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4_0913_토요일_05:00pm
오프닝 퍼포먼스 / 2014_0913_토요일_05:30pm_정금형의 Video Camera 전시 연계세미나 / 2014_0927_토요일_03:00pm Lecturer_서현석(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교수)
참여작가 욘 복 (John Bock)_코드 액트 (CodAct)_덤타입 (Dumb Type) 정금형 (Geumhyung Jeong)_조안 조나스 (Joan Jonas) 메리 레이드 캘리 (Mary Reid Kelley)_윌리엄 켄트리지 (William Kentridge) 로리 시몬스 (Laurie Simmons)_캐서린 설리반 (Catherine Sullivan) 우스터 그룹 (The Wooster Group)
후원 / (주) 코리아나 화장품_서울시
관람료 / 일반_3,000원 / 학생_2,000원 / 단체(10인이상)_1,000원 할인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 일반_2,000원 / 학생_1,000원
관람시간 / 10:00am~07:00pm / 11월_10:00am~06:00pm 일요일, 추석연휴(9월8~9일) 휴관 * 마감시간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
코리아나미술관 스페이스 씨 Coreana Museum of Art, space*c 서울 강남구 언주로 827(신사동 627-8번지) Tel. +82.2.547.9177 www.spacec.co.kr
『코드 액트 Code Act』는 퍼포먼스에 주목해 온 코리아나미술관 전시의 연장선 상에서 마련된 기획전으로 오브제, 회화, 설치, 테크놀로지, 영상 등을 비롯하여 문학, 음악, 연극, 영화, 역사 등의 제학문과 긴밀하게 연계되고 혼재된 퍼포먼스의 의미작용에 주목한 전시이다. 다양한 매체와 연합한 혼성화된 퍼포먼스 시나리오가 역사와 삶의 문맥에서 어떠한 코드code를 함의할 수 있는지, 역으로 이러한 제스쳐와 액트가 일상적이고 관습화된 코드code를 어떻게 전복할 수 있는지에 질문을 던지는 전시이다. 우스터 그룹, 조안 조나스, 윌리엄 켄트리지, 욘 복, 캐서린 설리반, 정금형, 메리 레이드 캘리 등 연극, 필름, 무용, 퍼포먼스, 설치, 오브제, 영상 등을 넘나들며 '동시성'을 기조로 작업하는 국내외 작가 10명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퍼포먼스를 매개로 최근 무수히 회자되고 있는 다원, 융합, 복합 장르라는 반복적 클리셰와 표피적 차원 밖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것은 제학문적인 퍼포먼스&미디어가 시대와 공간을 가로지르며 직조하는, 다양한 문화적 의미작용들이다.
리추얼, 신화적 순간 _ 신체를 매개로 하는 퍼포먼스가 또 다른 매체와 연계되어 일종의 혼성체가 될 때, 신체와 미디엄 양자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변이와 재 번역, 재 맥락화의 과정을 거친다. 이때의 오브제는 대상화된 사물이 아닌 신체와 긴밀하게 연계된 이행대상(transitional object)이 되며, 퍼포먼스는 오브제와의 정서적 인터랙션을 내포한 리추얼(제식)을 함의 한다. 오브제와 신체 퍼포먼스의 유기적 관계는 조안 조나스, 욘 복, 코드 액트, 정금형, 로리 시몬스 등의 작업에서 읽혀진다. 이때 인간의 신체는 탈 인간화 되거나 역으로 오브제가 활인화 되면서 오브제와 인간 간의 범주적 경계가 무너지기도 한다. 드로잉, 조각, 오브제 등의 매체를 혼용하며 이를 퍼포먼스 영상 작업으로 구현해온 조안 조나스는 「리딩 단테 III」(2010)에서 거울, 돌, 자연 물 등의 오브제들을 비선형적으로 콜라주하고 실제의 몸과 영상으로 투사된 가상의 몸을 중첩시키는 과정에서 '신곡'이라고 하는 중세 알레고리를 재번역한다. 공간적, 시간적, 심리적 레이어를 확장시키거나 파편화시키는 기제로서 조안 조나스 퍼포먼스에서 주요한 미디엄으로 작용해 온 거울은 이번 전시작 「리딩 단테III」에서 우주의 기운을 담아내거나 증폭시키는 매개로 재등장한다. 퍼포밍의 과정 중 외부의 빛을 교묘히 다루고 증폭시키는 거울은 제사나 주술용 도구로 사용했던 고대 동경의 역할을 재연한다. 작가는 자신의 퍼포먼스가 초기 중국미술과 신화를 통해 다른 문화권의 제식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한 바 있는데, 우주를 크고 무한한 구조이자 도서관으로 생각하며 지옥 연옥 천국을 아우르는 박물관과도 같은 단테의 신곡을 작업의 주제로 택한 것은 작가가 퍼포먼스를 자연과 우주의 에너지와 감응하는 일종의 제식으로 간주한 이유이기도 하다. 신체 행위를 통한 오브제의 촉각적 탐구, 신체와 오브제의 혼성과 둘 사이의 변이적 과정은 욘 복, 정금형, 코드 액트, 로리 시몬스 등의 퍼포먼스 작업의 기저를 이룬다. 원시적, 신화적 아카이브에서 나온 이미지와 오브제, 아이디어를 콜라주하며 논리적인 프레임 밖의 비 문명화된 에너지와 광기를 보여주는 욘 복의 퍼포먼스에서부터, 신체와 기계 테크놀로지의 유기적 상호작용에서 파생하는 퍼포머들의 신들린 사운드 퍼포먼스를 거쳐, 몸 주체와 사물의 전복적인 인터랙션이 퍼포밍의 주가 되는 정금형과 로리 시몬스의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퍼포먼스는 신체 행위와 사물이 맺는 관계를 통해 주체와 타자의 경계에 의문을 던질 뿐 아니라 주체가 대상과 분리되기 이전의 순간, 언어로 진입하기 이전의 상태, 신화적 순간으로 우리를 이동시킨다.
