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4_0711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얼터에고 ALTER EGO 서울 마포구 망원동 399-44번지 www.facebook.com/spacealterego
매거진 「Graphic」 및 단행본을 통해 문화·예술의 다양한 이슈들을 다뤄온 프로파간다 출판사에서 박성진 작가의 『Kid Nostalgia』 연작들을 사진집으로 발간한다. 박성진 작가는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시스템에 재단되지 않은 날 것의 도시 풍경들과 인물의 단면을 감각적으로 담아 왔다. 이번 출간을 기념하여 오는 7월 11일부터 8월 8일까지 복합문화공간 얼터에고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 박성진 작가의 『Kid Nostalgia』 연작은 2001년부터 2009년까지 그가 서울 곳곳, 특히 외진 골목이나 공터에서 만난 십 대 청소년들의 가공되지 않은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카메라를 빤히 응시하는, 다시 말해 작가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은 잔뜩 날이 서 있지만 이상하리만치 차갑진 않다. 작가의 말처럼 '그들을 학교나 사회에서 보는 시선과는 완전히 달리 보았기'에 그들의 민낯을 마주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학교 체제로부터 벗어나고자 변형된 교복과 헤어 스타일, 담배 등으로 자신을 무장한 것과 달리 작가가 담아낸 그들의 얼굴은 연약하고 순수하다. ● 그들의 불온한 얼굴은 분명 흑백 사진의 정사각형 프레임을 뚫고 나와, 삶의 기준점이 불안했던 청춘의 어디쯤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가 그들과의 거리감을 없애기 위해 취한 모든 과정은 작품의 중요한 일부이자 숨겨진 시공간이다. 제목 그대로 작가가 아이들을 통해 만들어낸 모노톤의 노스텔지아는 이러한 작가의 태도가 없었다면 불가능하다. 그 시공간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다시 감각하게 만든다. ■ 복합문화공간 얼터에고
교복 입은 아이들은 학교라는 제도 안에서 보호 받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곳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그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 교복을 수용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그들만의 성향이 독특하게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찍은 인물은 학업에 열중하고 규칙에 순응하는 모범생이 아니라 차라리 한국의 지독한 경쟁 체제에서 자의건 타의건 배제된 아이들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사회적인 통념 혹은 사회적인 시선 안에서의 얘기다. 내가 그들을 보는 시선은 완전히 다르다. 이들의 반항심과 미성숙한 모습 속엔 순수함이 있다. 학교라는 제도의 외곽을 서성이는 이 아이들이 자기를 드러내는 방식은, 너무나 날것이기에 역설적으로 아름답다. 그들의 반항심과 슬픔, 기성세대가 용납하지 못하는 스타일엔 미완성의 자유와 무모한 감성이 있다. 학교와 학원 수업에 열중하는 대다수 아이들이 아니라 후미진 골목이나 공터에서 배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는 그런 종류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 이들의 반항심과 미성숙한 모습 속엔 순수함이 있다. 학교라는 제도의 외곽을 서성이는 이 아이들이 자기를 드러내는 방식은, 너무나 날것이기에 역설적으로 아름답다. 그들의 반항심과 슬픔, 기성세대가 용납하지 못하는 스타일엔 미완성의 자유와 무모한 감성이 있다. 학교와 학원 수업에 열중하는 대다수 아이들이 아니라 후미진 골목이나 공터에서 배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는 그런 종류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 이들의 스타일은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시크함'과는 거리가 있다. 난 그들의 모습에서 신선함과 친근함을 느꼈다. 당시 나는 그들만이 이 도시에서 멋지고 생동감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 외의 모든 것들은 지루하고 밋밋하게 보였다. 마치 그들만이 이 도시에서 그렇게 허락된 것 같아 보였다. 내게 이 도시는 온통 회색 빛이었다. 나는 아이들에 대한 기록을 만들려고 한 것은 아니다. 흑백사진은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세상은 칼라로 존재하기 때문에 흑백 사진 속의 세상은 당신을 현실이 아닌 또 다른 세상으로 이끌어준다. 나에겐 흑백이 좀더 추상적이고 상징적이다. ●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 1987년에 뉴욕으로 이주했는데, 내 나이 열일곱 살 때의 일이다. 10대 후반부터 20를 뉴욕에서 보냈다. 뉴욕에서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정체성에 대한 것이다. 다양한 인종들이 섞여서 사는 뉴욕이지만, 사실 백인과 흑인, 유럽인, 히스패닉은 서로 섞이지 않고 자기들만의 정체성 안에서 살아간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애기다. 다양한 사람들이 더불어 살고 있지만 고유성 혹은 전통성은 변하지 않는다. ● 작업 과정에서 이 작업은 결국 '내가 누구인가'라는 문제를 탐구하는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어떤 해답을 찾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순간순간 내 안에서 움트는 질문에 대한 반응이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이 작업은 일종의 아카이브라는 성격도 갖고 있지만 그것이 작업 동기는 아니다. 아카이브를 만드는 것이 하나의 목표였다면 지루하고 재미없는 작업이 되었을 것이다. ● 모든 사진은 사진을 찍는 이의 자화상이라 생각한다. 사진 속의 그것이 인물이든 사물이든 결국 그것은 찍는 이 자신의 모습이다. 나에게 이 아이들은 내가 이 회색 빛 도시에서 지켜내고 싶었던 내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 박성진
Vol.20140711b | 박성진展 / PARKSUNGJIN / 朴成眞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