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4_0905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강우영_기슬기_김우진_손종준_이은_차지량
문의 / Tel. +82.31.962.0070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관람시간 / 10:00am~06:00pm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Seoul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교육동 작업실Ⅰ Tel. +82.2.3701.9500 www.mmca.go.kr
『59.15%/yr』展은 전시에 참여한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입주 작가 6명의 고민에서 출발했다. 작가들은 기획 회의를 하면서, 올해 입주한 이 레지던시 공간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았다. 참여 작가들 중에서는 이미 국내의 레지던시를 몇 번 거쳐 온 이들도 있고, 올해가 첫 경험인 이들도 섞여있기에 자연스럽게 이 부분을 논의하게 된 것이다. ● 사실 현재 레지던시 입주는 흔히 경력을 위한 스펙 중 하나로 인식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부정적 인식은 차치하고, 공통적으로 참여 작가들은 레지던시 입주란 '작업을 위한, 자신의 예술적 삶을 위해 거치는 하나의 과정이자 단계'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래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일환인 이 전시에서는 이들이 주로 선보였던 익숙한 작품이 아닌, 창작의 과정 혹은 그 과정에서 마주하게 된 경험들을 접목시켜 보여주기로 한다. 이것은 입주 기간 동안 느꼈던 스스로의 작업과 태도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과정을 보여준다는 것은 사실 애매한 표현이다. 어쩌면 고작 움직임의 한 순간을 보여주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시장에서 관객들이 보는 결과물이 단순히 '순간'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각 출품작들은 아카이빙, 영상, 설치 등의 매체를 통해, 작업이 완성품이 되기까지 걸어온 과정 즉 그 시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완벽한 결과물을 위해 잊혀야 했던 시행착오의 결과물들 역시 전시장에 재탄생함으로써 '과정'의 의미는 확장된다. ● 이와 연관하여『59.15%/yr』는 6명의 작가가 레지던시 입주기간인 1년을 기준으로 현재의 자신을 되돌아보며 스스로를 평가한데서 나온 것이다. 이들은 작가적 성숙도, 완성도 등을 기준으로 현재의 자신을 평가한 후 6명의 평균인 59.15%를 도출하게 되었고 , 이것이 곧 전시의 제목이 되었다.
강우영은 신작「homing」을 선보인다. 도로 위 교통사고 현장표식의 발견으로부터 시작된 이 작품은 사고의 부산물과 흰색 양초를 재료로 제작한 피아노 건반 형태의 설치물과 차도 위를 비추는 영상이 조합되어 '귀소'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적 귀향을 준비하며 집과 레지던시를 오가며 마주쳤던 도로 위의 무수한 흰 스프레이 자국들은, 누군가의 정지된 귀로 또는 훼손된 순간의 기록이다. 작가는「homing」을 통해 '귀로의 복원'을 기도한다.
기슬기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동기 혹은 과정 중에 발생한 에피소드들에 주목한다. 때로는 이러한 에피소드들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개념에 대해 오히려 결과물보다 더 명확하게 설명할 때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와 같은 흥미로운 순간들과'숨겨진 이미지'들에 설명서를 동반하여 작업의 여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김우진은 특정 사회 속에 사람들을 과거와 현재의 사회 구조 속에서 이해하고 소통을 시도한다. 3개월 동안 뉴질랜드, 더니든에서 교환 입주 작가로 지내면서 작가는 유색인종이 30% 이상임에도 인종 간 발생하는 문제들이 현저히 낮은 점을 발견, 이를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실제 체감정도를 조사하였다.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과 이를 통해 나온 영상에는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프레임과 프레임을 넘나들지만 관객의 그림자는 특정 지점에서 잘리게 겹쳐짐으로써 현재 타민족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손종준은 감정적 공격에 노출된 현대인을 방어하는 기계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오브제와 함께 영상을 상영한다. 이 영상들은 대표작인「Defensive Measure」의 화보 메이킹 필름 그리고 안무가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결과물들이다. 작가의 설명과 이미지가 담긴 영상들을 통해 작품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으며 동시에「Defensive Measure」시리즈를 한 공간에 놓음으로써 전시장은 작품의 전반적인 과정 및 작가의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이은은 전시의 주제인 과정을 '미완의 상태'로 정의한다. 작가는 그간 작업해왔던 유영하는 원형의 형태를 분절된 형태로 열어놓는데, 완성단계로 가지 못하고 남겨진 기존 파편들은 머리카락처럼 엉켜 내려오는 광섬유와 함께 위태롭게 매달려있다. 거친 형태들 가운데 엉켜있는 광섬유의 작은 반짝임들은 행복과 고통 등의 여러 상반된 기억들이 뒤엉켜 카오스와 같은 상태가 되어버린 우리 삶의 과정, 혹은 작가 개인의 작업적 정체성의 상태를 은유하기도 한다.
차지량은 예술계를 둘러싼 시스템을 통해 작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한 때 논란이 되었던 젊은 예술가들의 당면한 예술계의 관행에 관한 문제 등 현재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현상들을 영상과 설치를 통해 보여준다. 세 개의 모니터에서는 일정한 시간 동안 소리가 울리고, 각각 다른 위치에 놓여 관객이 주목하게 한다. 이는 전시장에 놓인 두 개의 창에서 보이는 풍경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것이다. ● 각자가 작품을 통해 풀어내는 방법론은 다르지만 레지던시 입주는 이 전시가 주제를 '과정'으로 설정하게 된 가장 큰 동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레지던시는 작가들에게 어떤 공간이 될 수 있을까? 작가들은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어쩌면 레지던시란 작가들과 함께 이러한 고민과 행보를 함께 하며 그 시간들을 기억하는 장소인지도 모른다. 입주 작가들은 앞으로도 결과를 위한, 예측 할 수 없는 수많은 과정들을 겪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그들의 여정을 보여주는 레지던시의 하나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 김미정
Vol.20140905h | 59.15%/yr-2014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내부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