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 휴관
아카 스페이스 AKA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5길 29(인사동 194-27번지) 태화빌딩 B1 Tel. +82.2.725.5757
네 가지 서정의 얼굴, 4 winters ● 서정의 어머니에서 태어난 사진과 동양화가 보여주는 정서는 그 기법을 차치하고서라도 참으로 닮은 면이 많으면서도 크게 다르다. 거기에 한가지 겨울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각양 각색하여 전시의 다채로움을 더한다. 네 명의 작가가 이야기하는 겨울의 서정은 차가움의 온도를 넘어서는 또 다른 서사에 주목한다. ● 마치 사계절의 마지막인 것 마냥 생명의 저묾을 떠올리게 하는 겨울, 하지만 그 혹독한 시험의 시간이 있기에 봄이 더욱 따사롭고, 여름이 더욱 열정이며, 가을이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강인한 생명의 기운이 겨우내 인고의 시간을 지내고 새봄을 맞듯이, 새 생명을 가슴으로 잉태하는 작가들에게 있어 매번 새로운 이야기들을 준비하는 그 시기가 마치 겨울과도 같은 존재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존재 자체마저도 그들에게는 영감의 씨앗이 되고 그 안에 녹아들기도 하며, 화제의 중심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김형욱의 사진 속에는 언제나 하얗고 평범해 보이지만 크고 작은 상처들을 안고 있는 의자가 등장한다. 순수로 되돌아가고 싶은 욕망과 현실 속의 이상에서 철저히 고독한 존재로 그려지곤 한다. 그러나 그 의자 위에는 항상 그가 주목하는 당시의 추상을 대변하는 것 같은 오브제가 오른다. 겨울이라는 극단적인 시공 안에서 그는 마치 생명의 생로병사, 그리고 새로운 생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신영훈의 수묵에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자화상이 묻어있다. 그가 집요하게 주목하고 파고드는 인간의 단편들 속에서 항상 새로운 것을 꺼내놓고, 때로는 적나라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해부해간다. 마치 상실된 무언가를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의 붓 끝으로 이어가듯, 이상과 현실의 무게 사이에서 갈등하는 수많은 자아들에게 한지로 짜인 거울을 선뜻 내미는듯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심종윤의 뷰파인더 안 풍경은 꾸밈없이 담백하고 진실하다. 그만의 감성을 찾아 세계 각지를 누비면서도 꾸준히 우리 강산을 담아내는 노력 또한 소홀히 하지 않는 근면함과 함께 소박하면서도 매서운 그의 시선이 있다. 그의 작품세계 안에서의 겨울 이야기들은 단연 돋보인다. 그가 바라본 겨울의 풍경 안에는 언제나 그 계절을 꿰뚫는 따스한 시절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내재돼있다.
진민욱의 작품 속에는 한 차원 안에서 공존할 수 없는 현실과 초현실, 내면과 외면, 이념과 사상, 자아와 초자아가 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평온하면서도 싸늘한 계절의 느낌 속에 견공(犬公)으로 은유된 분열과 화합은 그가 우리에게 전하려는 메시지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난해함보다는 되려 매우 구체적이고 강렬하게 다가온다. 강아지를 품고 있다기보다 성견과 함께 엉켜있다는 표현이 더욱 어울리는 이 작품들은 우리의 내면에서 깨어나려는 초자아들에 대한 각성을 희망하고 있는지 모른다. ■ 아카 스페이스
Vol.20140617c | 4 Winter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