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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시간 / 11:00am~07:00pm
idol-우상 작업은 근현대에 우상화 과정을 거쳐 시대를 대변하는 강력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우상들의 이미지를 현대 문명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고층 구조물의 자재인 시멘트로 재현하여 물질문명 이면에 숨겨진 시대의 모순을 담아내고 있다.
흔히 시멘트는 근대 이후 급격한 주거․건축문화 발전을 이끈 산업화의 산물이라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멘트의 역사는 무려 7000년이다. 여기에 6000년의 철의 역사가 더해져 새 시대의 휘황찬란한 마천루가 등장한 것이 모두 알다시피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이탈리아 로마의 건축,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 시멘트는 접착 용도로 사용되어져 유구한 세월의 검증을 받으며 우리의 눈앞에 존재한다. 실로 매력적인 자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초고층 건축에 시멘트를 사용하는 방식으로는 그 수명이 짧게는 50년, 길어야 100년 전후다. 유지보수를 한다면 더 오래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 비용이 신축 이상으로 발생하고 안전성에도 심각한 결함이 발생하기 때문에 힘들다. 따라서 적당히 이용하고 부수는 것이 이득이란 말이고 우리 주변에서 이 사이클의 반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는 무감각한 현상의 반복 속에서 시멘트와 우리사회의 두 가지 속성을 보았고 작품에 적용한다.
"사용에 따라 더 강해지지만 오래가지 못 한다" ● 북한의 독재자들, 그리고 히틀러는 왜곡된 마르크스주의와 국가주의 사상을 나라의 '기틀'로 삼아 한시적인 권력으로 인류사적인 비극을 초래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인물(전자는 진행 중이지만)로 이들에게 시멘트의 물질적 개연성을 부여하였다.
"영구성을 상실하고 소모재로 전락한 시멘트" ● 쉴 새 없이 쏟아지며 장르의 영역을 범람하는 소비문화, 그것은 우리가 어릴 때부터 소비의 주체로 성장하도록 교육하고 음식의 맛을 음미할 시간마저 빼앗는다. 또한 예술에 대한 탐미주의적 시선을 마비시키고 지속적이 소비를 유발하며 브랜드의 노예가 되어 우리 스스로마저 소모하게 만든다. 인류의 문명이 그 어느 때보다 더 고도화되었고, 우리의 건축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높고 단단하지만 인간이 야기한 이 둘의 비운적 현실은 애처로울 만큼 서로 닮아 있는 것이다. ● 현대 문명은 유사 이래 가장 고도화된 정점을 향해 솟아오르는 중이며 그 다양성과 풍성함은 여기에 견고함을 더하는 듯하다. 하지만 100년을 장담하기 어려운 시멘트를 바르며 계속해서 올라가기만 해도 되는 것일까? 아니, 올라가고는 있는 것인가? 균열이 없는지, 새로운 상승을 위한 기반이 제대로 갖추어졌는지, 다시 한 번 되짚어 봐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만약 이것을 놓친다면 우리의 다음 층은 현재 층의 답습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 전가빈
Vol.20140912i | 전가빈展 / JEONKABIN / 全佳賓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