이에 써 내려가는 행위로 많은 내용을 기록해왔고, 또 기록 펜화는 카메라가 발명되기 전까지 여러 가지 모습들을 읽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왔지요. 그런 면에서 잊혀져가는 존재들의 마지막 모습과 그들의 못다한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또 기억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장 어울리는 도구라 생각했어요.
3. 작업하실 때 작가의 개인적 또는 간접적 경험이 주제에 영향을 미쳐 보입니다. 근래에 일어난 크고 작은 사회적 사건과 사고로 인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런 계기로 받은 충격이 영향을 끼쳤습니다. 예를 들어 이전에 한 시나리오 작가의 아사(餓死) 사건에 큰 충격을 받았고 소외와 죽음, 무관심에 대해 눈을 돌리게 되었어요. 어느 곳보다 가장 많은 삶들이 밀집되어 있는 도시에 역설적으로 가장 많은 소외와 고독이 만연한다는 사실에 무감각 해져버린 현재 우리들의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지요.
4. 앞으로 작업 방향은 무엇입니까? 작품을 할 때 주제를 미리 정하지 않는 것처럼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고 싶다"라는 목표를 따로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앞으로 어떤 주제를 다루게 된다 하더라도 이번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관찰자'란 것은 변함없는 전제가 될 거에요. 관찰이란 단순히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을 넘어서는 인식이자, 그를 통한 대상과의 대면이기도 하니까요. 무언가를 관찰하고자 함은 대상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거든요. 끝으로 저는 제 작품을 가교로 삼아 또 하나의 소통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합니다. ● 삶의 그늘에서 소외되고 무관심 속에 벼려진 이웃에 대한 우려와 관심을 작업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는 작가 곽요한, 그가 바라보는 시선은 결국 세상을 향한 따스하고도 애정 어린 인간애를 통한 소통 그것이 아닐까 싶다. ■ 성진민
Vol.20140916e | 곽요한展 / KWAKYOHAN / 郭耀翰 /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