신체의 지각 경험을 표상하는 미디엄 _ 『코드 액트』에서 신체와 연결된 또 하나의 미디엄으로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테크놀로지는 기계적인 가치로서가 아니라 퍼포머의 감정적, 정신적, 물리적 경험의 촉각적 부분으로 나타난다. TV , 미디어 영상, 기계 등과 연계된 덤 타입, 우스터 그룹 등의 퍼포먼스에서 신체와 테크놀로지는 모두 지각 경험에 대한 탐구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이때의 테크놀로지는 인간 존재와 불화하는 차갑고 메커니칼한 요소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리드미컬한 신체적- 촉각적 경험을 시각의 층위에서 표상하는 요소이다. '페드라' 신화를 끌어온 우스터 그룹의 퍼포먼스 「To You, The Birdie!(Phèdre)」나 기억과 망각의 문제를 다룬 덤 타입의 「Memorandum」 등에서 복합적이고 강렬한 영상 이미지와 사운드, 신체와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기계적 인터렉션은 인공적 가치가 아닌 사랑, 삶, 죽음, 기억, 공포 등의 인간 삶에 연루된 정서와 신체 경험을 의미화하는 기호로서 퍼포밍에 '살'과 같이 밀착한다.
포스트 드라마 _ 『코드 액트』는 역사와 신화 등과 같은 인문학적 레퍼런스를 접합시키면서도 내재적 서사를 해체시킨 이미지 극으로서의 퍼포먼스를 포함한다. 조안 조나스가 「리딩 단테 III」를 위해 가정한 단테의 '신곡', 우스터가 「To you, The Birdie!(phèdre)」를 위해 참조한 '페드라', 코드 액트가 「Pendulum Choir」를 위해 인용한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를 위시한 고전 텍스트는 퍼포먼스로 전이되면서 몸, 동작, 제스쳐, 소리, 이미지 등으로 대체된다. 원래 텍스트가 지니는 질서정연한 서사와 재현적 권위는 이들의 퍼포먼스를 통과하며 비선형적 서사와 몸의 수행성과 이미지, 사운드를 중시하는 포스트 드라마의 성격을 견지하게 되는 것이다. 육체의 기이한 '몸짓'을 통해 인류학과 원시 제의, 토테미즘과 신화 등을 탐구하고 원시성을 가정한 유럽 과학의 병리학적 문화행위를 되짚는 캐서린 설리반의 「Triangle of Need」는 이러한 일관된 재현과 서사를 제거하거나 뒤집으면서도 이미지와 사운드 자체로 파편적 서사를 전개시키는 퍼포밍의 전복적 가치를 보여준다. 아르토의 잔혹극에 맞닿아 있는 듯한 이들의 퍼포먼스는 질서보다는 무질서와 파토스에, 텍스트 보다는 몸짓과 이미지• 사운드에, 재현의 내용보다는 재현을 표상하는 물질성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포스트 드라마의 성격을 공유한다. ●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퍼포먼스 과정에서 오브제와 설치, 자동기술적 드로잉, 촉각적 테크놀로지와 영상 등을 혼성적으로 끌어오고 인류학과 신화라는 인문학적 레퍼런스에 주목하는 것은 단순히 매체를 융합시키고, 장르를 혼성하며, 다원예술을 실현한다는 표피적 차원을 넘어선다. 이는 주체와 타자의 관습화된 관계에 질문을 던지면서 언어로 진입하기 이전의 상태로, 신과 인간, 인간과 사물이 철저히 분리되지 않고 서로 연접하였던 제의적이고 신화적 순간으로 이동시키면서 우리를 규범 밖의 세계로 이끌어내는 기제이다. 이것이 바로 논리 이전의 언어로서 사회와 역사를 가로지르며 코드를 전복시키고 관습에 도전하는 퍼포먼스의 저항적 힘일지도 모른다. ■ 배명지
Vol.20140907d | 코드 액트 Code Ac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