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워진 음성

황선숙의 「가리워진 음성」 ● 황선숙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영상작품은 우리의 기억, 관념, 현실에서 진실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도록 작가만의 독특한 예술적 이미지를 제시함과 동시에 그 관념의 사유를 넘어서는 열린 사유, 즉 자유로운 사유를 유도하는 추상적 영상언어로 그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모호한 내러티브로 등장하는 작품 속 인물, 사물들은 진실인 듯 거짓인 것처럼 보여 지는 현실적 모습과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우연성, 영원성을 복잡한 미로로써 표현하고 있다. 이는 알 수 없는 다중적 정서를 유도함으로써 예술이 일정한 방향만을 제시하도록 만드는 현 시점에서 진정한 창조와 저항의 예술적 실천이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도록 비판적 사고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황선숙_Casta Diva_단채널 영상_00:08:00_2014

황선숙_울음_실험다큐멘타리_사운드_00:06:00_2009

황선숙_아버지의 아버지의_2채널 영상_00:03:24_2008

작가는 사회적으로 주체적, 자율적 삶이 무엇인지 조차 생각의 틈을 주지 않는 어려운 구조적 시스템들에 대한 전복의 가능성을 위해 의도된 이야기가 아닌 잠재된 무의식 속에서 약동할 수 있는 의식의 생성을 드러내려고 노력한다. 이런 면에서 이번전시가 보여주는 영상들은 기존의 매체적 이야기가 아닌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좀 더 자세히 돌아보고자 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 '예술의 역할이 무엇인지'다양한 구성방식을 통해 형식적 예술에서 벗어나 우리의 삶을 드러내는 예술적 의미로 타자에 대한 공동체적 관계를 위한 감성을 영상이라는 언어를 통해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창조적 양식에는 신화적인 모습의 이분법적 우상이 아닌 우리들의 삶의 경험과 흐름을 진솔하게 함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진정한 우리의 모습을 예술이라는 특권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닌 예술이라는 감성적인 언어로 지금의 모습이 어떠한 면으로든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작가만의 '예술적 자율성'의 개념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 속에서 예술이 가지는 자율적 언어를 이용하여 독립적 자기표현을 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조용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황선숙 작가는 드러내는 듯 감추듯 중요한 여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것이 저항의 목소리가 되었든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실천적 예술의 감성이 담긴 목소리가 되었든 자신만이 가지는 독특한 논의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황선숙_망각 울림_3채널 영상_00:12:44_2011

황선숙_허공, 그늘_실험영화_사운드_00:09:00_2012

황선숙_전람회의 그림_실험 다큐멘터리_사운드_00:22:00_2013

이번 전시의 목적은 우리에게 있어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하는 사유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예술이 사회의 기존 질서로부터 독립할 것인지, 해야 한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사회와의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 그 해답이 아닌 질문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 이수현

■ 부대행사 ● 특별강연회 서현석(연세대학교 교수) 6월 13일(금) 19:00 (17시30분 상영 후 진행) ● 강연회 안내 강연회 1만원 l 수강인원: 25명 내외 * 단, 수강 인원 제한으로 조기 마감될 수 있습니다. ● 접수 사전 접수와 현장 접수 모두 받습니다. ● 문의 02-337-2870, 2873 | [email protected]

Vol.20140613a | 황선숙展 / HWANGSUNSOOK / 黃鮮淑 / video